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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취급 국내 사업자 227개…등록한 곳 '0개' 주의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암호화폐를 다루는 국내 사업자가 220여 곳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실제 암호화폐 거래소로 정부에 등록한 사업자는 한 곳도 없었다. 정부가 미등록 암호화폐 사업자를 9월 이후 자동 폐쇄할 예정이라 투자자의 주의가 필요하다.

암호화폐 계좌 튼 곳만 227개

현재 암호화폐 취급 사업자는 227개로 추정되지만 정식 등록한 업체는 한 곳도 없다. 사지는 서울 강남구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 라운지에 설치된 전광판. 뉴스1

현재 암호화폐 취급 사업자는 227개로 추정되지만 정식 등록한 업체는 한 곳도 없다. 사지는 서울 강남구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 라운지에 설치된 전광판. 뉴스1

9일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국세청을 통해 받은 은행연합회 자료에 따르면 암호화폐 사업자는 전국적으로 227개다. 암호화폐 거래소가 대부분이고, 보관소와 지갑 서비스 사업자도 포함됐다.

다만 이 명단은 암호화폐를 거래하기 위해 계좌를 튼 업체 자료를 은행으로부터 취합한 것이다. 이들 업체가 암호화폐를 취급할 것이라고 추정할 뿐이지 정확히 암호화폐 사업자라고는 볼 순 없다.

신고 업종도 제각각이었다. 고 의원실에 따르면 국세청에 신고한 암호화폐 사업자 신고 업종은 '통신판매업'이나 '전자상거래업' 또는 '소프트웨어 개발업'이었다. 암호화폐 사업자만 별도로 묶은 업종 분류가 없는 데다 사업 성격도 애매해 신고 업종이 다양하게 나타났다.

국세청도 “가상자산(암호화폐) 사업자 현황을 별도로 관리하지 않아 제공할 수 없다”고 고 의원실에 답했다.

9월까지 정식 등록…현재 한 곳도 없어

정부가 이렇게 암호화폐 사업자 현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것은 현재 정식 등록절차가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실제 3월부터 시행한 '특정금융정보법' 개정안에 따르면 암호화폐 거래소는 9월까지 금융당국에 등록을 마쳐야 한다. 하지만 아직 등록한 거래소는 한 곳도 없다.

현재 암호화폐를 취급하는 업체가 실제 정부에 정식 등록까지 할지는 미지수다. 암호화폐 거래소로 등록하는 순간 분기별로 거래내역과 거래자 명단을 국세청에 제출해야 하는데 암호화폐 익명성을 노린 사업자에겐 부담이라서다. 만약 사업자들이 9월까지 등록을 마치지 않으면 거래소를 자동 폐쇄하기 때문에 투자자의 주의가 필요하다.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지난달 국회에서 “가상화폐 거래소가 200개가 있지만 9월에 가서 갑자기 다 폐쇄될 수 있다”며 “자기 거래소가 어떤 상황인지를 알고 나중에 (특금법을 시행하는) 9월 돼서 왜 보호를 안 해 줬느냐 하지 않도록 지속해서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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