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첫 차량용 MCU 나왔다···삼성전자 파운드리 시범생산

중앙일보

입력 2021.05.05 15:43

업데이트 2021.05.05 21:16

최근 반도체 부족 사태로 공장 가동에 차질을 빚은 현대차 아산공장 내 쏘나타 생산라인. [사진 현대차]

최근 반도체 부족 사태로 공장 가동에 차질을 빚은 현대차 아산공장 내 쏘나타 생산라인. [사진 현대차]

올 들어 자동차용 반도체 수급난이 극심한 가운데, 국산 자동차용 마이크로컨트롤러(MCU)가 처음으로 시장에 등장했다. 자동차용 MCU는 국내에서 전체 물량 가운데 97~98%를 수입에 의존하는 반도체다. 최근 반도체 부족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현대모비스 역시 국산 MCU 탑재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국산 첫 자동차 MCU 등장 

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 설계전문업체(팹리스) 텔레칩스가 최근 독자 개발한 자동차용 MCU를 시장에 출시했다. 32나노미터(㎚, 10억분의 1m) 공정으로 설계·개발했고, 삼성전자의 위탁생산 시설(파운드리)을 통해 지난달부터 시범 생산했다. 삼성은 현재 경기도 기흥과 화성에서 대규모 파운드리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자동차용 MCU는 제한된 범위에서만 작동하는 낮은 수준의 반도체지만, 올 들어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는 상황이 발생했다. 네덜란드 NXP, 독일 인피니언, 일본 르네사스 등 전 세계적으로도 10곳 미만의 기업이 과점 형태로 공급해왔기 때문이다. 브레이크·변속기 등 주요 부품에 들어가는 MCU는 사람의 생명과도 직결되기 때문에 높은 신뢰성이 필요하다. 영하 40도 환경과 같은 까다로운 신뢰성 테스트를 거쳐야 하지만, 시장 공급 가격은 대체로 5만원 이하에 그치기 때문에 과점 현상이 생겼다.

전세계 차량용 반도체 점유율. [자료 옴디아]

전세계 차량용 반도체 점유율. [자료 옴디아]

삼성전자는 진입 장벽이 높은 차량용 반도체를 직접 개발하기보단 중소 팹리스를 통한 우회 지원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자동차용 MCU를 출시한 텔레칩스의 경우, 2011년부터 현대자동차 계열에 자동차 내비게이션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납품하는 등 협력 관계를 이어왔다. 최근에는 현대차그룹의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의 GV80·GV70에 10나노대 고성능 내비게이션용 AP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엔진과 변속기·브레이크 등 주행에 필수적인 부품을 제어하는 반도체는 아니지만, NXP·인피니언 등 외국 기업 위주였던 현대차그룹의 반도체 공급망에 국내 기업 제품이 들어갔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 “사용 검토 중” 

현대차그룹 부품 계열사인 현대모비스는 국산 MCU를 사용할지 검토에 들어갔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국내의 여러 업체와 협업해 반도체 재고를 확보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자동차 업계에선 통상적으로 MCU의 신뢰성 테스트 기간을 3~6개월 정도로 잡는다.

삼성전자가 현재 설계·양산 중인 시스템반도체 엑시노스 오토 V9.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현재 설계·양산 중인 시스템반도체 엑시노스 오토 V9. [사진 삼성전자]

최근 현대차와 삼성은 차량용 반도체 부문에서 협력 범위를 넓혀가는 양상이다. 국내 팹리스를 매개로 한 MCU뿐 아니라 향후에는 두 회사가 공동개발한 10나노대 자동차용 AP가 출시될 가능성이 있다. 브레이크·변속기 등 개별 부품에 필요한 MCU 여러개를 ‘통합 칩’ 형태로 대체하는 개념이다.

현대차-삼성 공동개발 ‘통합 칩’ 출시 가능성 

MCU 수십 개의 연산을 중앙에서 한꺼번에 처리 가능한 AP가 실제로 개발될 경우, 전기차에 들어가는 반도체 숫자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 전기차 메이커 테슬라로부터 발주를 받아 10나노대 자율주행 관련 칩을 납품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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