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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 미달 사태 지방대 20곳, 정원 1096명 줄인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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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올해 대학 입시에서 대규모 정원미달 사태가 발생한 지방대학들이 정원 감축을 계획하고 있다. 추가모집 인원이 가장 많았던 4년제 대학 20곳이 2023학년도까지 신입생 정원을 1100명 가까이 감축할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신라대, 16% 감축하고 학과 통폐합 #동명대 11% 인제대 9% 줄이기로 #수도권 대학은 2200명 증원 신고

16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에 따르면 2021학년도 대입에서 추가모집 인원이 가장 많았던 상위 20개 대학이 대교협에 제출한 2023학년도 선발 인원은 총 4만5041명이었다. 이는 2022학년도 모집인원(4만6137명)에서 1096명(2.4%) 감소한 수치다.

부산 신라대는 2023학년도 입학정원 계획이 1969명으로 361명(15.5%) 줄어든다. 신라대는 올해 입시에서 정원의 약 80% 수준인 1743명밖에 모집하지 못하면서 추가모집으로 746명을 메꿔야 했다. 현재 이 대학은 전체 52개 학부·학과 중 충원율이 낮은 전공을 대상으로 통폐합 논의를 진행 중이다.

부산 동명대(-11.2%), 경남 인제대(-8.5%), 부산 동서대 (-8.2%), 경북 대구가톨릭대(-8.1%), 충북 중원대(-6%) 등도 2023년도 정원을 대폭 줄였다. 이들 5개 대학의 올해 추가모집 인원은 2804명에 달했다. 추가모집 인원이 많았던 상위 20개 대학을 소재지 별로 보면 부산 5곳, 경북 4곳, 전북 3곳, 강원·경남·충북이 각각 2곳, 전남·광주가 1곳 씩 이었다.

수도권 대학은 한 곳도 없었다. 오히려 수도권의 4년제 대학들은 입학 정원을 더 늘리겠다고 신고했다. 교육부와 대교협의 ‘2023학년도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에 따르면 전국 대학 모집 인원은 35만9124명으로, 2022학년도 모집인원보다 2571명 많다. 늘어난 정원의 86.3%가 수도권 대학의 몫이다. 학령인구가 감소하는데도 전체 대학이 신고한 모집인원은 수도권 대학을 중심으로 오히려 늘어난 셈이다.

2023학년도에 대학에 들어가는 올해 고2 학생들의 수는 44만7233명으로 지금의 고3보다 4905명 적다. 이 때문에 수험생들의 ‘수도권 쏠림 현상’이 가속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단법인 대학교육연구소는 최근 ‘전체대학 정원감축을 제안한다’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올해 입학정원이 유지될 경우 2024년 미충원 인원이 10만 명에 달해 신입생 충원율은 79%에 그칠 전망”이라며 “미충원 인원의 상당수는 지방대 몫이 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방대 몰락은 수도권 과밀화 현상을 극대화할 뿐 아니라 수도권 대학의 자구 노력을 정체시켜 대학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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