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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곤드레 와플, 향어백숙… 정선 음식 나만 몰랐어?

중앙일보

입력

강원도 정선은 봄날 가장 풍요롭다. 정선의 산과 들 곳곳에서 곤드레·곰취·두릅 등 갖은 산나물이 올라온다. 식도락 여행에 가장 좋은 계절이다.

요맘때 정선을 대표하는 산나물은 역시 곤드레(고려엉겅퀴)다. 국내 곤드레의 30% 이상이 정선 땅에서 자란다. 4~6월이 제철로 통한다. 특유의 씁쓸한 향과 맛이 살아있고, 잎이 억세지 않아 먹기 편하다.

정선아리랑의 고향인 여량면 아우라지 인근에 곤드레밥으로 이름난 ‘옥산장’이 있다. 민박하는 손님에게 내주던 음식이 입소문을 타면서 25년 전 정식으로 식당을 냈다. 말리지 않은 생나물로 지은 곤드레밥과 향토 먹거리 감자붕생이를 맛보러 전국에서 손님이 몰린다. 생곤드레에 들기름과 소금을 적당히 두른 뒤 쌀을 얹어 밥을 지으면 고슬고슬하니 담백한 곤드레밥이 완성된다. 간장 양념에 쓱쓱 비벼 먹는다. 특별한 반찬이 훌륭한 한 끼 식사가 된다.

웰니스 리조트 파크로쉬의 레스토랑 ‘로쉬카페’에선 곤드레 와플을 내놓는다. 곤드레를 가미해 일반 와플과 달리 속이 녹색 빛을 띠고 향도 풍부하다. 정선 표고와 이탈리아 야생버섯 포르치니를 한데 올려 화덕에 굽는 풍기 피자도 풍미가 남다르다.

정선읍 ‘전영진어가’는 3대를 이어오는 음식 명가. 향어에 인삼‧황기‧표고‧찰옥수수‧감자 등을 넣고 푹 끓이는 향어백숙으로 정평이 났다. 비린내 없이 구수해 오랜 단골이 많다. 송어회는 먹기가 아까울 정도로 차림이 세심한데, 직접 재배하고 뜯은 제철 봄나물을 샐러드로 곁들여 먹는다.

과거 탄광촌이 있던 고한읍에는 추억의 연탄구이 문화가 내려온다. 그 시절 광부들이 즐겨 먹던 것이 연탄불에 구워 먹는 삼겹살이었다. 당시 적어도 고한에서는 연탄이 물처럼 흔했다. 광부는 갱도를 드나들며 석탄 때를 뒤집어쓰고 일했다. 퇴근 후에는 목에 낀 탄가루를 없애야 한다며 연탄구이 고깃집으로 향했다. 낭설일지 몰라도, 그 시절 광부는 그렇게 하루의 고단함을 풀었다.

정선아리랑시장도 있다. 오일장(매달 끝자리 2·7일)이 열리는 이곳은 여러 가지 정선 음식을 맛보기 좋은 장소다. 쫄깃한 면발이 매력적인 콧등치기국수, 메밀전병, 수수부꾸미, 배추전 등 갖은 전 요리도 놓치면 섭섭하다.

백종현 기자 baek.jo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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