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단독]아고다 CEO "韓 접종률 낮아···내년 말쯤 해외여행 정상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5면

정부는 5일부터 코로나19 예방 접종을 받은 국민은 해외를 다녀와도 자가격리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사진은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입국장의 모습. [뉴스1]

정부는 5일부터 코로나19 예방 접종을 받은 국민은 해외를 다녀와도 자가격리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사진은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입국장의 모습. [뉴스1]

글로벌 온라인 여행 플랫폼 ‘아고다’의 한국·일본·호주 등 웹사이트에서 지난 3월 이후 해외여행지 검색이 급증했다. 지난해 말까지 국내 여행지 검색 위주였다가 방콕·도쿄·발리 같은 여행지가 검색 상위권에 들면서다. 최근 미국과 유럽의 백신 접종률이 올라가고, 각국이 백신 여권 도입 검토에 나서면서 해외여행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싱가포르·홍콩 격리없는 자유여행 재개 #유럽연합(EU) 6월 백신 여권 도입 #아시아 백신접종률 한자릿수 ‘걸림돌’

실제 해외여행을 부분적으로 재개한 국가도 생기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적은 싱가포르와 홍콩은 26일부터 양국끼리 격리 없는 자유 여행을 시작한다. 앞서 호주-뉴질랜드(4월 19일), 대만-팔라우(4월 1일)가 양국 간 여행을 시작했다.

이르면 올 하반기에는 해외여행이 가능해질까. 존 브라운 아고다 최고경영자(CEO)는 “북미·유럽은 이르면 하반기, 아시아는 싱가포르·홍콩·중국 정도부터 점진적으로 재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브라운 CEO는 4일 국내 언론으론 처음 본지와 화상 인터뷰를 하고 코로나19 이후 여행 트렌드와 해외여행 전망을 이같이 전했다.

존 브라운 아고다 최고경영자(CEO)는 4일 국내 언론으론 처음 본지와 화상 인터뷰를 했다. [사진 아고다]

존 브라운 아고다 최고경영자(CEO)는 4일 국내 언론으론 처음 본지와 화상 인터뷰를 했다. [사진 아고다]

코로나19로 여행업계는 직격탄을 맞았다. 아고다는 생존을 위해 다양한 상품을 출시했다. 그는 “국내 여행 활성화를 위해 숙소를 최대 25% 할인해주고, 지난해 8월엔 한국 시장을 대상으로 1박 단위가 아닌 시간 단위로 호텔 객실을 예약할 수 있는 대실(day use) 서비스를 선보였다”며 “체크인 24시간 전까지 무료 취소할 수 있도록 한 정책의 호응이 좋았다”고 말했다.

아고다의 모회사는 여행 플랫폼 기업인 부킹홀딩스다. 자회사로 부킹닷컴·호텔스컴바인 등이 있다. 외신에 따르면 부킹홀딩스의 매출은 지난해 68억 달러로 전년 대비 55% 감소했다. 아고다를 비롯해 부킹홀딩스는 인력 구조조정을 하고, 마케팅 비용을 줄여야 했다.

호주-뉴질랜드 트래블 버블 협약으로 지난달 19일 시드니발 첫 항공기로 뉴질랜드 웰링턴 공항에 도착한 여행객이 가족과 재회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호주-뉴질랜드 트래블 버블 협약으로 지난달 19일 시드니발 첫 항공기로 뉴질랜드 웰링턴 공항에 도착한 여행객이 가족과 재회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몰디브·그리스 등 외국인 여행객을 제한적으로 받는 국가가 있긴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해외여행은 어려운 상황이다. 대부분 국가가 입국 시 자가 격리 의무를 두기 때문이다. 다만 브라운 CEO는 “코로나 확산이 덜한 뉴질랜드·호주·대만·싱가포르·홍콩 등은 올해 들어 ‘트래블 버블’ 협약을 체결해 여행을 부분적으로 재개하기 시작했다”며 “유럽연합(EU)은 현재 백신 여권 추진이 활발하다”고 소개했다.

트래블 버블(Travel Bubble)은 방역 우수 국가끼리 여행객에게 자가격리를 면제해 입국 즉시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게 한 국가 간 상호 협약이다. 백신 여권은 정부가 백신 접종 완료를 확인해주는 일종의 디지털 증명서다. 백신 여권을 소지하면 향후 국가 간 협의에 따라 격리 없이 입·출국이 가능하다. 덕분에 해외여행이 가능해진다.

EU는 세계 여행 수요가 몰리는 6월 중순부터 백신 여권 도입을 공식화한 바 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미국 성인 인구의 70%가 올여름엔 접종을 완료할 것으로 보인다. 백신 접종을 하면 EU 회원국에 대한 자유 이동과 관광이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브라운 CEO도 이런 움직임을 설명하며 “백신 접종률이 높은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이르면 하반기에는 해외여행이 일부 재개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아시아는 코로나 확산 세가 적은 싱가포르·홍콩·중국 중심으로 해외여행 회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영국 옥스포드대 통계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3일 기준 코로나 백신 접종률은 이스라엘(63%), 영국(51%), 미국(44%), 유럽연합(25%) 등 순이다. 싱가포르가 23%로 그나마 높다. 한국(7%)과 일본(2%) 등 대부분 아시아 국가는 한 자릿수로 낮다. 중국은 6월까지 접종률 40%가 목표라고 밝혔지만, 자국의 백신 접종률 현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세계 코로나19 백신접종 현황.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세계 코로나19 백신접종 현황.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한국의 질병관리청도 백신 접종을 확인하는 예방 접종 증명서를 발급하고, 5일부턴 국내 백신 접종자에 한해 해외에서 귀국 시 2주 자가격리를 면제하기로 했다. 해외여행의 가장 큰 걸림돌인 자가격리가 면제된다는 소식에 현재 접종 후순위인 30·40대가 의료기관에 접종을 포기한 ‘노쇼’(no show) 백신을 맞겠다는 문의가 늘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한국인도 연내 해외여행이 가능하겠느냐’는 질문에 브라운 CEO는 “해외여행 회복은 각 국가의 백신 접종률과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며 “한국을 포함해 아시아 접종률이 낮기 때문에 미국·유럽에서 당장 한국으로 여행 오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한국인이 미국·유럽으로 가는 것도 국가 간 백신 여권과 트래블 버블 협약에 따라 달라질 거로 본다”며 “서로 오고 가는 해외여행이 정상화하려면 아시아 지역은 2022년 말 또는 2023년쯤 돼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로나 백신의 폭넓은 접종이 이뤄지는 시기는?.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코로나 백신의 폭넓은 접종이 이뤄지는 시기는?.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는 다만 관광 의존도가 높은 국가는 기다릴 여유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브라운 CEO는 “정부가 아고다 같은 여행 플랫폼과 협력해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격리 호텔을 제공하고 방역을 지키는 선에서 자유 이동을 돕는 등 격리 정책을 유연하게 적용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