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된 낡은 허리띠 졸라맸다, 그렇게 벌어 26억 기부한 90대

중앙일보

입력 2021.05.18 05:00

중국 저장 성의 한 마을에 1500만 위안(26억원)을 기부한 90대 노인의 사연이 화제가 되고 있다.

18년을 써서 다 낡은 벨트를 보여주는 야오 [CCTV 캡처]

18년을 써서 다 낡은 벨트를 보여주는 야오 [CCTV 캡처]

16일 중국 관영 매체 CCTV는 평생 절약하는 생활습관을 지키며 돈을 모아 거액을 기부한 야오바오시(姚寶熙)의 이야기를 전했다.

현재 90대인 야오는 저장성 진화 시의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그는 21세가 되던 해 우수한 성적으로 시안 석유 학교에 입학했고, 졸업 후 상하이·톈진·베이징 등에서 일하며 돈을 모았다.

90대의 야오가 지금까지 기부한 돈은 1500만 위안(26억원)에 달한다. 취재진에게 낡은 벨트를 보여주는 야오의 모습.[CCTV 캡처]

90대의 야오가 지금까지 기부한 돈은 1500만 위안(26억원)에 달한다. 취재진에게 낡은 벨트를 보여주는 야오의 모습.[CCTV 캡처]

야오는 "어릴 적 너무 가난했는데 고향 분들이 제가 학업을 마칠 수 있게 도와주셨다"면서 "그때의 은혜를 갚고 싶은 마음에 기부하게 됐다"고 밝혔다.

기부처를 찾던 중 고향인 진화 시에 자선 단체가 세워진다는 소식에 야오는 그간 모았던 60만 위안(1억5000만 원)을 쾌척하면서 자선 단체와 인연을 맺었다.

야오가 기부한 돈으로 설립된 문화공간에서 운동하고 있는 사람들.[CCTV 캡처]

야오가 기부한 돈으로 설립된 문화공간에서 운동하고 있는 사람들.[CCTV 캡처]

2004년 야오는 300만 위안(5억2500만원)을 기부해 노인들을 위한 문화 공간을 설립했다. 이 공간에서 진화 시의 노인들은 바둑·장기를 두거나, 탁구 등 운동을 하는 등 여가를 보낼 수 있게 됐다.

야오의 기부로 문화공간을 갖게 된 진화시의 노인들.[소호망 캡처]

야오의 기부로 문화공간을 갖게 된 진화시의 노인들.[소호망 캡처]

야오의 기부는 범위를 넓혀갔다.

야오는 본인이 기부하던 자선 단체에 ‘무춘(木寸)’이라는 장학재단을 세우고 학생들을 도왔다. 12년간 무춘 장학재단의 도움을 받은 학생 수는 816명이다. 무춘(木寸)은 한 마디(寸)에 불과한 나뭇조각(木)도 모이면 마을(村)을 이룬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7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야오의 마을에는 명나라 시절 지어진 건축물이 있었다. 이 건축물의 복원 자금이 부족하다는 소식을 들은 야오는 400만여 위안(7억원)을 선뜻 내놓기도 했다.

이렇게 야오가 고향에 기부한 금액을 합치면 1500만 위안(26억원)에 달한다고 CCTV는 전했다.

CCTV는 검소한 야오의 모습은 그가 기부한 거액과 크게 대비된다고 보도했다.

CCTV 취재진이 만난 야오는 20위안(3400원)짜리 신발을 신고 있었다. 18년간 그가 줄곧 써온 허리띠는 가죽이 삭아버려 여기저기 덧댄 흔적이 역력했다. 자녀들이 허리띠를 사드리겠다고 해도 그는 "괜찮다"고 하면서 근검절약을 해왔다.

야오는 "내가 일군 부(富)가 제일 필요한 곳에 사용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서유진 기자·장민순 리서처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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