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한강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의대생 고(故) 손정민(22)씨의 사인은 익사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13일 출입기자단 백브리핑을 통해 “전날 국립과학수사연구소(국과수)로부터 부검 감정서 회신을 받았다”며 “사인은 익사로 추정되고, 머리 2개소 좌열창은 사인으로 고려할 정도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부검 감정 결과에 관계없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추가 목격자 조사와 확보된 영상 분석, (실종) 당일 현장 재구성에 총력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국과수는 지난 1일 정민씨 시신을 부검한 뒤 “시신의 부패가 진행돼 육안으로는 정확한 사인을 알 수 없다”는 1차 구두 소견을 내놨다. 당시 정민씨 아버지 손현(50)씨는 “왼쪽 귀 뒷부분에 손가락 2마디 크기의 자상이 2개 있다”며 “누구한테 맞은 건지, 어딘가에 부딪힌 건지는 아직 모른다”고 했다.
목격자, 4시 20분쯤 잔디끝 경사면에서 친구 A씨만 봐
경찰은 정민씨 실종 당일 행적을 재구성하기 위해 현재까지 친구 A씨 외에도 6개 그룹, 9명의 목격자를 조사했다. 25일 당일 오전 2시부터 오전 3시 38분까지는 두 사람이 함께 있었다는 것이 공통된 진술이라고 한다. 서울청 관계자는 “친구 A씨가 오전 3시 37분경 통화를 하고 옆에 정민씨가 앉아 있었다는 목격자 진술이 있었다”고 말했다. 따라서 지난달 25일 오전 3시38분 이후 정민씨와 친구 A씨의 행적을 밝히는데 경찰은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경찰은 다른 목격자로부터 같은 날 오전 4시 20분쯤에 친구 A씨를 봤다는 목격자의 진술이 있다고 밝혔다. 이 목격자는 “친구 A씨가 강가에 가까운 잔디끝 경사면에 누워 잠들어 있는걸 보고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어 깨웠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이 목격자는 정민씨를 보지는 못했다고 한다.
A씨 역시 같은날 오전 3시 30분쯤 자신의 휴대전화로 자신의 어머니와 ‘정민이가 잠이 들었는데 취해서 깨울 수가 없다’는 취지로 통화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그는 한시간 뒤인 오전 4시 30분쯤 잠에서 깨 손씨의 휴대전화를 들고 홀로 귀가했다. 서울청 관계자는 ‘익사 추정 시간’과 관련해선 “익사 추정 시간은 정확히 몇시라고 안나온다”며 “연구 논문 근거로 국과수는 (실종 당일) 마지막 음주 이후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사망했다고 봤다”고 전했다.
3시38분~4시20분까지 ‘42분 행적’ 조사해야
경찰은 지난 9일 친구 A씨와 그의 아버지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조사한데 이어 A씨에 대해서는 12일 프로파일러 면담도 실시했다. A씨는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변호사를 대동하고 경찰에 출석했다. 경찰은 A씨 아버지의 휴대전화도 제출받아 포렌식 작업을 진행중이다.
서울청 관계자는 “25일 오전 3시 38분 이후 공통적으로 두 사람 행적이 확인이 안되고 친구 A씨만 자고 있는 상태로 발견된다”며 “오전 3시 38분 이후 두 사람의 행적에 대한 목격자 조사와 폐쇄회로(CC)TV 분석에 시간이 걸리고 있다. 1시간 30분 분량이라도 보는데는 초 단위로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