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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 다 하는데..." 중국 교육 현실 꼬집은 화제작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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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와(鸡娃)”

[사진 바이자하오]

[사진 바이자하오]

요즘 중국 사회를 달구고 있는 단어다. ‘지와(鸡娃)’는 자녀의 학업과 미래를 위해 필사적으로 뛰어드는 행위, 나아가 중산층 학부모의 초조한 심리를 가리키는 말이다. 원래 학부모 사이에서만 쓰던 말이 전국민적인 유행어가 됐다. 최근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 〈샤오서더(小舍得 소사득)〉가 중국의 교육 현실에 대한 논쟁에 불을 붙였다.

초등판 스카이캐슬, 치열해진 중학교 입시 다룬 드라마 #내 아이만 뒤처질까 걱정하는 '초조한 심리'에 초점 맞춰

*'서더(舍得)': 기꺼이 하다, 아낌없이 하다, 할애하다.

드라마 포스터 [사진 바이두바이커]

드라마 포스터 [사진 바이두바이커]

〈작품 정보〉
-제목: 샤오서더(小舍得 A Little Dilemma)
-장르: 가족, 교육
-출연: 쑹자(宋佳) 둥다웨이(佟大为) 장신(蒋欣) 外
-회차: 42부작(회당 45분)
-방송플랫폼: 둥팡웨이스(东方卫视), CCTV, 아이치이(爱奇艺)

드라마 스틸컷 [사진 더우반]

드라마 스틸컷 [사진 더우반]

드라마 〈샤오서더〉는 '샤오(小)'로 시작하는 드라마 시리즈의 3번째 작품이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들이 중학교 입시를 준비하는 과정을 그렸다.

각각 고등학교 입시(小别离)와 대학 입시(小欢喜)를 다룬 샤오(小) 시리즈 전작에 비해 아이의 연령대는 어려졌지만, 그들이 넘어야 할 산은 전혀 가볍지 않다. 〈샤오서더〉는 갈수록 더 치열해지는 중학교 입시 열풍의 일그러진 면을 대놓고 꼬집었다.

드라마 스틸컷 [사진 더우반]

드라마 스틸컷 [사진 더우반]

4월 11일 첫 방송이 나가자, 반응이 즉각적으로 나타났다. 각종 동영상 플랫폼과 SNS에서 인기 검색어가 된 것은 물론이고 네티즌 사이 논쟁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급기야는 드라마의 방송 중단을 요청하는 사람도 등장했다.

“누구는 아이 안 키워 봤나, 저건 너무 과장이 심한 듯”
“교육자에 대한 이미지가 훼손될까 걱정입니다”
“사교육을 너무 신격화 하네요”

드라마 스틸컷 [사진 더우반]

드라마 스틸컷 [사진 더우반]

그러나 이 드라마에서 다루는 내용들이 현실에 실재한다는 의견이 많다. 극 중 “학교 교사가 중요한 내용을 교실이 아니라 방과후 과외에만 따로 알려줬다가 고발 당하는 에피소드”는 현실의 학부모들도 종종 겪는 일이라고 네티즌들은 지적했다.

명문학교에 지원하려면 초등학생이 고등학교 2학년 수준의 수학을 공부해야 한다. 그러려면 정규 수업 외 과외는 필연적인 선택이다. 초등학교 정규 수업만 들어서는 절대로 입학 시험 난이도를 소화할 수 없기 때문이다.

드라마 스틸컷 [사진 더우반]

드라마 스틸컷 [사진 더우반]

정부와 학교는 ‘소질 교육’을 부르짖으며 학생들의 부담을 덜어주겠다고 한다. 하지만 여전히 진학을 위해서는 점수가 중요하다. 평가하는 잣대만 달라졌을 뿐 학생들은 여전히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입시를 준비하며 점수 하나에 울고 웃는다. 공교육에서 학생 부담을 덜겠다고 하니 사교육이 성행한다.

이 드라마는 특히 “내 아이만 뒤처지면 어쩌지”하는 학부모의 초초한 심리에 초점을 맞춘다. 천부적인 실력을 가졌지만 집안이 가난한 아이, 극성 부모의 지원을 받음에도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는 아이, 행복한 과정에서 즐겁게 자라지만 학습 기초가 부족한 아이. 각기 다른 환경이지만, 결국 이들은 하나같이 명문 중학교 입시를 준비하게 된다.

[사진 즈후, 더우반]

[사진 즈후, 더우반]

“아이들이 겪는 잔혹한 교육 현실을 그린 작품이다. 학부모들은 각종 학원과 과외를 줄줄이 등록한다. 이 같은 현상은 우리가 추구해야할 방향이 아니며, 부모들은 마음을 좀 내려놓고 초조함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중국 관영방송 CCTV가 〈샤오서더〉에 내린 논평이다. 남과 비교하며 뒤처지지 않으려고 경쟁하는 현상에 우려를 표한 것이다. 마냥 극성 학부모 탓만 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상적인 태도로 일관하기에는 교육 현실이 너무 잔혹하다는 것. 점수(성적)으로 평가하는 입시 제도가 ‘극성 학부모’를 양산한 배경이라고 지적한다.

그렇다고 제도 개편이 능사는 아니다. 우리나라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교과 과정과 입시 제도가 바뀔 때마다 학생들은 새로운 방식에 적응하느라 바빴고, 기존에 없던 사교육이 파생했다. 교육의 본질 회복에 대한 목소리는 꾸준히 제기돼 왔지만, 막상 그것이 내 아이의 문제가 됐을 때 자유로울 수 있는 부모는 많지 않다. 중산층 학부모는 자녀의 미래를 바라보고 교육에 투자한다. 그들을 더 지치게 하는 것은 예전과 달리 '공부로 인생 역전'에는 한계가 있는 지금의 현실이다.

차이나랩 홍성현

[사진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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