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능키로 억대 트랙터 훔쳤다…농촌 뒤집은 외국인 절도단

중앙일보

입력 2021.05.11 13:31

업데이트 2021.05.11 13:55

고가의 트랙터를 영농철 논밭이나 축사에 세워뒀다간 낭패를 볼 수 있다. 농기계 특수절도단이 손쉽게 훔쳐갈 수 있어서다.

경기 파주경찰서는 특수절도 혐의로 중동 국가 출신의 30대 남성 2명을 구속해 지난 7일 검찰에 송치했다고 1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11월 25일 새벽 파주시 월롱면의 한 축사에 세워진 트랙터 2대를 훔친 혐의다. 도난당한 트랙터의 가격은 각각 약 1억2000만원과 7000만원이다.

외국인 농기계 특수절도단 2명 검거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논밭이나 축사에 세워둔 트랙터를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만능키를 사용해 시동을 건 뒤 훔친 트랙터를 자신들의 창고로 몰고 가 숨겼다. 이어 수출용 컨테이너에 실어 부산진항에서 외국으로 팔아넘기려고 했다.

외국인 농기계 특수절도범이 훔친 트랙터를 몰고 달아나는 모습. 파주경찰서

외국인 농기계 특수절도범이 훔친 트랙터를 몰고 달아나는 모습. 파주경찰서

경찰은 부산진항에서 선적 대기 중인 컨테이너를 압수, 트랙터를 되찾아 피해자에게 돌려줬다. 이들은 경찰 추적을 피하기 위해 폐쇄회로TV와 가로등이 없는 농로를 이용해 트랙터를 훔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들의 여죄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지난해 9∼11월 파주·고양지역 일대에서 같은 수법으로 트랙터 3대를 훔쳐 이미 해외로 반출한 사실을 확인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들이 훔쳐 수출한 트랙터 3대의 시가는 3억원 정도다.

만능키를 이용해 시동을 걸어 트랙터를 훔치는 모습. 파주경찰서

만능키를 이용해 시동을 걸어 트랙터를 훔치는 모습. 파주경찰서

농기계, 집 마당 또는 창고에 보관해야 안전  

이들은 트랙터를 훔친 날 심야에 부산까지 곧바로 싣고 가기 위해 트레일러를 미리 준비시키고 수출대행업체도 선정해 두는 등 범행 전 과정을 치밀하게 준비했다. 세관에는 ‘중고 트랙터’라고 신고하고 수출 통관절차를 밟았다. 이들은 국내에 들어와 농장에서 일하며 범행을 저질렀으며 불법 수익이 얼마나 되는지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집과 논밭을 오가는 유류 비용을 아끼려고 작업장 주변에 농기계를 그냥 세워두는 경우가 많은데, 절도 예방을 위해서는 집 마당 또는 창고에 농기계를 보관해야 안전하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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