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사직에서 고개숙인 신본기 "팬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중앙일보

입력

KT 위즈 내야수 신본기. [연합뉴스]

KT 위즈 내야수 신본기. [연합뉴스]

부산으로 돌아온 KT 위즈 내야수 신본기(32)가 가족 앞에서 활약을 펼쳤다. 롯데 팬들에 대한 감사도 표현했다.

14일 롯데전에서 이적 후 첫 사직 방문 #아내와 아들 앞에서 공수 활약

KT는 1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경기에서 9-1로 이겼다. 7번 타자·3루수로 선발 출전한 신본기는 4타수 1안타 2타점 1볼넷을 올렸다. 1회 첫 타석에선 만루에서 3루 주자를 불러들이는 땅볼을 쳤고, 5회엔 1타점 2루타를 쳤다. 수비에서도 안정적인 모습을 선보였다.

신본기는 이날 첫 타석에서 관중석을 향해 고개숙여 인사했다. 그 동안 자신을 성원해준 팬들에 대한 보답이었다. 2012년 동아대를 졸업하고 롯데에 입단한 신본기는 9년 간 롯데에서 활약했다. 성실한 태도와 선행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그리고 지난 겨울 트레이드를 통해 KT 유니폼을 입었다. 올시즌 들어 처음으로 KT가 부산 원정을 오게 되면서 신본기는 관중들에게 첫 인사를 했다.

신본기는 경기 뒤 "경기 전에 갑자기 인사를 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사직 팬들께서 많이 응원해주셨고, KT 갈 때도 많이 응원해주셔서 감사했다"고 했다. 익숙한 홈 1루 더그아웃이 아닌 3루 쪽을 쓴 신본기는 "어색했는데 막상 수비 때 3루로 가니 집에 온 것 같은 편안함이 있었다"고 했다.

신본기는 이적 이후 '기러기 아빠'가 됐다. 신본기의 아내와 아들은 부산에서 지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가족들은 신본기의 플레이 하나하나에 박수를 보냈다. 신본기는 "아들이 나를 쏙 빼닮아서 많이 알아보신다"고 웃었다.

신본기는 "롯데를 만날 때마다 다른 팀들과 다른 느낌이 있다. 이상하다. 그래도 경기에 집중하다 보면 잊는다. 고향팀이라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내가 할 수 있는 플레이를 잘하려는 마음"이라고 했다. 신본기는 "(이적하면서)적응을 못할까봐 걱정했는데 팀에서 많이 반겨주셨고, 동료들도 도와줬다"고 했다.

롯데에서도 그랬지만 신본기는 KT 내야에서 소금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시즌 초반엔 박경수가 빠질 때 2루를 메꿨고, 황재균이 부상으로 빠진 지금은 3루를 지킨다. KT가 영입 당시 기대한 역할을 100% 해내고 있다.

신본기는 "시즌 시작하고 (박)경수 형도 몸이 안 좋았고, (황)재균이 형도 부상으로 빠졌다. 사실 이런 이유로 내가 KT에 온 것이다. 최대한 빈자리를 메우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고 그렇게 준비했다"며 "재균이 형이 돌아오면 중상위권에 있는 팀이 더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부산=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