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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컷 세계여행] 주민·상인·관광객의 공존을 실현한 네덜란드의 이 건물

중앙일보

입력

네덜란드 로테르담

네덜란드 로테르담은 톡톡 튀는 현대도시입니다. 유럽에 흔한 수백 년 역사의 성당이나 중세 시대 골목이 없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의 공습으로 도시 80%가 폐허가 된 까닭입니다. 전쟁이 끝나자 시 관계자와 건축가들은 도시를 옛 모습으로 복원하지 않았습니다. ‘액체처럼 유연한 도시’를 기치로 내걸고 개성 넘치는 건축물이 가득한 도시를 만들었습니다.

로테르담 거리를 거닐다 보면 세계 어디서도 볼 수 없는 기괴한 건물을 마주칩니다. 화살촉같이 생긴 중앙역, 큐브 모양을 본뜬 큐브 하우스, 말발굽 모양의 마켓 홀 같은 건물을 볼 때마다 눈이 즐겁습니다. BBC가 로테르담을 ‘건축 마니아에게 디즈니랜드 같은 도시’라고 한 이유입니다.

사진은 2014년 완공된 마켓 홀입니다. 로테르담시는 1970~1990년대 집값 상승으로 도시를 떠난 중산층을 다시 끌어들이고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고 싶었습니다. 공모를 통해 228세대가 살 수 있는 아파트와 96개 상점이 어우러진 건물을 만들었습니다. 아치형 내부 천정에는 컬러풀한 식물 그림을 새겼습니다. 1층 시장에는 맛집이 즐비해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습니다. 널찍한 지하 주차장은 주말 장터 상인을 위해 무료 개방합니다. 건물 한 채에 주민과 상인, 관광객이 공존하는 모델을 제시한 셈입니다.

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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