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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랫배 나오고 묵직한 통증...“살 찐 줄 알았더니 자궁근종”

중앙일보

입력

이모(56)씨는 한동안 묵직하게 배가 아프고, 소변을 자주보는 증상을 느꼈다. 점점 아랫배가 나오기도 했다. 이씨는 “살이 쪄서, 갱년기라 그러려니하고 참고 지냈다”고 한다. 한데 건강검진결과 “자궁에 9cm근종이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이씨는 복강경으로 자궁근종을 떼어내는 수술을 받고 완치했다.

[사진 외부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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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삼의료재단 미즈메디병원이 자궁근종으로 진료받은 환자수를 분석한 결과 이씨와 같은 만55세 이상 환자가 10년 전 대비 2.5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2020년 최근10년간 자궁근종으로 병원을 찾은 4만4827명의 연령대별 환자비율을 분석한 결과 자궁근종은 30대부터 환자가 증가하기 시작했다. 40대가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는데 특히 45~49세 환자가 가장 많았다. 2011년 대비 2020년의 연령별 환자 증감비율을 분석한 결과 최근 10년간 55세 이상환자가 2.5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60~64세는 3.4배, 65~69세는 4.4배, 70~74세는 4.1배 증가했다.

보통 폐경기가 가까워지면 여성호르몬의 분비가 줄어들기 때문에 자궁근종이 생기지 않거나, 몸에 지니고 있던 자궁근종도 금새 사라질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폐경기가 가까워져도 여성호르몬 수치는 어느정도 유지 되고, 자궁근종은 생각만큼 빨리 작아지지 않는다. 폐경기에 대비해 복용하는 식물성 에스트로겐 보조제등이 자궁근종을 키우는 부스터 역할을 할 수 있다.

미즈메디병원 산부인과 이성하 진료과장은 “만55세 이후 자궁근종 환자가 많아진 것은 본격적인 중년의 시기에 건강에 관심이 많아지면서 건강검진이 많아지고 이와 함께 자궁근종의 진단도 많아진 것”으로 설명했다. 또 “호르몬이나 호르몬 보조제를 복용해 폐경기 이후 자궁근종이 커지는 경우도 발생하고, 질 출혈 같은 증상이 발생해서 병원에 방문하는 기회가 늘어났기 때문에 진단되는 환자 수도 많아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과장은 “최근 자궁근종으로 진단된 환자들이 자궁을 보존하고 근종만 제거하는 수술로 치료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과거와 달리 출산을 마쳤거나 출산계획이 없는 여성들도 자궁보존에 대한 요구도가 높아져 자궁적출술보다는 근종 제거술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자궁근종은 대개 증상이 없으며 25%정도만 증상을 느낀다. 자궁에 혹이 있는지 전혀 몰랐다가 건강검진을 통해 우연히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 과장은 “자궁근종의 크기가 크면 방광이 눌려서 소변을 자주 보러 가거나 아랫배가 묵직하고 아픈 증상, 허리통증 등이 발생할 수 있다. 크기가 많이 커지면 복부에서도 만져지는데 살이 많이 쪄서 배가 많이 나온 것이라고 착각하고 뒤늦게 병원에 오는 경우도 많다. 대개 아침에 소변이 차면 방광이 자궁을 위로 밀게 되어 그때 혹이 잘 만져지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또 “근종의 크기가 작아도 자궁 내막 쪽에 위치하면 생리양이 많아진다. 생리대를 대형패드나 오버나이트 정도로 사용하고, 2시간 이내로 교환해야 하는 수준이면 의심해볼만하다”라며 “빈혈이 발생할 수 있다. 과도한 생리혈로 만성피로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장을 압박해서 변비나 복부 팽만이 발생하기도 한다”라고 덧붙였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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