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트렌드&] 부유식 해상풍력서 새로운 먹거리 찾고 초기 산업 주도해 세계시장까지 진출을

중앙일보

입력 2021.05.11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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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두산중공업  풍력기술개발1팀 수석연구원

이정훈 두산중공업 풍력기술개발1팀 수석연구원

풍력발전은 세계적으로 매년 60GW 이상 설치되고 있다. 국내 전체 발전용량이 130GW 수준이니 놀라운 규모다. 지금까지 국내 풍력발전은 약 1.5GW가 설치됐으며, 바다로 둘러싸인 한국의 지형 여건상 해상풍력이 최근 주목받고 있다.

기고

해상풍력은 수심이 얕은 지역에 고정식 기초로 풍력터빈을 설치하는데, 국내에도 제주도에 30MW와 서남해에 60MW가 상업운전 중이다. 두 곳 모두 기자재부터 설치·시공까지 국내 기술로 이뤄졌으며, 국내 해상풍력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부유식 해상풍력은 수심이 깊은 해상에 부유체를 이용해 풍력터빈을 띄우고 발전하는 차세대 해상풍력 발전시스템이다. 해외에서 실규모 부유식 해상풍력을 실증하고, 상용 개발 사업이 추진되는 등 점차 산업의 성숙도가 높아지고 있다. 아직은 산업 성장의 초기 단계지만 지난해 말 세계풍력에너지협회(GWE: Global Wind Energy Council)는 부유식 해상풍력 시장이 매년 GW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육상 및 고정식 해상풍력도 산업 발전 초기에는 성장에 대한 의구심이 많았지만, 지속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조선산업보다 큰 규모로 성장했기 때문에 부유식 해상풍력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

풍력발전은 균일하고 높은 속도의 바람이 지속해서 불수록 좋다. 해상풍력의 경우 먼바다로 나갈수록 질 좋은 바람이 분다. 부유식 해상풍력은 비교적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바다에 설치되는데, 이런 지역에선 풍속이 높아 발전 이용률이 높다.

국내 해상풍력 자원 80% 이상이 심해지역에 존재한다는 연구보고(에너지기술연구원, 2009)가 있다. 울산 인근의 동해가스전 플랫폼에서 초속 8m 이상 풍속이 조사되고 있어 많은 국내외 기관에서 풍력단지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 풍력업계는 산업 후발주자로서 자국 시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부유식 해상풍력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고 초기 산업을 주도한다면 향후 세계시장 진출까지도 기대할 수 있다.

해상풍력은 대형화를 통해 발전단가를 낮추고 있으며, 국내 제조사에서도 이러한 기술 방향에 부합하는 대형 풍력터빈을 개발하고 있다. 풍력터빈의 핵심 기술 역량을 활용해 국내 조선사에서 부유체를 설계할 수 있고, 국내 중견 조선사에서 제작을 맡는다면 훌륭한 사업모델이 될 수 있다.

부유체를 해상에 고정하기 위해선 계류시스템 공사가 필요하다. 국내 해양플랜트 전문기업에선 이미 이러한 해상공사 경험이 있으며 설치 선박 등 해상장비를 갖추고 있다. 계통연계를 위한 해상 케이블과 고압 전기설비 업체 참여도 필요하다.

부유식 해상풍력 실규모 실증사업도 국내 11개 기관이 참여해 국책과제로 준비 중이다. 실증사업을 통한 제품 검증과 사업 경험은 대규모 상업단지 개발을 위한 필수다. 향후 대형 상용단지 개발이 시작되면 많은 관련 기업과 단지개발사, 투자사, 그리고 정부와 학계의 참여가 필요하다. 관련 산업이 발전하면 자연스럽게 일자리가 창출된다. 이런 성과를 서남해 60MW 단지개발 과정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 정부는 ‘재생에너지 3020’ 정책을 시작으로 ‘그린뉴딜’과 ‘탄소중립’으로 이어지는 에너지 전환정책을 발표하고,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 증대와 이와 연계된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부유식 해상풍력을 통해 이러한 정책목표에 다가서고, 관련 노력은 미래를 위한 도전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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