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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어빙’ 춤바람에 KGC 2연승 파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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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KGC의 챔프전 2연승을 이끈 변준형(가운데). 4쿼터에 결정적 3점슛 2방을 꽂았다. [사진 KBL]

KGC의 챔프전 2연승을 이끈 변준형(가운데). 4쿼터에 결정적 3점슛 2방을 꽂았다. [사진 KBL]

‘코리안 어빙’ 변준형(25)이 코트에서 춤을 췄다.

프로농구 챔프 2차전 KCC 꺾어 #설린저 막힌 사이 변준형 23점 #4쿼터 막판 3점 슛 2방 결정적 #PS 8연승 최다 연승 타이기록

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는 5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0~21시즌 챔피언결정전(7전 4승제) 2차전에서 전주 KCC를 77-74로 꺾었다. KGC는 적지에서 2승을 챙겼다. 역대 챔프전에서 1·2차전 승리 팀 우승확률은 81.8%(11회 중 9회)다.

KGC 제러드 설린저는 이날 필드골 성공률이 11%(18개 중 2개)로 8득점에 그쳤다. 그동안 상대 팀에 한 수 가르치듯 활약해 ‘설 교수’로 불렸던 설린저는 어린이날을 맞아 ‘휴강’한 셈이다. 그사이 같은 팀의 공격형 가드 변준형이 23점을 몰아쳤다. 특히 4쿼터 승부처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드리블하다가 한발 물러서면서 던지는 스텝백 3점슛 2방을 꽂아 넣은 것이다.

69-67에서 3점 슛을 적중시킨 변준형은 72-71로 살얼음판 리드를 하던 종료 2분 46초 전 다시 한번 ‘빅 샷’을 터트렸다. 공격 제한시간 24초에 쫓기면서도 춤추듯 스텝을 밟다가 던진 3점 슛이 그대로 림을 통과했다. 75-74, 1점 차로 앞선 종료 23.9초 전에는 변준형이 절묘한 패스로 오세근의 골밑슛을 도왔다.

추승균 해설위원은 변준형의 활약에 대해 “NBA(미국 프로농구)급”이라고 표현했다. 변준형은 NBA 브루클린 네츠의 테크니션 카이리 어빙(29)에 빗대 ‘코리언 어빙’, ‘변어빙’ 등으로 불린다. 실제로 변준형은 평소 어빙의 드리블 영상을 반복해 보며 연구하고 따라 했다.

손가락 3개를 펼치는 세리머니를 하는 변준형. [사진 KBL]

손가락 3개를 펼치는 세리머니를 하는 변준형. [사진 KBL]

KGC는 전반을 36-42로 끌려가며 마쳤다. 하지만 3쿼터에 KCC 송교창이 4반칙으로 파울 트러블에 걸린 틈을 놓치지 않았다. 리바운드와 강력한 수비에서 답을 찾았다. 변준형과 이재도의 빠른 돌파, 그리고 오세근의 골밑 공격으로 분위기를 뒤집었다. 문성곤은 리바운드를 13개나 잡았다.

설린저가 KCC 라건아(21점·13리바운드)에 묶여 부진했지만, 리바운드 11개를 잡았다. 국내 선수들이 반격의 물꼬를 텄다. 가드 이재도가 21점, 오세근이 20점으로 공격을 이끌었다. KCC 이정현이 손가락 통증에도 불구하고 3점 슛 7개 등 27점을 넣었지만 역부족이었다.

KGC는 부산 KT와 6강 PO(3승), 울산 현대모비스와 4강 PO(3승)에 이어 챔프전까지 8연승을 달렸다. 2013~14시즌 현대모비스가 기록한 포스트시즌 최다 연승과 타이기록이다.

김승기 KGC 감독은 “(변준형이) 오늘처럼만 해주면 코리안 어빙”이라고 칭찬했다. 변준형은 “평소 스텝백을 연습을 많이하면 감독님이 서서 쏘라고 혼냈다. 하지만 오늘처럼 중요할때 넣어서 이제는 뭐라 안 할 것 같다. 시간이 없어서 ‘누군가 폭탄처리를 해야겠다’ 싶어 내가 던졌다. 챔프전을 처음 뛰어 긴장되지만 컨디션이 좋아 자신있게 던졌다”며 웃었다.

프로 3년 차 변준형은 이번이 생애 첫 챔프전이다. 그는 “10연승을 채우고 빨리 끝내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요컨대 홈 3, 4차전을 모두 잡고 포스트시즌 10연승으로 끝내겠다는 거다. 3차전은 7일 오후 7시 안양체육관에서 열린다. KGC는 4시즌 만에 통산 3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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