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 앞바다 한밤 2시간 추격···"밀입국 의심" 불꺼진 배의 반전

중앙일보

입력 2021.05.04 13:45

업데이트 2021.05.04 13:51

지난 3일 오후 10시30분쯤 보령해양경찰서에 “원산도 인근에서 연안으로 접근하는 미식별 선박이 발견됐다. 확인해달라”는 육군 32사단의 요청이 접수됐다. 당시 선박은 10노트(시속 20㎞)의 속도로 연안으로 접근 중이었다.

보령해경 경찰관이 4일 새벽 어선위치발신장치(V-PASS)를 끄고 이동하던 미식별 선박을 검거한 뒤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 보령해경]

보령해경 경찰관이 4일 새벽 어선위치발신장치(V-PASS)를 끄고 이동하던 미식별 선박을 검거한 뒤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 보령해경]

당시 선박은 어선 위치발신장치(V-PASS)가 꺼져 있던 상태로, 밀입국과 대공 용의점도 의심되는 상황이었다. 충남 서해안은 중국과 직선거리로 350㎞에 불과해 밀입국 통로로 이용되는 지역이다. 지난해도 보트를 타고 태안 바닷가를 통해 밀입국한 중국인이 무더기로 검거되기도 했다.

보령해경·32사단, 해상·육상에서 공조

해경 "연안 접근 미식별 선박 확인" 요청 접수 

32사단의 요청을 받은 보령해경은 종합상황실을 통해 경비함정과 연안 구조정을 현장에 급파했다. 소속 파출소에는 항·포구 등 연안 지역 수색강화를 지시했다. 상급기관인 중부지방해양경찰청에 항공기 투입, 인접 태안해경에는 지원을 요청했다.

해경이 미식별 선박을 추격하는 동안 32사단은 레이더기지를 통해 해당 선박의 이동 경로를 감시했다. 당시 선박은 불을 끈 채로 레이더 포착이 어려운 연안을 따라 이동 중이라 추격에 어려움을 겪었다. 32사단은 선박이 연안으로 상륙할 것에 대비, 5분 대기조를 출동시켜 현장경계를 강화했다.

보령해경 연안구조정이 4일 새벽 어선위치발신장치(V-PASS)를 끄고 이동하던 미식별 선박을 추격하고 있다. [사진 보령해경]

보령해경 연안구조정이 4일 새벽 어선위치발신장치(V-PASS)를 끄고 이동하던 미식별 선박을 추격하고 있다. [사진 보령해경]

미식별 선박이 발견된 된 신고를 접수한 지 2시간 뒤인 4일 오전 0시40분쯤이었다. 현장 출동에 나선 보령해경 오천파출소 연안 구조정은 보령시 대천항 북서쪽 10㎞ 해상에서 미식별 선박을 발견하고 검문검색을 진행했다.

검거된 미식별 선박, 무허가 잠수장비 실려

선박은 A호(2.45톤·군산 선적)로 확인됐다. 검거 당시 A호에는 선장 B씨(60대)를 비롯해 선원 2명(40~50대)이 타고 있었다. 선박에는 허가를 받지 않은 잠수장비가 실려 있었다. 선박 명칭 미표시와 승선원 미신고 등 불법사항도 드러났다. 해경은 선장 B씨를 수산자원관리법 및 어선법 등 위반 혐의로 입건한 뒤 자세한 경위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하태경 보령해경서장은 “해경과 32사단이 원팀으로 추격전을 전개해 불법 잠수 어선을 검거했다”며 “앞으로도 군과 긴밀한 정보교환과 역할 분담을 통해 서해를 지키겠다”고 말했다.

지난 3일 밤 어선위치발신장치(V-PASS)를 끄고 이동하던 중 보령해경과 32사단의 공조 작전에 검거된 미식별 선박. [사진 보령해경]

지난 3일 밤 어선위치발신장치(V-PASS)를 끄고 이동하던 중 보령해경과 32사단의 공조 작전에 검거된 미식별 선박. [사진 보령해경]

앞서 지난달 17일에도 전북 군산시 연도 인근 해상에서 어선 위치발신장치를 끄고 조업하던 C호(7.93톤)가 해경과 육군의 공조 끝에 검거됐다. 당시 C호는 고의로 V-PASS를 작동하지 않고 출항한 것으로 조사됐다. 관련 법(어선법)에 따르면 정당한 이유 없이 V-PASS를 작동하지 않으면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보령=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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