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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꾼 변신한 저스틴 비버 ‘피치스’ 국내 음원차트 정상 코앞

중앙일보

입력

지난 3월 정규 6집 ‘저스티스’를 발매한 캐나다 팝스타 저스틴 비버. [사진 유니버설뮤직]

지난 3월 정규 6집 ‘저스티스’를 발매한 캐나다 팝스타 저스틴 비버. [사진 유니버설뮤직]

캐나다 출신 팝스타 저스틴 비버의 ‘피치스(Peaches)’ 열풍이 거세다. 지난 3월 발매한 정규 6집 ‘저스티스(Justice)’ 타이틀곡으로 국내 음원 차트에 진입하더니 5일 오후 기준 멜론 24히트(Hits) 2위까지 올랐다. 발매 직후 남성 솔로 가수 최초로 미국 빌보드 싱글 차트와 앨범 차트 1위를 차지했지만 가요 중심의 국내 음원 차트에서는 이례적인 선전이다. 팝송이 멜론 차트 최상위권에 진입한 것은 2019년 6월 영국 싱어송라이터 앤 마리의 ‘2002’ 이후 2년 만이다. ‘2002’는 그해 가온차트 기준 연간 1위에 오르는 등 국내 음원 시장을 휩쓸었다.

3월 발매된 6집 타이틀곡 국내도 입소문 #팝음악으로 드물게 선전…멜론 2위 올라 #아내 헤일리에게 바치는 달콤한 사랑노래 #코로나로 신곡 부재, 팝 강세 지속 전망도

‘피치스’는 2018년 결혼한 아내 헤일리에 대한 사랑을 표현한 이번 앨범 중에서도 가장 달콤함이 묻어나는 곡이다. “I got my peaches out in Geogia(난 조지아에서 복숭아를 가져왔지)” “I took my chick up to the North(내 여자를 데리고 북쪽으로 갔지)” 등 두 사람의 만남을 재치있게 표현한 노랫말은 각종 SNS를 타고 퍼져나갔다. 유튜브와 틱톡에서는 이를 패러디한 댓글 놀이와 챌린지가 이어졌고 인스타그램 릴스에서도 단골 배경음악으로 등극했다.

조지아에서 복숭아를 가져왔지~ 패러디 

지난해 다큐멘터리 공개 행사에 참석한 저스틴 비버와 헤일리 비버. [로이터=연합뉴스]

지난해 다큐멘터리 공개 행사에 참석한 저스틴 비버와 헤일리 비버. [로이터=연합뉴스]

결혼 후 사랑꾼 이미지가 부각되면서 기존의 악동 이미지도 많이 사라졌다. 2009년 데뷔앨범 ‘마이 월드(My World)’로 10대에 이미 월드스타 반열에 오르고, 2015년 정규 4집 ‘퍼포즈(Purpose)’ 수록곡 ‘러브 유어셀프(Love Yourself)’와 ‘쏘리(Sorry)’로 빌보드 연말 차트 1, 2위를 석권하며 전성기를 구가한 이후 한동안 주춤했다면 이번 앨범으로 다시 반등에 성공한 셈이다.

비버는 앨범 발매 당시 “세계적으로 많은 문제가 있었던 지난 시간 동안 우리는 모두 인류애 회복을 위한 치유의 정의를 갈망했다”며 “사람들이 공감하고 유대감을 느끼며 외로움을 덜 느낄 수 있게 하는 음악을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다. 발매사 유니버설뮤직 관계자는 “결혼 후 심리적으로 안정된 비버의 가족적인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앨범”이라며 “SNS 뿐만 아니라 국내 음악 플랫폼에서도 마케팅을 진행했는데 메시지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입소문이 난 것 같다”고 밝혔다.

음악적으로 다양한 시도도 돋보인다. 이대화 대중음악평론가는 “‘피치스’는 저스틴 비버가 갖춘 대중성과 음악 마니아층 사이에서 지지를 받고 있는 R&B 아티스트 다니엘 시저와 기브온의 피처링이 어우러지면서 독특한 분위기를 형성하게 됐다”며 “비버의 음악이 특별한 변화가 없는 것처럼 보여도 재능있는 아티스트와 협업을 통해 항상 트렌드함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라고 평했다. 이번 앨범에는 챈스 더 래퍼와 협업한 ‘홀리(Holy)’나 칼리드와 협업한 ‘애즈 아이 앰(As I Am)’ 등 총 16곡이 수록돼 있다.

팝 비중 2009년 6%→2020년 31% 늘어 

저스틴 비버는 이번 앨범으로 지난해 발매한 5집 ‘체인지’의 부진을 씻었다. [사진 유니버설뮤직]

저스틴 비버는 이번 앨범으로 지난해 발매한 5집 ‘체인지’의 부진을 씻었다. [사진 유니버설뮤직]

국내 음악 시장에서 팝송의 비중도 점차 커지는 추세다. 가온차트 기준 국내 음원 대비 해외 음원 소비 비중은 2009년 6.2%에서 지난해 31.4%까지 늘어났다. 앤 마리의 ‘2002’ 외에도 이담의 ‘12:45’(2018), 라우브의 ‘파리 인 더 레인’(2018), 코난 그레이의 ‘매니악’(2019) 등 발표된 지 2~3년 지난 곡들이 톱 100에 머무르고 있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유니버설뮤직 코리아 김효섭 이사는 “한국에서 유독 큰 사랑을 받는 팝송을 보면 듣기 편한 발라드나 R&B가 많다. 차트 진입 장벽은 가요보다 높지만 한번 진입하면 오랫동안 꾸준히 듣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가온차트 김진우 수석연구위원은 환경적 요인도 적지 않다고 분석했다. “지난해부터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상황이 이어지면서 신곡 출시와 음원 이용량 자체가 크게 줄어 1분기 음원 이용량은 전년 동기 대비 19.5% 감소하면서 이전보다 역주행이 쉬워졌고 팝도 반사이익을 받았다”는 것이다. 김 위원은 “가요는 1~2달만 지나도 구곡으로 인식돼 소비가 감소하지만 팝은 국내 음악 시장의 유행에 그만큼 민감하지 않아서 소비 기간이 긴 편”이라며 “올해 스포티파이가 한국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팝의 비중은 더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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