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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 골프리그는 무사히 출범할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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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스타 선수 40여명만 참가하는 골프 투어 프리미어 골프리그(PGL)가 다시 추진되고 있다. 영국 더 텔레그래프는 5일(한국시각) PGL이 세계 1위 더스틴 존슨을 비롯해 필 미켈슨, 아담 스콧, 브룩스 켑카, 브라이슨 디섐보, 저스틴 로즈, 리키 파울러 등을 접촉해 참가를 제안했고 보도했다.

내년 9월 목표로 스타선수 접촉 #PGA투어 등 “참가 시 영구 퇴출” #메이저대회 입장따라 결정될 듯

내년 9월 출범이 목표인 PGL은 40~48명의 선수가 참가하며 연간 18개 대회를 치른다는 계획이다. 컷 탈락이 없고 상금은 메이저급에 해당하는 최소 1000만 달러다. 정상급 선수는 리그 참가 대가로 수백억 원의 돈도 받기 때문에 구미가 당길 만한 제안이다.

더 데일리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이 리그는 개인전과 더불어 자동차 경주대회인 포뮬러1 형식의 팀 경쟁 포맷도 도입한다. 4명이 한 팀으로 전 세계를 돌며 투어를 한다. 팀 캡틴은 리그 오너십도 받게 된다. 선수 에이전트들은 “사우디아라비아의 투자자들이 10억 달러의 실탄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초 PGL이 미켈슨 등과 접촉하자 미국 프로골프(PGA) 투어와 유러피언투어에는 비상이 걸렸다. PGL이 성공하면 PGA 투어 등은 사실상 2부 투어로 전락한다. 스폰서도 대거 유출될 수밖에 없다.

로리 매킬로이의 공개 반대로 PGL이 잠잠해지자, 양 투어는 전략적 제휴로 PGL에 대비했다. PGA 투어는 성적에 상관없이, 선수 인기를 토대로 8명의 스타에게 보너스 4000만 달러를 나눠주는 플레이어 임팩트 프로그램(PIP)을 만들 계획이다. 정상급 선수가 PGL로 이탈하는 것을 막기 위한 ‘당근’으로 보인다.

PGA 투어의 제이 모나한 커미셔너는 이번 주 대회가 열리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으로 가서 선수들을 만났다. 미국 골프채널은 “PGL이 정상급 선수를 스카우트하려는 걸 커미셔너가 알고 있다. 커미셔너는 선수와 투어, 스폰서를 보호하기 위해 PGL 참가 선수에 대해 출전정지 또는 영구 퇴출할 거라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로리 매킬로이는 “역사의 올바른 부분에 남고 싶다”고 말했고, 웹 심슨은 “PGA 투어에 충실해지고 싶다. PGL은 현실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PGL로부터 참가 제안을 받은 선수 11명은 아직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타이거 우즈도 조용하다.

PGL의 성공 여부는 선수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마스터스, 디 오픈 등 메이저 대회 측 입장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인다. 메이저 대회는 PGA 투어에 포함되긴 하지만 산하 대회는 아니다. PGA 투어에서 메이저 대회 측에 PGL 선수 참가를 막아달라고 부탁을 할 수는 있지만, 강제할 수는 없다.

PGL은 메이저 대회 기간에는 일정을 비워 선수들이 대회에 참가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메이저 대회 측이 PGL 선수의 참가를 허용할 경우 PGL에도 승산이 있다.

성호준 골프전문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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