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다 판매차종인 현대차의 '그랜저' 2021년형 모델이 공개됐다. 2016년 11월 처음 출시됐던 그랜저 6세대(그랜저IG)의 마지막 연식변경 모델이다. 지난해에도 14만5463대가 팔리며 국내 시장에서 단일 차종으로 최다 판매기록을 세웠다.
현대차 내수 반등 '일등공신'
현대차는 11일 새로운 사양(트림) ‘르블랑’을 추가하고, 안전·편의 사양을 확대한 ‘2021 그랜저’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르블랑(Le Blanc)은 '하얀색'을 의미하는 프랑스어다. 현대차에 따르면 그랜저 르블랑 트림에는 베이지와 검정 색상을 조합한 실내 인테리어를 적용해 밝고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연출했다. 이 밖에도 2021 그랜저에는 고속도로 주행 보조,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 12.3인치 컬러 액정(LCD) 클러스터 등 고급 사양이 기본으로 적용됐다.
이번에 연식변경 모델을 내놓은 그랜저 6세대는 현대차의 내수 부활을 이끈 차종이다. 그랜저IG 출시 직전인 2016년 9월만 하더라도 현대차의 내수 점유율은 32.3%까지 감소했다. 한때 '국민차'로 불렸던 중형세단 '쏘나타'에 대한 선호도가 줄어든 탓이 컸다. 그랜저IG의 판매량이 본격 집계됐던 2017년부터 현대차의 내수 점유율은 상승해 지난해 41% 선을 회복했다. 6세대 그랜저가 월간 1만대 안팎의 판매고를 기록한 덕분이다.
2021 그랜저의 가장 낮은 가격은 3303만원(2.5L 가솔린)이다. 고객 선호도가 높은 하이브리드 모델의 출고가는 3679만~4489만원이다. 현대차 국내사업본부는 "고급 사양을 기본으로 넣는 등 상품성을 강화하면서도 가격 인상 폭을 9만원에서 25만원까지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2021년 연식변경 모델, 가격은 3303만원부터
6세대 그랜저는 2022년 상반기(1~6월) 7세대 그랜저에 자리를 넘겨줄 전망이다. 통상적인 현대차의 신차발매 주기(5년)와 비교해 6세대 그랜저의 단종 시기는 1년 정도 늦어지게 됐다. 7세대 그랜저는 'UN7'이라는 암호명으로 남양연구소를 비롯한 현대차 연구·개발 단지에서 개발작업 중이다. 준대형급(E세그먼트) 세단인 6세대 그랜저와 달리 7세대 모델은 차체를 좀 더 키운 대형(F세그먼트) 세단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현대차는 초대형 세단 다이너스티, 에쿠스 등을 출시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2015년 전후만 하더라도 자동차 산업의 트렌드가 '다운사이징'이었다면, 최근에는 다시 대형 세단의 크기를 키우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와 형제 격인 기아는 올 들어 그랜저와 같은 체급의 K7 대신에 차체 길이(전장)를 20㎜ 늘린 'K8'을 출시했다. K8의 전장은 5m가 넘는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