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의심케한 이문세 '휘파람'...신호등 빼닮았다는 63호

중앙일보

입력 2021.05.16 11:00

업데이트 2021.05.17 09:56

14일 신곡 ‘신호등’을 발표한 이무진. ‘싱어게인’ 톱 3 중 가장 먼저 신곡을 발표했다. [사진 쇼플레이엔터테인먼트]

14일 신곡 ‘신호등’을 발표한 이무진. ‘싱어게인’ 톱 3 중 가장 먼저 신곡을 발표했다. [사진 쇼플레이엔터테인먼트]

“붉은색 푸른색 그 사이 3초 그 짧은 시간/ 노란색 빛을 내는 저기 저 신호등이/ 내 머릿속을 텅 비워버려 내가 빠른지도 느린지도 모르겠어/ 그저 눈앞이 샛노랄 뿐이야”

‘싱어게인’ 톱 3 중 가장 먼저 신곡 발표
대학 신입생 공연 때 만든 ‘신호등’ 선보여
“무명가수 어울리지 않지만 과감히 도전
장르 불문하고 편함 느끼는 곡 만들고파”

올 초 JTBC ‘싱어게인’에서 3위에 오르며 세상에 이름을 알린 가수 이무진(21)이 14일 발표한 신곡 ‘신호등’ 가사다. 무명가수를 대상으로 하는 오디션에서 이름 대신 ‘나는 노란 신호등 같은 가수다’라고 자신을 소개했던 터. 당시 63호로 출연해 독특한 음색과 넘치는 솔로 주목받은 그는 “자기 자리가 없는데도 딱 3초 나와서 꾸역꾸역 빛내고 다시 들어가 버리는 노란 신호등이 기회가 닿을 때마다 최선을 다해서 빛내는 모습이 저와 닮았고 감동적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싱어게인’ 톱 3(이승윤ㆍ정홍일ㆍ이무진) 중 가장 먼저 신곡을 발표하게 된 그는 서면 인터뷰에서 “‘신호등’ 노래가 음원 사이트에 나오면 어떤 기분일까 자주 상상하면서 발매하는 날을 기다렸다”며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서울예대 실용음악과 입학 후 싱어송라이터 전공 신입생 공연을 위해 만든 곡을 새롭게 다듬었다. “각자 무지개 중 한 색깔을 골라 어울리는 곡을 만들어 공연을 꾸미기로 했어요. 저는 평소 좋아하던 노란색을 골라서 열심히 곡을 만들었죠.” 그는 앞서 ‘싱어게인’에서 말했던 ‘노란 신호등’과는 의미가 조금 다르다며 “이 곡은 초보운전자의 시선에서 바라본 신호등을 노래한 곡”이라고 덧붙였다.

“딱 3초 나와 꾸역꾸역 빛내는 모습 닮아”

이무진 싱글 ‘신호등’ 앨범 재킷. 가장 좋아하는 색깔로 노란색을 꼽았다. [사진 쇼플레이엔터테인먼트]

이무진 싱글 ‘신호등’ 앨범 재킷. 가장 좋아하는 색깔로 노란색을 꼽았다. [사진 쇼플레이엔터테인먼트]

2012년 대학가요제에서 만난 멤버들과 따밴(따로 노는 밴드)을 결성한 이승윤(32)이나 1998년 헤비메탈 밴드 바크하우스로 시작한 정홍일(45)과 달리 이무진은 무명이라 칭할 만한 시간이 길지 않았다. ‘싱어게인’ 출연 전에 발표한 곡도 ‘산책’(2018)이 전부다. 경기 고양 출신인 그가 고등학교 시절 참가한 고양보이스 본선에 진출해 부른 곡으로 해당 지역을 소재로 만든 웹툰 OST 앨범에 수록됐다. 그는 “방에서 공부와 연습만 한다고 꿈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실력을 검증받기 위해 여러 대회에 나갔다”며 “당시 그 대회에 나가지 않았더라면 1곡 이상을 발표한 가수를 대상으로 하는 ‘싱어게인’ 참가 자격도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처음엔 제가 ‘싱어게인’과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어요. 무명가수를 대상으로 펼치는 오디션이라는 방송 취지가 좋아서 잘 될 것 같은 느낌이 있었지만 스스로 무명가수라는 카테고리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도 결국 참가를 결심한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죠.” 2016년 SBS ‘K팝스타 시즌6 더 라스트 찬스’ 출연 당시 본선 1라운드에서 탈락하고 통편집을 당하기도 했던 그는 “나이에 상관없이 누구나 낙인을 두려워한다. 하지만 좋은 가수가 되기 위해서는 그 두려움을 이겨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뭐라도 열심히 했던 과거의 나에게 고맙다”는 말에선 장난기 어린 진지함이 묻어났다.

“방에서 연습한다고 꿈 이뤄지는 것 아냐”

‘싱어게인’에 63호로 출연한 이무진. 1라운드부터 심사위원들의 호평을 받았다. [사진 JTBC]

‘싱어게인’에 63호로 출연한 이무진. 1라운드부터 심사위원들의 호평을 받았다. [사진 JTBC]

유튜브 등에서 화제가 된 ‘과제곡’ 역시 2000년생 그의 톡톡 튀는 매력을 엿볼 수 있는 곡이다. 1주일에 과제를 5개나 내준 교수님을 향한 원망과 잠을 줄여서 과제를 하는 고통이 담겨 있다. “이 노랜 교수님이 쓰라 해서 쓰는 노래/ 솔직히 대충 만들었네/ 담주엔 인간적인 양의 과제를 받았음 해(…)교수님 죄송합니다” 등 ‘웃픈’ 노랫말로 대학생들의 공감을 사면서 정식 발매해달라는 요청도 많다. 그는 “제가 만든 노래는 언젠가 발표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다만 좋은 플랜을 가지고 오래오래 노래하고 싶기 때문에 앨범 등 향후 행보는 충분한 고민 후에 결정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싱어게인’에서 한영애의 ‘누구없소’(1988)를 비롯해 신해철의 ‘연극속에서’(1990), 이문세의 ‘휘파람’(1985), 높은음자리의 ‘바다에 누워’(1985), 조용필의 ‘꿈’(1991), 봄여름가을겨울의 ‘어떤 이의 꿈’(1989), 신촌블루스의 ‘골목길’(1989) 등 자신이 태어나기도 전에 발표된 곡들을 이질감 없이 소화해 놀라움을 선사하기도 했다. 가장 좋아하는 가수로 미국 팝스타 제이슨 므라즈를 꼽은 그는 “수많은 장르의 곡을 만들고 연주했는데 언제 들어도 편안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특정 장르는 무조건 강하기만 하다거나 무조건 느끼하다는 등의 편견을 깨부숴졌다”며 “그분처럼 어떤 장르에서도 편함을 느낄 수 있는 곡을 만드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유명가수전’ 통해 서태지 만나고파”

‘유명가수전’에 출연한 양희은과 함께 노래하는 이무진, 이소정, 이승윤, 정홍일. [사진 JTBC]

‘유명가수전’에 출연한 양희은과 함께 노래하는 이무진, 이소정, 이승윤, 정홍일. [사진 JTBC]

‘유명가수전’을 통해 매주 레전드 가수들과 만나는 등 확 바뀐 일상에 대해 신기함과 감사함을 표했다. “양희은 선생님이 출연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오랜 시간 음악을 하면서 느낀 많은 감정을 공유해주셨어요. 아이유 선배님은 진솔하고 명확한 신념을 가지고 있어서 존경스럽더라고요. 오래 음악을 하는 선배 가수분들은 대부분 과거에도 조급해하지 않았던 것 같더라고요. 저 또한 조급해하지 않으려고요. 기회가 된다면 서태지 선배님과 호흡을 맞춰보고 싶어요. 오로지 듣는 사람이 아닌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바라본 그의 업적은 현재 명성보다 더욱 대단한 것 같아요. 그분이 생각하는 음악이란 무엇인지 진지하게 대화를 나눠보고 싶습니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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