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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테크' 탄생시킨 金파 대란…78% 오른 금마늘, 과일도 폭등

중앙일보

입력

유치원 다니는 아이를 둔 심모(33)씨는 오랜 기간 이용했던 친환경 농산물 조합에서 탈퇴했다. 회원가로 해도 부담이 될 만큼 채소나 과일값이 너무 올라버렸기 때문이다. 심씨는 “걱정이 좀 되긴 하지만 요즘엔 무농약ㆍ유기농 고집하지 않고 마트나 시장에 직접 가서 특가 상품을 주로 골라 사는 편”이라며 “그래야 예전 식비 수준을 겨우 맞출 수 있다”고 말했다.

6일 오후 인천시 남동구 모래내시장의 모습. 뉴스1

6일 오후 인천시 남동구 모래내시장의 모습. 뉴스1

장바구니 물가 대란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금(金)파 논란이 무색할 만큼 채소ㆍ과일 가리지 않고 값이 오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6일 건고추(화건) 600g은 대형마트와 시장(소매)에서 평균 2만855원에 팔렸다. 1년 전 1만2607원보다 65.4% 값이 올랐다. 평년(해당일 5년 평균) 가격과 비교해도 57.7% 비싼 값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가격 폭락을 걱정했던 마늘도 올해 들어선 상황이 뒤바뀌었다. 국산 깐마늘(상품) 1㎏ 소매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78.2% 상승해 1만1664원을 찍었다. 평년(9645원) 수준을 이미 뛰어넘었다.

금파, 파테크(파를 집에서 직접 키워 먹음) 용어를 탄생시킨 대파 대란도 현재 진행형이다. 최악을 벗어났을 뿐 여전히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이날 대파 상품 1kg은 평균 소매가는 5215원으로 지난해 같은 때(2248원)와 비교해 2배가 넘었다. 평년 가격(2480원)과 비교해도 마찬가지다.

지난 4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뉴스1

지난 4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뉴스1

과일값도 고공행진 중이다. 사과(후지 상품) 10개들이 소매가는 3만4314원으로 1년 전(2만840원)보다 64.7% 비싸졌다. 배(신고 상품) 10개도 마트ㆍ시장에서 평균 4만7049원에 판매됐는데 지난해보다 42.5% 오른 값이다. 전년 대비 가격에 큰 변동이 없는 건 바나나나 파인애플, 오렌지 같은 수입산 과일 정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후폭풍이 장바구니 물가를 뒤흔들고 있다. 지난 4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전년 대비 2.3%를 기록하며 3년8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농축수산물(13.1%)과 석유류(13.4%)가 물가 상승을 이끌었다. 단기간에 해소될 문제는 아니다.

봄 채소 수확기에 접어들었지만 가격이 좀처럼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어서다. 경기 회복 흐름과 맞물려 외식 수요까지 살아나기 시작하면서 식료품 전반으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전염되고 있다. 물가 상승세는 대파ㆍ건고추ㆍ마늘 등은 물론 다른 농산물로도 번질 분위기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는 ‘농업관측 월보’를 통해 “5월 주요 과채류 출하량은 전년 대비 감소할 전망”이라며 풋고추와 애호박, 취청오이, 토마토, 참외, 수박 등 값이 오르겠다고 예상했다.

세종=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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