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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육사 할배 알고도 속아준다…푸바오가 유채꽃 입에 문 까닭 [그 셀럽의 반려생활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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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사랑해요 feat. 유채꽃 전수진 기자

할아버지 사랑해요 feat. 유채꽃 전수진 기자

쉿! 여러분, 저는 팬더 어린이 푸바오에요. 이모ㆍ삼촌들, 제가 지금요 살짝 장난을 쳤거든요. 사육사 할아버지가요, 저와 엄마(아이바오)를 위해서 노란 유채꽃을 마당에 심어주셨는데요, 생전 처음 보는 꽃이 넘 신기하고 예뻐서 조금 만져봤거든요? 음, 근데 제 발톱이 너무 뾰족했나 봐요. 꽃밭이 엉망이 되고 말았어요. 힝. 할아버지가 힘들게 심으신 건데 저도 마음이 아프지만요, 할아버지가 절 혼내시면 마음이 더 아플 것 같아요. 앗 근데 저기, 할아버지가 오시네요! 저는 이만 자는 척하러 갈께욤. 비밀 지켜주세요, 약속!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의 최고 셀럽, 아기판다 푸바오. 요즘 유채꽃에 푹 빠져있다고. 임현동 기자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의 최고 셀럽, 아기판다 푸바오. 요즘 유채꽃에 푹 빠져있다고. 임현동 기자

독자 여러분, 아직도 푸덕(푸바오 덕후)이 아니신가요. 에버랜드의 최고 셀럽, 아기 팬더 푸바오를 소개합니다. 지난해 7월, 한국 최초로 자연 번식으로 태어난 아기 팬더죠. 푸바오는 무럭무럭 자라 어느덧 이달 5일 웅생(熊生) 첫 어린이날을 맞이했답니다. 태어날 때는 194g으로 자그마했던 녀석이 이젠 무려 28.3㎏가 됐어요. 그야말로 폭풍성장이죠.

몸만 컸을까요? 아니죠. 마음도 커서 벌써 이 녀석, 사춘기가 왔나봅니다. 푸덕들은 ‘판춘기’라고 부른다죠. 엄마인 아이바오에게는 물론, 최애 인간인 강철원 사육사님에게도 살짝 앙탈을 부리고 반항을 시작했다고 하네요. 이렇게요.

당근 떨어뜨리고 나몰라라 하는 푸바오 앙탈 짤. 전수진 기자

당근 떨어뜨리고 나몰라라 하는 푸바오 앙탈 짤. 전수진 기자

사실, 푸바오라는 셀럽 베이비가 이렇게 성장하는데는 에버랜드의 ‘푸바오 어벤저스 팀’의 노력이 빠질 수 없습니다. 그중 캡틴 격은 강철원 사육사죠. 아까 푸바오가 유채꽃 장난 얘기를 했잖아요? 할아버지는 이미 다 알고 있었다네요. 강철원 사육사 이야기, 들어보시죠.

“아이고, 푸바오 이 녀석. 새벽부터 몇 시간동안 유채꽃을 심어다 줬더니 잠시 먹이 가지러 간 동안 엉망을 만들어놓았네요. 요 녀석을 어쩜 좋죠.”  

푸바오의 건강을 책임지는 어벤저스 팀. 왼쪽부터 송영관 사육사, 정 은 수의사, 윤승희 수의사, 강철원 사육사. 뒤에서 푸바오는 세상 모르고 자면서 찬조 출연. 임현동 기자

푸바오의 건강을 책임지는 어벤저스 팀. 왼쪽부터 송영관 사육사, 정 은 수의사, 윤승희 수의사, 강철원 사육사. 뒤에서 푸바오는 세상 모르고 자면서 찬조 출연. 임현동 기자

말로는 야단을 치는데, 눈은 하트 뿅뿅입니다. 강 사육사와 함께 푸바오의 성장을 책임지는 송영관 사육사님도 마찬가지입니다. 송 사육사 얘기를 들어보시죠. “푸바오가 점점 자라면서 말을 안 듣는 빈도가 늘긴 하죠. 그래도 그저 예쁠 뿐입니다.” 눈에는 역시, 하트가 가득하네요.

두 사육사 분은 푸바오만큼이나 유명하죠. 푸바오가 사육사님 다리를 잡고 “할아버지 가지 마세요”라는 애교 눈빛을 발사하던 영상은 에버랜드 공식 유튜브에서 조회수 무려 600만회를 넘겼다지요.

출생 직후 푸바오. 이랬던 녀석이 벌써! [사진 에버랜드]

출생 직후 푸바오. 이랬던 녀석이 벌써! [사진 에버랜드]

아기들은 일단 뭐든지 입으로 집어넣고 보지요? 푸바오도 마찬가지입니다. 딱딱한 건 아직 씹지 못하지만, 사육사ㆍ수의사 분들이 향부터 익숙하게 해주기 위해 당근도 넣어주고, 유채꽃도 주는데요, 일단 다 입에 집어넣고 보네요. 아래 영상에서 보고 가실께요.

사실 많은 푸덕 이모ㆍ삼촌들의 소원은 하나입니다. 푸바오야, 조금만 천천히 자라다오. 하지만, 그 반대의 소원을 갖고 있는 분들도 있습니다. 푸바오의 주치의, 수의사 정 은 선생님, 윤승희 선생님이죠. 두 분은 “푸바오가 하루가 다르게 빨리 자라는 게 대견하고 기특하다”면서 “저희 입장에선 1㎏, 1cm라도 더 많이 컸으면 좋겠다”고 하네요.

강철원 사육사의 핸드폰 바탕화면? 말해 뭐해, 푸바오다. 임현동 기자

강철원 사육사의 핸드폰 바탕화면? 말해 뭐해, 푸바오다. 임현동 기자

푸바오가 제일 잘 하는 것 세 가지, 뭔지 아시나요?
첫 번째는 자는 거 두 번째는 먹는 거 세 번째는 하품이랍니다.

아래 영상에서 보실까요? 자는 영상, 정지화면 아닙니다.

사실 중앙일보 ‘그 셀럽의 반려생활’의 첫 팬더 주인공이지만, 곰과 인간은 사실 ‘반려’라는 단어가 들어맞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팬더의 야생성을 최대한 살려주는 게 ‘푸바오 어벤저스 팀’의 목표이기도 하거든요. 강 사육사는 “푸바오가 자라나면서 공격성이 발현하는 건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저희도 조심스럽게 다가가고 있다”고 말합니다.

언젠가는 야생으로 돌아가는 게 목표이니, 인간의 손길은 최소화하되 푸바오가 최상의 발육 환경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게 이 분들의 일인 거죠.

웅생 첫 어린이날, 푸바오가 받은 선물은 뭐였을까요? 바로, 죽순이었다고 합니다. 엄마 아이바오가 대나무잎과 죽순을 먹을 때마다 호기심을 감추지 못하는 푸바오인만큼, 첫 어린이날 선물을 죽순으로 마련한 거죠. 강 사육사는 “언젠가 죽순도 건강히 씹어먹을 날이 오겠고, 저희 곁을 떠날 때도 오겠죠”라고 말합니다. 눈빛이 살짝 쓸쓸해진 게 아닌가 싶었는데요, 곧 씩씩하게 이렇거 덧붙이시네요. “언제가 됐던, 그때가 올 때까지 매순간 성심성의껏 푸바오를 기르는 것, 그게 저희의 행복한 소임입니다.”

글ㆍ영상=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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