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최대 이통사 버라이즌, 야후·AOL 반값에 손절

중앙일보

입력 2021.05.04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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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일러스트=허윤주 디자이너

일러스트=허윤주 디자이너

미국 최대 이동통신사인 버라이즌이 야후와 아메리카온라인(AOL) 등이 속한 미디어 사업 부문을 매각한다. 구글과 페이스북에 맞설 디지털 미디어 업체를 만들겠다는 구상도 물거품이 됐다.

구글·페북에 맞설 미디어기업 꿈
야후·AOL 인수, 4년 전 오스 출범
기업가치 반토막, 손실 커지자 포기
매각자금 50억 달러, 5G 투자할 듯

뉴욕타임스(NYT)와 로이터통신 등은 3일 버라이즌이 야후와 AOL을 포함한 미디어 사업부를 미국 사모펀드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에 매각하는 협상을 타결했다고 보도했다. 매각에 합의한 가격은 50억 달러다. 버라이즌은 매각 후에도 미디어 사업부의 지분 10%를 유지한다.

이번 매각 가격은 버라이즌이 두 회사를 사들였던 가격의 절반 정도다. 버라이즌은 2015년에 AOL을 44억 달러(약 4조9400억원), 2017년에 야후를 44억8000만 달러(약 5조원)에 인수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번 매각에 대해 “비싸고 실패한 도박에서 벗어나기 위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버라이즌은 미디어 기업으로의 변신을 위해 AOL과 야후를 사들인 후 두 회사를 합병해 ‘오스’(OATH)라는 디지털 미디어 업체를 만들었다. AOL의 강점인 미디어 콘텐트와 야후의 강점인 온라인 광고를 모바일 사업에 결합해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하겠다는 구상이었다. 궁극적으론 구글과 페이스북을 넘어서는 온라인 광고 플랫폼의 건설이 목표였다.

하지만 실패로 돌아갔다. 약 90억 달러(약 10조1000억원)에 달했던 오스의 기업 가치는 출범 1년 만인 2018년 시장에서 46억 달러(약 5조1600억원)로 반 토막이 났다. 손실이 커지자 버라이즌은 구조조정을 통해 자구 노력을 해왔다. 지난해에는 허프포스트(허핑턴포스트) 온라인 뉴스를 버즈피드에 매각했다. 그런데도 2020년 매출이 목표치(100억 달러)는커녕 전년 대비 5.6% 감소한 70억 달러에 그치자 버라이즌은 결국 미디어 부문 매각을 결심했다.

버라이즌은 매각으로 얻은 자금을 5세대 무선 통신망(5G)에 투자할 것으로 예상한다.

한스 베스트버그 버라이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3월 “차세대 5G 인프라 확충을 위한 무선 주파수 면허 확보 등에 530억 달러(약 59조5000억원)를 투입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버라이즌은 올해에만 5G 네트워크 장비, 광섬유 케이블 등 필수 장비 확보에 215억 달러(약 24조1500억원)를 쓴다는 방침이다. 버라이즌이 야후와 AOL을 팔지만 미디어 시장 자체를 떠나지는 않는다. NYT는 “버라이즌은 OTT(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에 관심을 보인다”고 전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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