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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아 위해 코로나 치료 거부…위대한 印엄마의 생전 당부 [영상]

중앙일보

입력

인도에서 태아 건강을 우려해 코로나19 치료를 거부하다 확진 보름 만에 숨진 딤플 아로라 차울라(23). [트위터 캡처]

인도에서 태아 건강을 우려해 코로나19 치료를 거부하다 확진 보름 만에 숨진 딤플 아로라 차울라(23). [트위터 캡처]

인도에서 태아를 위해 코로나19 치료를 거부하다 확진 판정 보름 만에 숨진 30대 임산부의 사연이 전해져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인도 NDTV 등 현지 언론은 지난달 26일 코로나19로 목숨을 잃은 딤플 아로라 차울라(34)의 안타까운 사연을 보도했다.

델리에서 치과 의사로 활동하던 차울라는 지난 4월 11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둘째 아이 임신 7개월에 접어들던 때였다.

집에서 치료를 받던 차울라는 열흘 뒤 산소 수치가 낮아지는 등 상태가 악화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렘데시비르와 두 차례의 혈장 치료를 받고 위기를 넘겼다.

인도에서 태아 건강을 우려해 코로나19 치료를 거부하다 확진 보름 만에 숨진 딤플 아로라 차울라(34, 왼쪽 사진 가운데) 가족. 그의 남편 라비쉬 울라는 인도 NDTV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에게 예방조치의 중요성을 알리고 싶다″는 아내의 소원을 들어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인도 NDTV 방송 캡처]

인도에서 태아 건강을 우려해 코로나19 치료를 거부하다 확진 보름 만에 숨진 딤플 아로라 차울라(34, 왼쪽 사진 가운데) 가족. 그의 남편 라비쉬 울라는 인도 NDTV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에게 예방조치의 중요성을 알리고 싶다″는 아내의 소원을 들어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인도 NDTV 방송 캡처]

문제는 그 다음부터였다. 예후가 좋지 않아 집중 치료가 필요했지만, 태아를 생각해 함부로 약을 쓸 수 없었다. 차울라는 태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른다며 더 이상의 치료를 거부했다.

물론 방사선 과다 노출 위험이 있는 엑스레이(X-ray)와 CT 촬영은 한 번도 하지 않았다. 모두 태아를 위한 선택이었다. 대신 차울라는 무방비 상태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견뎌야 했다.

병원 입원 나흘째, 갑자기 산통이 시작되며 조산 위기까지 닥쳤다. 그런데 초음파 검사 결과 태아의 심장 박동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사산이었다.

그의 남편 라비쉬 차울라는 차마 의식이 희미한 아내에게 아이의 사망 소식을 전하지 못했다고 한다. 의사들은 차울라의 치료를 위해 제왕절개로 아이를 꺼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차울라는 수술을 받지 않았고, 결국 다음 날 남편과 3살짜리 큰아들을 남겨둔 채 숨을 거뒀다.

차울라의 남편이 트위터에 공개한 생전 영상. 차울라는 영상에서 ″코로나를 가볍게 여기지 말라″고 경고했다. [트위터 캡처]

차울라의 남편이 트위터에 공개한 생전 영상. 차울라는 영상에서 ″코로나를 가볍게 여기지 말라″고 경고했다. [트위터 캡처]

이 사연은 지난 10일 남편이 트위터에 차울라의 생전 영상을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차울라는 사망 열흘 전 코로나19 투병 중 이 영상을 찍었다고 한다.

차울라는 영상에서 사람들에게 “코로나를 가볍게 받아들이지 말아달라”고 경고했다. 그는 “나는 이 영상을 아주 힘들게 찍고 있다. 코로나19는 아주 나쁘고, 나쁜 증상이다. 지금도 말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위에 소중한 사람과 가족을 위해, 안전을 위해 꼭 마스크를 착용해 달라. 책임 있게 행동해달라”고 당부했다. 차울라는 2분 남짓한 영상을 찍으면서도 거친 숨을 몰아 내쉬었고, 수시로 울먹였다.

남편은 NDTV와의 인터뷰를 통해 어머니의 날을 맞아 아내의 마지막 소원을 이뤄주기 위해 이 영상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그는 “의사인 아내는 누구보다 방역에 철저했다. 3~4개월마다 검사를 받았고, 외출할 땐 마스크와 장갑 등 개인보호 장비도 착용했다. 그런데도 코로나19에 걸렸다”고 애통해했다.

이어“아내는 용감했다. 의사의 본분에 따라 많은 사람이 실천할 수 있는 예방 조치를 알리고 싶어했다”라면서“차울라의 죽음을 통해 당신이 세상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깨닫기 바란다. 그녀의 마지막 당부를 존중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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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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