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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후 창립자도 '차별반대'에 팔 걷었다…美아시아계 기업인들 1400억원 쾌척

중앙일보

입력

최근 미국에서 아시아계를 겨냥한 차별과 증오범죄가 급증하는 가운데 아시아계 기업가들이 차별 반대 운동을 위해 거액을 기부하기로 했다.

김용 전 세계은행 총재, 유미 호건 등 자문위원

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재계에서 활동중인 아시아계 리더들이 '아시아계 미국인 재단'(TAAF)이라는 단체에 1억2500만 달러(약 1404억원)를 내기로 약속했다고 보도했다.

야후 공동창업자인 제리 양(사진) 등 미국 내 아시안계 기업가들이 아시안계 차별반대 운동을 위해 약 1400억원 규모를 쾌척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야후 공동창업자인 제리 양(사진) 등 미국 내 아시안계 기업가들이 아시안계 차별반대 운동을 위해 약 1400억원 규모를 쾌척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 액수에 더해 월마트, 뱅크오브아메리카, 포드 재단, 미국프로농구(NBA) 등의 기업·단체도 TAAF에 같은 액수를 기부하기로 했다.

주요 기부자에 이름을 올린 KKR 공동사장 조지프 배[TAAF 홈페이지]

주요 기부자에 이름을 올린 KKR 공동사장 조지프 배[TAAF 홈페이지]

단일 기부금으로는 아시아계 미국인들에 대한 역대 최다 기부금이라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아시아계 미국인은 미국 인구의 6%를 차지하고 있지만, 이들을 위한 자선기금은 1% 미만이었다"라고 전했다.

주요 기부자는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의 공동사장인 한국계 조지프 배, 헤지펀드 히말라야캐피털의 창립자 겸 회장 리루, 알리바바 부회장인 조지프 차이, 야후 공동창업자인 제리 양 등이다.

자문위원회에도 아시아계 저명인사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인드라 누이 전 펩시코 최고경영자 [AP=연합뉴스]

인드라 누이 전 펩시코 최고경영자 [AP=연합뉴스]

인드라 누이 전 펩시코 최고경영자(CEO), 대만계 미국 프로농구 선수인 제러미 린, 언론인 파리드 자카리아, 콘돌리자 라이스 전 국무장관 등이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게 된다.

메릴랜드 주지사 래리 호건의 부인인 유미 호건, 김용 전 세계은행 총재, 미국 드라마 '로스트'와 'ER' 등에 출연한 한국계 배우 대니얼 대 김도 TAAF의 자문위원이다.

유미 호건 여사 [AP=연합뉴스]

유미 호건 여사 [AP=연합뉴스]

TAAF는 미 공영방송 PBS와 함께 아시아계 미국인에 관한 시리즈를 제작하는 단체에 기부금을 내고, 아시아계의 경험을 부각하는 내용의 초중고 교사용 수업자료를 개발할 계획이다.

한국계 미국인인 김용 전 세계은행 총재 [연합뉴스]

한국계 미국인인 김용 전 세계은행 총재 [연합뉴스]

소날 샤 TAAF 회장은 "아시아·태평양계 미국인들은 미국 역사와 문화의 일부"라면서 "이제 우리의 이야기가 미국의 이야기와 동의어가 될 때가 되었다"고 말했다.

한국계 배우인 대니얼 대 김 [로이터=연합뉴스]

한국계 배우인 대니얼 대 김 [로이터=연합뉴스]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차별 반대 운동을 위해 나선 배경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이후 미국 내에서 아시아계를 상대로 폭증한 증오범죄가 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유행 이후 아시아계를 겨냥한 증오범죄는 미전역에서 169% 급증했고, 특히 뉴욕시에서만 223% 증가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지난 25일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아시안계 혐오를 멈추라"는 팻말을 든 이들이 가두 시위를 벌이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지난 25일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아시안계 혐오를 멈추라"는 팻말을 든 이들이 가두 시위를 벌이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기부자들은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차별이 존재함에도 오랫동안 많은 이들이 이를 외면해왔다고 지적했다.

샤 TAAF 회장은 아시아계 미국인들은 '성공적이고 부유하다'는 잘못된 고정관념에 시달려왔다면서 "이런 '모범적 소수인종 신화'가 이미 존재하는 차별에 대한 이해 부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아시아계는 미 전체 노동인구의 12%를 차지하지만, 포천지 500대 기업 임원 비율은 1.5%에 그친다. 미 연방의석 중 3%만이 아시아계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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