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국 후 ‘무소식’ 수입차 때문에…한국GM 사장 유탄맞았나

중앙일보

입력 2021.05.10 11:35

업데이트 2021.05.10 16:39

인천시 부평구 한국지엠(GM) 부평공장 전경. 뉴스1

인천시 부평구 한국지엠(GM) 부평공장 전경. 뉴스1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에 대한 검찰의 출국정지 조치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하며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다. 10일 한국GM은 "검찰의 새로운 출국정지는 법원의 결정을 무효화하고 훼손하는 행위"라며 "법원의 결정을 존중하기 위해 반드시 (검찰의 출국정지는) 재고되고 철회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GM, 검찰의 사장 출국정지 재조치에 유감 표명

카젬 사장은 근로자를 불법 파견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은 지난해 7월부터 출국이 정지됐다. 이후 한국GM은 출국 정지 기간이 연장되자 소송을 내 지난달 23일 서울행정법원에서 승소했다. 하지만 인천지검은 지난달 30일 "카젬 사장에 대한 출국정지 처분이 유지돼야 항소가 가능하다"며 다시 출국정지 조치를 내렸다.

한국GM, 검찰에 반박 입장 "무리한 처사" 

국회에 출석해 인사하는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 연합뉴스

국회에 출석해 인사하는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 연합뉴스

카젬 사장을 비롯한 한국GM 경영진은 파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현재 1심 재판 중이다. 한국GM 경영진 5명과 협력업체 운영자 23명 등 총 28명은 지난해 7월 하청업체 직원 약 1800명을 원청(한국GM)에 불법 파견한 혐의로 기소됐다. 인천지검에 따르면 하청업체 근로자들은 한국GM 공장에서 차체제작, 도장, 조립 등 직접 생산공정을 맡았다.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내릴 경우, 최대 징역 3년의 실형도 가능하다. 검찰 관계자는 "재판상 필요에 따라 공소유지 차원에서 지난해 7월 카젬 사장에 대해 출국금지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검찰, 수사도중 한국 떠난 '벤츠 사태' 재발 우려 

법조계에선 수입차 최고경영진의 잇딴 도주 사태가 검찰 판단에 영향을 줬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드미트리스 실라키스 당시 벤츠코리아 사장이 검찰 수사를 받던 중 미국으로 출국한 다음 한국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그는 2020년 5월 환경부가 벤츠를 배출가스 조작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직후 미국 출장을 택했다. 검찰은 그의 해외 출국으로 피의자 조사도 하지 못했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검찰이 아직 벤츠에 대한 수사를 종결하고 있지 않다. 실라키스 사장의 입국을 종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국지사 대표를 지낸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메르세데스-벤츠 사장. 연합뉴스

한국지사 대표를 지낸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메르세데스-벤츠 사장. 연합뉴스

벤츠에 앞서 배출가스 조작 혐의로 재판에 회부된 요하네스 타머 전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총괄사장도 한국 법정에 서지 않았다. 그는 본국인 독일로 떠난 다음 건강상의 이유로 입국을 거부하고 있다. 또 다케히코 기쿠치 전 한국닛산 사장도 일본으로 출국해 기소중지 처분됐다.

자동차 업계에선 대우자동차가 전신인 한국GM과 수입차는 다른 것 아니냐는 반론도 나온다. GM은 인천 부평에 조립공장·디자인센터, 보령·창원에 부품 공장을 두고 있다. 또 카젬 사장은 지난달 초 법원의 출국정지 효력이 중단된 직후 미국 본사로 출국했다가 며칠 뒤 한국으로 돌아왔다. 이날 한국GM은 "법원 판단이 내려진 사안에 대해 사실상 다시 동일한 소송을 반복하게 하는 행위는 국가 자원의 낭비이자 외국인 투자 기업이 한국 사법 제도의 공정성에 대해 가지고 있는 신뢰를 훼손하는 조치"라고 주장했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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