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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까지 포섭, 더 똑똑해진 알파 좀비가 몰려온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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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아미 오브 더 데드’ 주인공 스콧(가운데)과 용병들. [사진 넷플릭스]

‘아미 오브 더 데드’ 주인공 스콧(가운데)과 용병들. [사진 넷플릭스]

‘저스티스리그’ 시리즈 등 DC 히어로 세계관을 이끌어온 할리우드 감독 잭 스나이더(55)가 넷플릭스 좀비 액션 영화 ‘아미 오브 더 데드’(21일 출시)로 돌아온다. 그가 원안, 공동 각본, 촬영까지 겸한 이 영화는 좀비 창궐 후 미국 내 섬처럼 고립된 도시 라스베이거스에서 더 똑똑해진 ‘알파 좀비’에 맞선 용병 조직의 생존 분투를 그렸다. 32시간 안에 지하 금고의 2억 달러(약 2200억원)를 빼내야 하는 임무다. 왕 제우스, 여왕 아테나를 주축으로 군대화된 좀비 떼, 좀비 호랑이가 색다른 볼거리를 더한다. 지난 6일 화상 간담회로 만난 그는 17년만의 좀비영화 현장을 실컷 즐겼다며 웃었다.

스나이더 감독 17년 만의 좀비물 #‘아미 오브…’ 21일 넷플릭스 공개 #장면 속에 숨긴 단서 찾는 재미도

그가 전쟁 영화 ‘300’(2007)으로 세계적 흥행을 거두기 전 주목받은 데뷔작이 2004년작 ‘새벽의 저주’다. 조지 A 로메로 감독의 고전 좀비물 ‘시체들의 새벽’(1978)을 현대 무대로 재해석한 액션 영화다. 영국 감독 대니 보일의 ‘28일 후’(2002)에 이어 좀비는 느리다는 인식을 깬 ‘질주본능’ 좀비 액션이다.

‘아미 오브 더 데드’는 원래 ‘새벽의 저주’ 후속으로 구상한 작품. 워너브러더스와 협업 무산으로 위기에 처한 프로젝트는 넷플릭스가 투자자로 나서며 부활했다. 각본에만 관여해온 스나이더 감독이 아예 연출까지 맡았다.

촬영까지 직접 한 이유는.
“영화에 캐논 F 0.95 드림렌즈를 써보고 싶었다. 기존 렌즈보다 작동하기 쉽지 않지만, 유기적이면서도 밝은 느낌으로 접근하고 싶었다. 이 렌즈를 10년간 사용해왔고 광고 찍을 땐 촬영도 더러 해봤기 때문에 쉽게 결정했다.”
왼쪽부터 잭 스나이더 감독과 공동 프로듀서 데보라, 웨슬리 콜러. [사진 넷플릭스]

왼쪽부터 잭 스나이더 감독과 공동 프로듀서 데보라, 웨슬리 콜러. [사진 넷플릭스]

도박과 환락의 도시였고 이제 장벽에 가로막힌 죽음의 땅 라스베이거스로 저마다 다른 ‘한탕’을 노린 용병들이 뛰어든다. “사실 좀비인지 뱀파이어인지 조금 헷갈려요. 왕과 여왕이 있는 새로운 유형의 좀비들이죠. 흥미로운 점은 이 좀비 떼가 늑대나 호랑이 같은 동물들처럼 무리 지어 다니는 게 세상을 점령하기 위해서는 아니라는 사실이죠. 이 영화의 알파 좀비들은 그런 야심은 없어요. 본인들이 집중하는 문제가 따로 있고 이 집단만의 습성을 그리는 데 초점을 맞췄죠.”

프로레슬러 출신 배우 데이브 바티스타가 주인공 스콧을 연기했다. 용병들의 리더지만, 정의감에 불타는 딸 케이트(엘라 퍼넬)에게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아버지의 면모가 부각된다. 배우로서 그를 알린 마블 히어로물 ‘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 시리즈에선 근육질 몸과 코믹한 연기 톤으로 주목받은 것을 감안하면 배우로서 새로운 도전이다.

대부분의 필모그래피를 함께해온 베테랑 영화 프로듀서 아내 데보라와의 사이에 그는 입양한 자녀 넷까지 총 8남매를 뒀다. 2017년 갓 스물이던 딸 어텀이 세상을 떠났을 땐 연출을 맡고 있던 ‘저스티스 리그’에서 하차할 만큼 힘든 시기를 보냈다. “아이들은 나를 아프게 할 수 있지만 동시에 고통을 잊게 할 행복도 줍니다. 삶의 부침을 아이들을 통해 느끼죠. 그런 것들을 영화에 녹여냈고 그게 바로 스콧과 케이트 부녀 관계죠.” 스나이더 감독의 말이다.

“2시간 반의 재미를 원한다면 오락적으로, 관객이 정치적 의식을 갖고 난민수용소 같은 부분에 초점을 맞추거나 강도 작전, 부녀 관계 등에 관심을 갖는다면 그런 부분이 두드러져 보일 겁니다.”

스나이더 감독은 장면 안에 숨겨놓은 단서나 깜짝 메시지를 뜻하는 ‘이스터에그’도 이번 영화에서 눈여겨보라 당부했다. 감독 자신이 극 중 거울에 반사돼 비친 장면을 포함해서다. “영화의 도입부 첫 두세 장면 대화 속에는 좀비들이 어디서 왔는지에 관한 이스터에그가 나오죠. 아마 51구역(미국 네바다주 공군기지)일 텐데, 열심히 봐주시면 맥락 속에 단서가 잡히실 겁니다.”(웃음)

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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