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소상공인 신용등급 하락 불이익 막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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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지난해 국내 주요 기업 중 신용등급이 하락한 곳이 올라간 회사의 두 배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기업의 신용등급 하락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

금융위, 부담경감 추진방안 발표 #신용평가 때 회복가능성 반영 #대출한도 축소 등 최소화 방침 #작년 신용등급 보유한 1240곳 중 #하락한 기업 66곳, 1년새 23% 늘어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용평가사 3사(한국기업평가·한국신용평가·NICE신용평가)가 신용등급을 보유한 기업 1240곳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신용등급이 상승한 기업은 34곳으로 전년(37곳)보다 8.1% 감소했다. 반면 신용등급이 떨어진 기업은 66곳으로 1년 전(54곳)보다 22.8% 증가했다. 2019년에 이어 신용등급이 올라간 회사보다 하락한 회사가 더 많은 현상이 이어졌다.

신용등급이 하락하는 기업은 앞으로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기준 신용평가 3사가 신용등급 전망을 부여한 195개 가운데 ‘부정적’ 전망을 받은 기업은 155개(79.5%)에 이른다. ‘부정적’ 전망은 앞으로 1~2년 내 신용등급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부정적 전망 비율(79.5%)은 전년(65%)보다 14.5%포인트 증가했다. ‘긍정적’ 전망을 받은 기업은 40곳으로 같은 기간(42곳)은 4.8% 줄었다. BB등급과 B 이하 등급이 포함된 ‘투기’등급 비중도 커졌다. 지난해 말 투기등급을 받은 기업은 195곳으로 1년 사이 76곳 증가했다. 지난해 부도를 낸 2곳도 투기등급 기업이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코로나 상황이 지속하면서 경기회복이 예상보다 지연될 경우 코로나 취약업종을 중심으로 등급 하락이 가시화될 우려가 있다”며 “기업들의 신용등급 변화를 면밀하게 모니터링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6일 ‘코로나19 피해 중소기업·소상공인 신용등급 하락 부담 경감 추진 방안’을 발표했다.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중소기업·소상공인의 신용등급을 최대한 내리지 않고, 신용등급이 내려가더라도 대출 한도·금리 등의 불이익을 최소화한다는 게 골자다.

금융당국은 은행 등 금융사들이 중소기업·소상공인에 대한 자체 신용평가 때 비재무적 평가 또는 회복 가능성을 반영하게 했다. 금융당국이 밝힌 회복 가능성 반영 기준은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감소 등 재무상태 악화 ▶현재 정상 영업 중으로 연체·자본잠식 등 부실이 없음 ▶매출 회복 등 재무상태 개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경우다. 예컨대 업종 특성상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와 연관성이 높은 탓에 향후 거리두기 단계 완화 시 매출 회복 가능성이 클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 등이 해당한다. 신용등급이 하락하지 않으면 대출한도나 금리 등 대출 조건은 유지된다.

신용등급이 하락하더라도 대출한도 축소 등 불이익도 최소화한다. 다만 신용평가와 마찬가지로 매출 감소 등 재무상태 악화가 코로나19로 인한 것이어야 하고, 연체·자본잠식 등 부실이 없어야 한다. 금융위는 “가산금리 조정 등을 통해 금리 인상도 최소화할 계획”이라며 “중소기업·소상공인에 대한 금리 조정 시 해당 영업점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본점 차원에서 성과지표를 변경한다”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이번 조치로 금융권이 과도한 부담을 떠안을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코로나19라는 특수 상황에서 발생한 일시적 영업 악화를 합리적으로 고려해 차주의 상환능력을 정확하게 평가하게 돼 금융기관의 부담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염지현·안효성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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