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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기 운전하다 갑자기 느릿느릿…대구 떨게한 '거북이 폭주족' [영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7일 새벽 시간 대구의 한 도로. 헬멧도 제대로 쓰지 않은 채 오토바이를 탄 사람들이 경광봉을 흔들고 굉음을 내며 아찔하게 묘기 운전을 하는 모습이 순찰차 카메라에 포착됐다. 이들은 편도 3차로 도로를 가로막듯 나란히 열을 맞춰 시속 30㎞ 이하로 저속 주행 하면서 다른 차 운전을 방해하기도 했다. 경적을 울리는 차량에는 위협 운전까지 해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다.

특정 구간에서 의도적인 저속주행으로 차량 정체를 일으키는 ‘거북이 폭주족’들은 지난달 17일 새벽에도 대구 도심에서 포착됐다. 이들은 경찰이 출동하면 오토바이를 타고 골목으로 달아나는 수법으로 포위망을 벗어났다. 눈에 쉽게 띄는 순찰차로는 이들을 효과적으로 제압하기 어려웠다.

대구경찰청은 지난달부터 심야 시간대 오토바이 폭주족 등을 집중적으로 단속해 모두 19명을 입건했다고 10일 밝혔다. 순찰차를 이용한 단속이 아닌 암행순찰차와 경찰서 교통 외근·경찰관 기동대 등을 활용해서다.

지난달 17일 대구 도심에서 이른바 '거북이 폭주족'들이 도로를 막고 저속 주행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 대구경찰청

지난달 17일 대구 도심에서 이른바 '거북이 폭주족'들이 도로를 막고 저속 주행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 대구경찰청

특히 암행순찰차의 활약이 돋보였다. 지난 6일 오전 2시부터 4시까지 2시간 동안 큰고개오거리, 만촌네거리, 죽전네거리 등 대구 시내 주요 교차로를 순찰한 암행순찰차는 오토바이 30여 대와 차량 20여 대가 함께 차선을 가로막고 느리게 이동하면서 차량 흐름을 방해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추격 검거했다.

지난 7일과 지난달 17일 새벽 시간에는 폭주족 출현 지역 주요 지점에서 오토바이 번호판을 의도적으로 꺾어 식별이 어렵게 만든 채 운행하는 김모(25)씨 등 9명을 검거했다. 또 지난달 28일에는 청테이프로 번호판을 가린 채 약 3㎞ 구간을 좌우·앞뒤로 줄지어 통행해 교통 방해를 한 정모(27)씨 등 2명을 붙잡았다.

경찰 관계자는 “채증한 자료를 바탕으로 수사를 확대해 추가 혐의자 역시 찾아낼 방침”이라고 말했다.

대구=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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