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집콕 지친 일본인, 황금연휴 뛰쳐나왔다…관광지 인파 작년의 15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8면

5일 홋카이도 삿포로에서 도쿄올림픽 테스트를 위한 하프 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이 출발선을 나서고 있다. [AP=연합뉴스]

5일 홋카이도 삿포로에서 도쿄올림픽 테스트를 위한 하프 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이 출발선을 나서고 있다. [AP=연합뉴스]

5일까지 이어진 장기 연휴인 ‘골든 위크’ 기간 동안 코로나19 감염자를 최대한 줄여 올림픽 개최 분위기를 만들겠다는 일본 정부의 구상에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도쿄(東京)를 비롯한 4개 도시에 긴급사태가 선언된 상황에도 골든 위크 기간 중 외출 인파는 급증했다. 감염 상황이 진정되지 않았다는 판단에 따라 일본 정부는 당초 11일까지였던 긴급사태를 2주가량 연장할 계획이다.

휴일 검사 줄었는데 확진 4199명 #도쿄 등 긴급사태 2주 연장 계획 #올림픽 강행 비판론 거세질 듯

5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연휴 중 외출을 자제하라는 정부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자숙 피로감’을 느낀 시민들이 골든 위크 기간 중 관광지를 가득 메웠다. 요미우리신문이 지난 1~4일 외출 인파를 지난해 연휴 기간과 비교한 결과 도쿄역은 1.84배, 도쿄 인근 관광지인 다카오(高尾)산은 4.74배, 에노시마(江の島)는 4.68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긴급사태가 선언되지 않은 지역은 더 북적였다.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미에(三重)현의 대표 관광지 이세진구(伊勢神宮)의 지난 1∼3일 정오 무렵 인파는 지난해 비슷한 시간대의 15.4배에 달했다. 나가노(長野)의 산악지대 가미코지(上高地) 방문자도 지난해보다 10.5배 증가했다.

이날 삿포로에서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마라톤 관전을 자제해 달라는 안내문을 목에 건 경찰. [AP=연합뉴스]

이날 삿포로에서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마라톤 관전을 자제해 달라는 안내문을 목에 건 경찰. [AP=연합뉴스]

관련기사

일본의 코로나19 신규 감염자는 4일 4199명으로, 연휴 전(5000명대 후반)보다 감소했다. 하지만 연휴 중 검사 건수가 절반 이하로 줄어든 걸 고려하면 상황은 나빠진 것으로 보인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일본 내 PCR(중합 효소 연쇄 반응) 검사는 지난 2일 1만3000여 건으로 전날(3만9000여 건)의 3분의 1 수준이었다.

이에 따라 도쿄도·오사카(大阪)부·교토(京都)부·효고(兵庫)현 등 4개 도시에 11일까지 내려진 긴급사태 선언은 연장이 불가피하게 됐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는 5일 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稔) 경제재생 담당상 등과 이 문제를 논의하고, 7일 연장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고 지지통신은 전했다. 감염이 퍼지고 있는 홋카이도(北海道)와 후쿠오카(福岡)현에는 긴급사태 전 단계인 ‘만연 방지 등 중점 조치’가 새로 적용될 전망이다. 이바라키(茨城)·기후(岐阜)·미에(三重)·도쿠시마(德島)현도 정부에 만연 방지 조치를 요청한 상태다.

일본 정부가 긴급사태 기간을 오는 11일까지로 정한 건 17일로 예정된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의 방일 전 코로나19 상황을 안정시키겠다는 의지였다. 하지만 긴급사태가 연장되면서 올림픽을 강행하려는 IOC와 일본 정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더 거세질 전망이다.

도쿄=이영희 특파원 misquick@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