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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등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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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김현예 기자 중앙일보 도쿄 특파원
김현예 P팀 기자

김현예 P팀 기자

‘9월 전면 등교’. 부모인 당신은 이 뉴스가 반가운가, 아니면 걱정이 먼저 앞서는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오는 9월부터 모든 학생의 등교를 추진하겠다고 한 발언이 전파를 탔다. 마스크가 일상이 된 지 1년 반을 바라보는 시점에 아이들이 매일 등교를 하게 된다는데, 부모들의 반응은 갈린다. 아이를 집에 홀로 두고 발을 동동 구르며 출근해야 했거나, 학교에 가지 못해 맞춤법이나 나눗셈이 서툰 아이를 보면 걱정이 앞섰던 부모에겐 희소식이다. 반면 줄어들지 않는 코로나 확진자 수를 보며 매일 아이들이 등교해도 괜찮은지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는 이들도 있다.

코로나로 닫혔던 교문을 열어젖힌 데엔 사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의 역할이 컸다. “학교 폐쇄로 얻는 이익보다 손실이 더 크다”는 정 청장의 논문이 올 초 알려지면서 마중물(?) 노릇을 했다. 정 청장은 한림대 의대 연구팀과 지난해 5~7월 사이 127명의 소아·청소년(3~18세) 확진자 사례를 분석했는데, 학교 안 감염사례는 약 2%에 불과한 3명이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애당초 학교 문 닫는 방역정책은 왜 했냐”는 타박의 목소리도 일었지만, 종국엔 학생들의 등교 횟수가 늘었다.

전면 등교 발언이 등장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유 부총리는 지난 1월 말, 전면등교 시점과 관련해 두 가지를 선제조건으로 언급했다. 하나는 지역사회 위험 정도, 또 하나는 백신 접종 상황이다. 이번 발언의 맥락도 그 연장선에 있었는데, 몇 개월 사이 살짝 틀어졌다. ‘교직원 접종이 여름방학까진 끝나야 한다’는 살이 붙었다.

공교롭게도 비슷한 시점, 미국 역시 전면 등교를 저울질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지난 12일 기준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국의 인구대비 2차 접종 비율은 35%에 달한다. 1차 접종자 비율은 46%. 자국민의 절반에 육박하는 사람들이 1차 접종을 마친 미국은 집단면역을 위해 10대들의 접종을 포함해 안전한 등교와 교실 내 밀집도 조절 방식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같은 날 기준 우리의 인구대비 접종 비율은 1.3%, 1차 접종을 완료한 비율은 7.2%다. 분명한 것은 하나다. 부총리의 9월 등교 선언이 마스크와 거리두기에만 의존하는 K방역의 민낯만을 드러내는 일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김현예 P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