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 성장 이스라엘, 올핸 6.3%…백신이 최고 부양책"

중앙일보

입력 2021.05.09 15:00

업데이트 2021.05.09 15:10

아미르 페레츠 이스라엘 경제부 장관이 3일(현지시간) 예루살렘 경제산업부 청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아미르 페레츠 이스라엘 경제부 장관이 3일(현지시간) 예루살렘 경제산업부 청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지난달 이스라엘 중앙은행이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6.3%로 상향 조정했다.”

본지 김민욱·임현동 기자, ‘백신 접종 1위’ 이스라엘 가다
아미르 페레츠 경제산업부 장관 인터뷰

아미르 페레츠 이스라엘 경제산업부 장관(사진)이 ‘(최고의) 경제 회복책’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꼽으면서 한 말이다. 이스라엘 정부는 백신 접종 속도전의 성과를 바탕으로 봉쇄 조처를 거의 완화한 상태다. 현재 식당과 카페, 쇼핑몰은 이용객으로 넘친다. 억눌렸던 소비가 한꺼번에 분출하는 보복소비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2월 초만 해도 이스라엘 사람들은 집 주변 1㎞ 이상을 벗어날 수 없었다.

'더 나은 재건' 구상 

페레츠 장관은 지난 3일(현지시각) 예루살렘의 경제산업부 장관 집무실에서 가진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위기를 통한 ‘더 나은 재건’(building back better)에 대한 구상을 밝혔다. 핵심은 첨단산업의 지원이다. 이스라엘은 주변 아랍국가와 달리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작은 나라다. 대신 중동의 실리콘밸리로 불린다. 스타트업 강국이다. 혁신기술로 침체된 경기를 띄우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페레츠 장관은 노동시장의 회복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단기과제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의 실업률은 10% 이상이다.

비행기에서 내려다 본 이스라엘 텔아비브 시내 모습. 임현동 기자

비행기에서 내려다 본 이스라엘 텔아비브 시내 모습. 임현동 기자

12일 한-이스라엘 FTA 서명 예정 

페레츠 장관은 이번 주 초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12일 열리는 '한-이스라엘 자유무역협정(FTA)' 서명식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양국은 2019년 8월 협상안에 잠정 합의한 후 세부안에 대한 협상을 벌여왔다. 아시아 국가와의 FTA는 한국이 처음이다. 페레츠 장관은 “(첨단기술 중심의) 이스라엘과 (자동차·스마트폰 강국인) 한국의 산업은 서로를 매우 잘 보완한다”며 “시너지 효과가 창출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음은 페레츠 장관과의 일문일답.

4월 28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예루살렘 마하네 예후다 재래시장 모습. 임현동 기자

4월 28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예루살렘 마하네 예후다 재래시장 모습. 임현동 기자

올해 GDP 성장률 전망치가 올랐다.
“지난 1월 이스라엘 중앙은행이 전망한 올해 GDP 성장률은 3.5%였다. 이게 6.3%로 상향된 것이다. 지난해 성장률은 ‘마이너스’였다. 높은 백신 접종률(성인 기준 90% 이상·이코노미스트)로 가능했다. 백신은 경제회복에 큰 영향을 미친다.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봉쇄 조처를 해제할 수 있어서다. (특히) 기업에는 ‘언제 경제 활동을 재개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확실성이 중요하다. 코로나19로 배운 것 있다. 경제와 보건이 함께 가야 한다는 것이다. 둘의 균형을 잘 잡아야 한다.”
거리를 둘러보니 번화가에도 빈 상가가 눈에 띄더라.
“첫 봉쇄 때인 지난해 3~4월과 올해 같은 기간을 비교해봤다. 매출 규모를 기준으로 6개 그룹을 나눴는데, 매출이 적을수록 폐업률이 높게 나타났다. 단기적으로 가장 중요한 목표는 노동시장을 완전히 회복되게 하는 것이다. 코로나19 위기 이전의 실업률은 4% 수준이었다. 하지만 올 3월 말 실업률은 10% 이상이다. 기업의 채용을 늘리고 효율적인 직업훈련을 통해 숙련된 근로자를 공급할 것이다.”
4월 28일(현지시간) 오후 이스라엘 예루살렘 벤 예후다 거리에서 한 상점에 임대 사인이 붙어있다. 임현동 기자

4월 28일(현지시간) 오후 이스라엘 예루살렘 벤 예후다 거리에서 한 상점에 임대 사인이 붙어있다. 임현동 기자

그간 봉쇄 기간 때 벌인 소상공인·중소기업 지원정책은.
“우선 임차료나 각종 공과금 등과 같은 고정비용을 지원했다. 최대 40만 세켈(1억3727만원 상당)이다. 부가가치세 등 세금도 유예해주거나 할인해줬다. 중소기업을 위해서는 국가 보증으로 500억 세켈(17조1590억원) 규모의 대출 기금을 운용했다. 대기업의 자금지원은 별도 기금으로 병행됐다. 직원 재채용 땐 7500세켈(257만원)을 보조금으로 지원했다.”
'더 나은 재건' 구상은 뭔가.
“장기과제다. 코로나19 위기를 우리의 경제 구조로 풀어보려 한다. 우선 디지털 기술지원이다. (※ 영국 컨설팅 그룹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국가별 노동시장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세계에서 데이터 과학기술분야의 전문인력이 가장 많은 나라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디지털 헬스 산업이 더욱 주요한 국가 성장 동력이 됐다) 이어 저생산성 부문의 근로자를 첨단 기술과 같은 고생산성 부문으로 재배치하는 것이다. 광범위한 지역개발사업도 포함된다. (※이스라엘은 국토균형개발 계획을 토대로 신도시 건설, 도로 확충사업을 진행 중이다)”
4월 30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예루살렘 감람산 전망대에 게양된 국기가 바람에 날리고 있다. 임현동 기자

4월 30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예루살렘 감람산 전망대에 게양된 국기가 바람에 날리고 있다. 임현동 기자

한국과 FTA 서명을 앞두고 있는데.
“아시아 국가와의 FTA는 한국이 처음이다.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 최소 1억 달러 이상의 관세가 철폐될 것으로 예상한다. 소비자에게 이익이다. 특히 FTA는 양국의 무역 및 경제 관계를 획기적으로 강화하고 촉진할 것이다. 중장기적으로 상당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거로 기대된다. 한국의 자동차와 휴대전화, 가전제품, 건설 중장비 산업은 (이스라엘에서) 인지도가 높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2021년 이스라엘 진출전략 보고서에서 한-이스라엘 FTA를 첨단기술과 창업, 농식품 등 협력에 초점을 맞춘 상생형 FTA 모델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은 이스라엘로 자동차, 휴대폰을 주로 수출하고 반도체 제조용 장비, 계측기 등 첨단기술 제품을 주로 수입하고 있다. 상호 보완적인 경제구조라는 것이다.

아미르 페레츠 이스라엘 경제부 장관. 임현동 기자

아미르 페레츠 이스라엘 경제부 장관. 임현동 기자

페레츠 장관은 과거 국방부 장관을 역임했다. 그는 코로나19와 전쟁상황이 비슷하다고 했다.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직장을 잃으며 사업장이 문 닫는다면서다. 그러면서 페레츠 장관은 전쟁을 치르듯 코로나19를 극복했다고 했다.

예루살렘=김민욱·임현동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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