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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 70% 급감한 영화관 업계 “이대로면 제2 봉준호·윤여정 없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한국상영관협회 등 영화관 업계 관계자들이 12일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업계 정상화를 위해 정부의 지원을 호소했다. [연합뉴스]

한국상영관협회 등 영화관 업계 관계자들이 12일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업계 정상화를 위해 정부의 지원을 호소했다. [연합뉴스]

“지금 영화산업을 방치하면 제2의 기생충과 제2의 봉준호, 제2의 윤여정은 기대할 수 없습니다.”

멀티플렉스 4사 등 지원책 호소 #“영화 인프라 붕괴하면 복구 안돼 #기금 면제하고 음식 제한 완화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관객이 70% 이상 급감한 극장들이 “2년 연속 오스카 수상의 영예 뒤에서 영화관은 죽어가고 영화인들의 삶은 피폐해져 간다”며 정부의 실효성 있는 지원책 마련을 촉구했다.

12일 한국상영관협회, 한국예술영화관협회,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씨네Q 등 멀티플렉스들은 서울 메가박스 동대문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극장은 정부 지침에 따라 철저하게 코로나 방역 수칙을 준수했음에도 대기업에 속한다는 이유로 늘 지원에서 배제돼 왔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들은 특히 영화발전기금 문제를 제기했다. 이창무 한국상영관협회 회장은 회견문에서 “영화발전기금은 영화계가 영화산업의 발전을 위해 매년 티켓값의 3%를 거둔 돈이다. 상영관협회가 한국영화발전을 위해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을 합심해 정부에 지원했으니 이렇게 어려울 땐 당당하게 달라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조성진 CGV 전략지원담당은 2007년 시작된 영화발전기금은 지난 14년간 연간 약 500억원, 총 5000억원 정도 모였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극장 위탁 운영사 대표로 참석한 CGV 칠곡점 임헌정 대표는 “멀티플렉스에 대기업만 있는 게 아니고 37%는 위탁관이 운영한다”며 “(코로나 속에도) 임대인 세제 혜택도 없다. 영진위가 보증을 서서 대출이라도 쉽게 받을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주장했다.

한국예술영화관협회 최낙용 대표는 “지난 20년간 어렵게 만들어온 독립예술영화 인프라는 붕괴 직전이다. 일단 붕괴하면 복구가 쉽지 않다”고 지원을 호소했다.

코로나19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대를 앞당기고, 극장가엔 개봉 신작이 드물어 관객이 더 감소하는 악순환이 이어져 왔다. 멀티플렉스들은 정부에 ▶배급사들이 극장에 개봉작을 내도록 영화 ‘개봉 지원금’ 및 관객 ‘입장료 할인권’ 지원 ▶2021년 영화발전기금 납부 전면 면제를 요구했다. 또 코로나로 피해를 본 극장들에 임대료 및 대출 지원 등 실효성 있는 금융 지원을 해줄 것과 거리 두기 단계별로 극장 내 음식물 취식 완화를 해 달라고 요구했다.

김현수 메가박스 멀티플렉스 본부장은 “코로나가 2020년부터 계속됐는데 그 사이 음식 취식을 허용한 적이 있다. 그때도 (감염) 확산은 안 됐다”고 말했다.

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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