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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가 주식한다는 20대…공매도 재개, 불안한 文 지지율

중앙일보

입력

코스피200·코스닥150 등 대형주에 대한 공매도가 재개된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나타나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30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1.06포인트(0.03%) 하락한 3,146.80을 기록하고 있다. 뉴스1

코스피200·코스닥150 등 대형주에 대한 공매도가 재개된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나타나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30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1.06포인트(0.03%) 하락한 3,146.80을 기록하고 있다. 뉴스1

14개월 만에 3일 재개된 공매도가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중인 문재인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에 또 다른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미리 주식을 빌려서 파는 투자 기법인데, 공매도 때문에 증시 변동성이 커진다는 분석이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창궐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일부 주식 투자자만 관심을 가지는 이슈였다. 그러나 코로나19로 급락한 주가가 빠르게 반등한 뒤 주식 투자자가 크게 늘면서 공매도는 정치적 이슈로까지 떠올랐다. 기관·외국인 투자자들의 공매도가 국내 주가 하락을 부추긴다고 보는 개인 투자자들 목소리가 커지면서다.

주식 이슈 민감한 2030세대

신한은행 분석을 보면, 만 20~64세 중 주식 투자 비율은 38.2%로 전년 대비 8.3%포인트 증가했다. ‘증시 표심’의 비중이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 된 것이다. 지난해 공매도를 비롯해 대주주 요건 강화, 코스피 상장사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공시 등 주식시장 관련 이슈가 정치권에서 뜨겁게 논의된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특히 주식 관련 이슈는 20·30세대가 민감하게 반응한다. 20대의 경우 주식 투자율이 39.2%로 전년 대비 15.3%포인트, 30대가 28.3%로 10.5%포인트 늘었다. 전 연령층 중 신규 주식투자자 비중이 가장 많이 늘었다. 주가 급락을 경험해보지 못한 ‘주린이’(초보투자자)일수록 공매도 재개에 예민할 수밖에 없다. 20·30세대의 지지층 이탈에 고심하는 정부·여당으로서는 공매도 재개가 부담스러운 상황인 것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오른쪽)과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지난달 15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공매도 재개 점검 등을 위한 간담회에 앞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날 은 위원장은 직접 불법 공매도 감시 과정을 참관하고 공매도 재개에 차질이 없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뉴스1

은성수 금융위원장(오른쪽)과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지난달 15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공매도 재개 점검 등을 위한 간담회에 앞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날 은 위원장은 직접 불법 공매도 감시 과정을 참관하고 공매도 재개에 차질이 없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뉴스1

정부·여당은 이런 상황을 피하기 위해 공매도 재개를 계속 미뤄왔다. 정부는 지난해 3월 16일 공매도를 금지했다. 당초 계획으로는 6개월 뒤인 9월부터 재개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개미 투자자들의 반대가 커졌다. 이에 여권에서도 “그간 공정하지 못한 제도로 악용된 측면이 있다”(이재명 경기지사)는 등 공매도 재개에 반대 목소리가 나왔다.

결국 금융위원회는 공매도 금지 기간을 6개월 더 연장했다. 하지만 재개 시점이 4·7 재·보선 직전이라는 점이 문제였다. 공매도가 정치 이슈화된 상황에서 공매도 재개는 여당에 선거 악재로 작용할 여지가 있었다. 당시 정세균 국무총리까지 나서서 “(공매도는) 좋지 않은 제도라고 생각한다”고 했고, 또다시 공매도 재개는 5월 3일로 미뤄졌다.

공매도가 文 지지율 하락 가속화?

이날 공매도 재개가 증시에 미치는 효과는 아직 단정하긴 힘든 시점이다. 하지만 만약 주가 하락이 가시화될 경우 정부·여당 지지율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정치권에 있다. 특히 하락세가 뚜렷한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민감하게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달 26∼30일 전국 18세 이상 252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긍정평가)은 33.0%로 전주보다 0.8%포인트 하락했다. 취임 후 최저치다. 민주당 지지율도 2.9%포인트 떨어진 27.8%를 기록하며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의 홈페이지를 참조)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소폭 하락하며 3주 만에 또다시 최저치를 기록했다. 문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으로 분류되는 40대에서도 부정 평가가 과반을 넘었다. 사진은 3일 청와대 모습.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소폭 하락하며 3주 만에 또다시 최저치를 기록했다. 문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으로 분류되는 40대에서도 부정 평가가 과반을 넘었다. 사진은 3일 청와대 모습. 뉴스1

다만 이번 공매도 재개가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주가지수 구성 종목만 대상으로 했고, 개인 투자자도 공매도를 쉽게 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했기 때문에 증시에 미치는 영향과 정치적 파급력이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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