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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18일 포드 전기차 공장 찾는다···SK가 배터리 대는 곳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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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9월 선거운동 당시 미국 미시간 주에 있는 UAW 본부를 찾아 연설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뒷편에는 포드 차량(왼쪽)과 GM의 전기차 볼트가 나란히 서 있다.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9월 선거운동 당시 미국 미시간 주에 있는 UAW 본부를 찾아 연설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뒷편에는 포드 차량(왼쪽)과 GM의 전기차 볼트가 나란히 서 있다. [AP=연합뉴스]

지난해 대선부터 미국 내 제조업 활성화를 강조해온 조 바이든(79) 미국 대통령의 전기차 육성책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다음 주에는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를 탑재하는 포드의 미시간 주 전기차 공장을 직접 방문하기로 했다. 제너럴모터스(GM)·포드 등 최신 전기차를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는 미국 자동차 메이커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행보다.

바이든, 포드 전기 픽업트럭 공개 직전 방문 

멜리사 밀러 백악관 대변인은 12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이 이달 18일 미국 미시간 주 디어본 공장을 찾는다"고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포드 공장을 찾는 건 전기차 'F-150 라이트닝' 공개 행사 하루 전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포드의 전기차 시설을 살펴보고, 자신의 친환경차 정책을 포드 경영진에 설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은 "포드의 F-150 전기차는 친환경 교통수단으로의 전환에 있어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에 포드가 전기차 모델을 공개하는 F-150은 미국인의 정체성이 담긴 자동차다. 교외 활동을 주로 하는 미국에선 차량 뒷부분을 짐칸으로 활용하는 픽업트럭의 인기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F-150을 비롯한 포드 F 시리즈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에서도 미국 내 최다 판매량(78만7422대)을 기록했다. 전기차 F-150 라이트닝의 실제 차량 판매 시기는 내년 봄부터다.

F-150 전기차 공개로 웃는 기업은 또 있다. 포드에 차량용 배터리를 공급하는 SK이노베이션이다. SK는 미국 남부 조지아 주 공장에서 제작한 얇은 막 형태(파우치형)의 리튬이온 전지를 미시간 주 포드 전기차 공장에 납품한다.

미국 내 완성차 메이커 생산기지 현황 그래픽 이미지.

미국 내 완성차 메이커 생산기지 현황 그래픽 이미지.

SK는 바이든 행정부의 중재가 없었다면 포드라는 대형 완성차 고객을 잃을 뻔했다. 올 2월 미 국제무역위원회(ITC)의 판정대로라면 포드는 유예기간(4년) 이후에는 SK 배터리를 사용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바이든 행정부의 무역대표부(USTR)가 중재에 나선 이후, SK는 영업비밀 침해에 따른 배상금(총 2조원)을 LG에 지급하는 조건으로 미국 내 배터리 사업을 이어가게 됐다. 두 회사가 합의한 직후,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바이든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미국의 지식재산권 정책을 유지하면서 남부 조지아 주의 일자리도 함께 지켜냈기 때문이다.

올 초 집권한 바이든 행정부는 대규모 재정 지출을 통한 전기차 지원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1740억 달러(약 195조원) 규모의 전기차·충전소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연방정부 관용차는 모두 미국산 전기차로 바꾸기로 결정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미국 내 전기차 점유율은 지난해 2%에 불과했지만, 2030년에는 25∼30%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현대차도 미국 내 전기차 생산 검토  

다만, 미국에서도 전기차 우선 정책에 찬성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전통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해온 전미자동차노조(UAW)는 "전기차 세액공제(보조금)는 미국에서 생산한 자동차에만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 GM·포드가 미국보다 노조가 약한 멕시코에 전기차 공장을 짓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현대차가 최근 상하이모터쇼에서 공개한 제네시스의 'G80 전동화 모델'. [사진 현대차]

현대차가 최근 상하이모터쇼에서 공개한 제네시스의 'G80 전동화 모델'. [사진 현대차]

바이든 행정부가 UAW의 주장을 반영할 경우, 현대차·기아는 미국에서 전기차 보조금을 받기 어려워진다. 현재 미국에서 전기차를 양산하는 기업은 테슬라와 GM, 닛산 등이 있다. 현대차는 앨라배마 공장의 증설을 통한 전기차 현지 생산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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