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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변심에 비트코인 폭락 "테슬라 코인 결제 중단"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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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로이터=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의 말 한마디에 암호화폐 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머스크가 돌연 테슬라의 비트코인 결제를 중단한다고 12일(현지시간) 선언하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폭락했다. 테슬라 전기차 구입에 비트코인 결제를 허용한 지 불과 두 달 만에 이를 번복했다.

머스크 CEO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서 "테슬라는 비트코인으로 자동차를 구입하도록 한 것을 잠정 중단했다"라며 그 이유로는 "비트코인 채굴과 거래에 화석연료, 특히 석탄의 사용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암호화폐는 많은 영역에서 좋은 아이디어이고, 미래가 유망하다는 점을 믿는다"라면서도 "그러나 환경에는 좋지 않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머스크 CEO는 "테슬라는 비트코인 채굴에 지속가능한 에너지가 사용될 때 까지 전기차 결제를 중단한다"라며 "비트코인 채굴에 사용되는 에너지의 1% 이하를 사용하는 다른 암호화폐를 찾고 있다"고 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비트코인 결제를 중단한다고 1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트위터 캡처]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비트코인 결제를 중단한다고 1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트위터 캡처]

실제로 비트코인 채굴에는 많은 전기가 쓰인다. 지난 2월에는 비트코인 채굴에 아르헨티나의 연간 전기 사용량보다 더 많은 전력이 사용된다는 케임브리지대의 연구 결과도 나왔다. 화석연료로 생산한 전기를 활용해 비트코인을 만들어내는 과정이 기후에는 나쁜 영향을 끼치는 셈이다. 전기차 업체의 CEO로 그동안 기후문제와 친환경 경영에 관심을 기울인 머스크 CEO가 비트코인의 화석연료 문제에 부담을 느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머스크 CEO의 기습 트윗이 나온 직후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했다. 국내 최대 거래소 업비트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머스크 CEO의 발표가 있기 전 6900만원대였으나, 트윗이 나온 직후 5% 이상 급락한 6550만원 초반대에서 거래 중이다.

그동안 머스크 CEO는 암호화폐와 관련한 발언을 공개적으로 쏟아냈다. 스스로를 '도지파더'(도지코인의 아버지)라고 부르는 그는 지난 8일 미 NBC 방송 간판 코미디 프로그램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에 진행자로 출연해 도지코인을 언급했다. 머스크 CEO의 방송 출연을 전후로 도지코인의 가격이 위아래로 출렁이기도 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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