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중국 꺼져” 중국 “예의 지켜” 외교부 설전으로 번진 영유권 분쟁

중앙일보

입력 2021.05.06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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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중인 필리핀과 중국이 또 한 번 험악한 욕설과 비난전으로 부딪쳤다.

중국 해경선 스카버러 정박 갈등
두테르테 “후원자 중국” 봉합 나서
록신 장관 “왕이는 외교 우상” 사과

오도로 록신 필리핀 외무장관은 지난 4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중국, 꺼져버려(GET THE F**K OUT)”라며 원색적인 욕설을 올렸다. 이어 “우리 우정에 무슨 짓을 하고 있나. 우린 노력 중인데, 당신은 친구가 되길 바라는 잘생긴 사내에게 억지로 관심을 끌려는 못생긴 멍청이 같다”며 비난했다.

남중국해 스카버러 환초(중국명 황옌다오) 서남쪽 휫선(Whitsun) 암초에는 지난해 말부터 중국 선박 200여 척이 정박 중이다. 필리핀은 이들 선박에 해상 민병대가 승선한 것으로 추정하면서 즉각 철수를 요구해 왔다.

이에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황옌다오는 중국 영토며 부근 해역은 중국의 관할 해역”이라면서 “필리핀의 관련 인사는 발언할 때 기본 예의와 신분에 맞게 하길 바란다”고 응수했다. 상황이 이렇자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은 “중국은 우리의 후원자다. 남중국해 갈등을 이유로 우리가 무례해도 된다는 것은 아니다”며 봉합에 나섰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수십억 달러 규모의 투자와 원조 등을 약속하자 중국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여 왔다.

록신 장관도 트위터를 통해 “왕이 (중국 외교부) 부장의 감정을 상하게 한 데 대해 미안하다. 왕이 부장에게만”이라고 밝혔다. 다른 트위터에선 “왕이 부장은 나의 외교 우상”이라고도 했다.

반면에 미 국무부는 “미국은 남중국해에서 해상 민병대의 압박에 맞서는 동맹인 필리핀과 함께할 것”이라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의 지난달 말 발언을 재차 강조하며 중국을 압박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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