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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종 20일 양키스전 벌크 가이 낙점, 어떤 보직일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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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레인저스 양현종. [AP=연합뉴스]

텍사스 레인저스 양현종. [AP=연합뉴스]

양현종(33·텍사스 레인저스)의 다음 등판과 보직이 결정됐다. 뉴욕 양키스, 그리고 벌크 가이(Bulk guy)다.

크리스 우드워드 텍사스 감독은 18일(한국시각) 화상 인터뷰에서 양현종을 20일 양키스와 경기에 등판시킨다고 말했다. 우드워드 감독은 "많은 이닝을 소화할 것이다. 벌크 가이 역할을 한다. 선발 투수는 아니다. 20일 양키스전 선발은 오른손 투수가 나설 예정이다. 우타자가 많은 양키스 타선을 고려한 결정이다"라고 밝혔다. 오프너 이후 두 번째로 등판한다는 의미다.

MLB에서는 최근 오프너 전략이 자주 쓰인다. 오프너는 가장 득점확률이 높은 1회에 불펜투수를 먼저 투입하는 방식이다. 중심타선에 맞는 구원투수로 1이닝 정도를 막은 뒤 선발투수처럼 길게 4~5이닝을 던질 수 있는 두 번째 투수를 투입한다. 이 투수가 벌크(대부분, 또는 규모, 양이라는 뜻) 가이로 불린다.

'세컨드 탠덤(선발투수 2명을 차례로 투입하는 전략)'의 두 번째 투수와는 조금 다른 개념으로 실질적인 선발투수라고도 볼 수 있다. 탬파베이 레이스 같은 팀은 신예들을 벌크 가이로 쓰면서 경험을 쌓은 뒤, 완전한 선발투수로 쓰기도 한다. 라이언 야브로가 대표적이다.

선발은 아니지만, 양현종 입장에서 벌크 가이 보직은 나쁘지 않다. 이미 패색이 짙어진 후 등판했던 앞선 상황들보다 훨씬 좋다. 선발투수처럼 여유있게 등판을 준비할 수 있다. DJ 르메이휴, 로크 보이트, 애런 저지 등 양키스 강타자들을 초반에 상대하는 부담도 줄어든다.

탬파베이가 양현종을 벌크가이로 기용하는 건 아리하라 고헤이가 부상으로 빠져 선발 투수 한 자리가 비어있기 때문이다. 지난 6일 미네소타 트윈스전에선 빈 자리에 양현종을 투입했는데 3과 3분의 1이닝 4안타 1실점했다. 15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전에선 웨스 벤자민이 나섰으나 1과 3분의 2이닝 3실점으로 조기 강판됐다. 현재 대체 선발 자원 중에선 양현종이 단연 앞서 있다.

양현종은 MLB 데뷔전인 4월 27일 LA 에인절스전을 포함해 세 번이나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한 경험도 있다. 세 경기 모두 3~4이닝 이상을 던졌다. 벌크 가이는 선발이 아니기 때문에 5이닝을 채우지 않더라도 승리투수가 될 수 있다. 양현종에게 이번 등판은 데뷔 첫 승의 기회일 수 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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