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영약' 대접받는 오메가쓰리, 그 환상과 미신

중앙일보

입력 2021.05.04 08:00

업데이트 2021.05.04 09:28

[더,오래] 이태호의 잘 먹고 잘살기(101)

유행가 가사에 이런 대목이 있다. “자기는 나의 오메가쓰리. 당신 없인 하루도 힘들어. 당신은 나의 오메가쓰리. 자기를 사랑해. 영원한 오메가쓰리야”라는 절절한 사랑 타령이 반복되다, 후렴에는 “항암효과 오메가쓰리, 당뇨예방 오메가쓰리, 전립선에 오메가쓰리, 노안방지 오메가쓰리, 동맥경화 오메가쓰리, 고혈압에 오메가쓰리”라는 랩으로 끝난다. CF송의 문구가 아니라 자주 불리는 대중가요의 노랫말이다. 사랑 고백을 건강식품에 빗댄, 그야말로 심금(?)을 울리는 가사다.

몸에 좋을 것을 많이 먹는다고 능사는 아니다. 필수 영양소도 필요 이상으로 먹으면 오히려 독이 된다. [사진 pixabay]

몸에 좋을 것을 많이 먹는다고 능사는 아니다. 필수 영양소도 필요 이상으로 먹으면 오히려 독이 된다. [사진 pixabay]

시중의 평판에 따라 작사한 것이겠지만 이쯤 되면 오메가쓰리(ω-3)는 식품이 아니라 영약이다. 미리 말하자. 오메가쓰리는 다름 아닌 흔하디흔한 지방산의 한 종류다. 그 효능이 학문적으로 공인된 적도 없는, 정식약품으로 개발되어있지도 않은, 일개 건강식품에 불과하다. 대체 오메가쓰리가 뭐기에 이런 대접을 받는 걸까? 지난번 본란에 “포화지방은 나쁘고 불포화지방은 좋다, 사실일까?”에서 지방과 지방산에 대한 총론을 썼다. 이번에는 그 각론 중 하나다.

지방은 글리세롤 한 분자에 지방산 3분자가 결합해 있는 구조다. 오메가-3도 역시 지방을 구성하는 지방산 종류의 하나로 오메가-6와 함께 필수지방산에 해당한다. 거의 모든 지방에 양의 차이는 있지만 다 들어있다. 따로 떨어져 있는 게 아니라 항상 지방의 구성성분으로만 존재한다.

그럼 오메가(ω)는 뭘까. 그리스어 알파벳의 마지막 문자로 끝을 나타낼 때 쓴다. 그림과 같이 지방산의 마지막 탄소를 ω라 했을 때 탄소번호를 역으로 세면 3번째와 6번째에 2중결합이 있다. 그래서 필수지방산인 리놀렌산(linolenic acid, ALA)과 리놀레산(linoleic acid, LA)을 각각 ω-3와 ω-6로 부른다. 이는 정식명칭이 아니라 별칭이다. 학술명은 리놀렌산, 리놀레산이다. 이들이 동식물의 지방(기름)에 특정 비율로 들어있다. 여기서 EPA, DHA도 오메가-3에 넣긴 하지만 ALA와 LA로부터 체내합성이 가능하기 때문에 필수로 치진 않는다.

〈그림1〉 필수지방산의 종류. ALA, LA는 필수, EPA, DHA, AA는 필수에 넣지 않음.

〈그림1〉 필수지방산의 종류. ALA, LA는 필수, EPA, DHA, AA는 필수에 넣지 않음.

오메가지방산의 생체 내 역할

생체 내 역할은 막 구조의 구성성분으로, 또 생리기능을 담당하는 아이코사노이드(eicosanoid), 프로스타글란딘(prostaglandin), 류코트리엔(leucotriene) 등 호르몬 유사물질을 합성하는 전구체로 쓰인다. 그러나 이런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아직 그 역할의 전모가 다 밝혀져 있지 않다. 이런 생리기능에는 소량만으로 충분하다. 일회용이 아니라 반복 사용되기 때문이다. 과잉공급 시는 여느 지방산처럼 에너지원으로 소모된다.

오메가지방산은 많이 먹을수록 좋나

정상인에게는 필수 지방산의 부족현상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일부러 먹어줄 이유가 없다는 거다. 건강보조식품? 이는 건강한 사람에게는 필요 없는, 식이장애나 환자에게나 요구되는 영양소란 뜻이다. 음식에 약리효과를 기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세간에 몸에 필수인 것은 몸에 좋을 것이라고 착각하는 경향이 있다. 몸에 좋다니까 많이 먹을수록 더 좋다고 생각한다. 이는 나트륨(Na)이 필수니까 소금을 많이 먹을수록 좋다는 주장과 다르지 않다. 필수 지방산도 과잉 섭취하면 전립선암 유발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보고도 있다. 필수 중에도 필요 이상으로 먹으면 오히려 독이 되는 것이 많다.

세간에는 오메가-3를 보조식품으로 먹지 않으면 큰일 날 것 같은 분위기다. 카더라에 가깝다. 이들이 중요한 물질이긴 하다. 그러나 우리가 일상으로 먹는 식품과 식용유에 충분히 들어있다. 그림은 식용기름의 지방산 조성이다. 오메가-3가 미량인 것처럼 보이지만 이 정도로도 충분하다. 여기서 올레산은 비필수단일불포화이고, 오메가-3와 6는 필수다가불포화지방산이다. 아마씨유, 캐놀라, 들기름 등에 오메가-3가 특히 많다. 한때 건강식품으로 유행했던 코코넛오일에는 오메가-3가 들어있지 않다.

〈그림2〉 여러 식용유의 지방산조성, 올레산은 비필수불포화, 오메가-3와 6는 필수불포화지방산.

〈그림2〉 여러 식용유의 지방산조성, 올레산은 비필수불포화, 오메가-3와 6는 필수불포화지방산.

오메가지방산이 하도 좋다는 무당 같은 주장에 일반기름의 지방산을 오메가 지방산으로 바꾼 합성품(rTG, re-esterification triglyceride)까지 나온다. 효소를 이용해 화학적으로 구성 지방산을 바꿔치기한 것이다. 돈벌이에 얼마나 극성인지 알만하다.

심혈관 질환 예방효과 없어

오메가-3에 대한 긍정적인 논문도 많지만 부정적인 연구도 이에 못지않다. 그만큼 학문적으로 정리가 안 됐다는 거다. 지난 2016년 유럽과 미국 심장 관련 의학계는 오메가-3 제제가 심혈관질환 위험은 낮추지 못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최근 미국의사협회지인 ‘JAMA Cardiology’는 오메가-3에 심혈관질환 예방효과가 없다고 밝혔다. 영국 옥스퍼드 의대는 환자 7만여 명을 대상으로 한 시험에서 오메가지방산의 약리효과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했다. 오히려 미국과 유럽이 “오메가-3 지방산을 심혈관질환 예방목적으로 권고한다”는 지침마저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내에서도 58편의 국제논문을 메타 분석하여 “오메가-3가 심혈관질환자의 중성지방을 낮춘다”는 주장은 근거가 부족하다고 했다.

그럼에도 오메가-3는 혈관청소부라며 “몸에 나쁜 저밀도콜레스테롤(LDL)은 줄이고 혈관을 튼튼하게 하는 고밀도콜레스테롤(HDL)을 높이며 고지혈증 환자에게 유익하다.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혈전(피떡)이 생성되는 것을 막는다. 혈행을 개선해 고혈압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 혈관의 염증 억제효과가 탁월하다. 혈관 벽을 튼튼하게 하고 혈전을 예방해 심혈관질환을 막는다” 는 등,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낭설이 소비자에게 사실처럼 통용된다. 이에 건강염려증 기미의 장·노년층은 마치 주문에라도 홀린 듯 쉽게 지갑을 연다. 그러지 말고 혹 염려증이 발동하면 고소한 아마씨 한 움큼이나 들기름 한 숟갈을 먹으라. 그게 훨씬 가성비가 높다. 한땐 이 아마씨가 건식으로 유행한 적도 있다.

결론적으로 많이 먹어 탈 나는 포식의 시대에 필수지방산의 부족현상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일부러 먹어줄 이유가 없다는 것. 한갓 동·식물기름에 무슨 그런 만병통치의 효능이 있을 리가 있나. 식품에 약리효능이 강하면 도태 1순위다. 만약 그렇다면 왜 약으로 나오지 않고 건강식품으로만 남아있을까. 뭐든 지나치면 아니함만 못한 것. 건강유지를 위해서는 편식하지 않고 균형 잡힌 식습관이 더 중요하다. 요설에 속지말자.

부산대 명예교수 theore_creator@joongang.co.kr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