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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에너지기업' 선언한 두산…수소사업에 승부수 던졌다

중앙일보

입력

두산퓨얼셀이 만든 발전용 수소연료전지 제품. 연료전지는 수소와 산소의 화학 반응을 통해 전기와 열을 생산하는 친환경 에너지 설비다 [사진 두산그룹]

두산퓨얼셀이 만든 발전용 수소연료전지 제품. 연료전지는 수소와 산소의 화학 반응을 통해 전기와 열을 생산하는 친환경 에너지 설비다 [사진 두산그룹]

지난해 자금난에 시달렸던 두산그룹이 구조조정을 마무리하고 친환경에너지기업으로의 체질 개선을 추진 중이다. 미래먹거리로 점찍은 분야는 바로 수소사업이다. 두산은 계열사별로 수소사업을 확대하고 그룹 전체를 아우르는 수소 태스크포스팀(TFT)도 신설했다.

구조조정 딛고 ‘깜짝 실적’

올해 1분기 두산은 지난해 연간 실적을 뛰어넘는 영업이익을 냈다. 지주사 ㈜두산은 지난해 1분기보다 403.6% 증가한 398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고 두산중공업은 3721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11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깜짝 실적의 배경에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있었다. 두산은 지난해 4월 두산중공업이 유동성 위기를 겪자 채권단으로부터 3조6000억원을 긴급 지원 받는 대신 3조 2000억원 규모의 재무구조 개선안을 제출했다.

이에 따라 클럽모우CC(1850억원), 두산타워(8000억원), 두산솔루스(6986억원), ㈜두산 모트롤BG(4530억원), 네오플럭스(730억원) 등이 두산의 품을 떠났다. 두산인프라코어를 현대중공업그룹에 8500억원에 매각하는 절차도 진행 중이다.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이 마무리되면 두산의 구조조정 작업은 사실상 마무리된다. 한 때 매각설이 제기됐던 프로야구단 두산베어스는 계속 그룹에 남는다.

재도약 위해 수소사업에 집중

두산퓨얼셀이 연료전지 주기기 114대를 공급한 대산 수소연료전지발전소. 부생수소를 활용한 세계 최초·최대 연료전지발전소다 [사진 두산그룹]

두산퓨얼셀이 연료전지 주기기 114대를 공급한 대산 수소연료전지발전소. 부생수소를 활용한 세계 최초·최대 연료전지발전소다 [사진 두산그룹]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계열사 매각으로 쪼그라든 그룹을 수소사업을 통해 다시 키운다는 계획이다. 올 초 그는 신년사를 통해 “어려운 과거를 뒤로 하고 올해 친환경에너지기업으로 전환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두산은 수소 생산부터 저장·운반·발전 등에 발을 들여놓았다.

두산중공업은 블루수소, 그린수소 등 청정수소 생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 3일 두산중공업은 경상남도 창원 공장에 내년 완공을 목표로 수소액화플랜트를 건설 중이라고 밝혔다. 블루수소는 수소를 추출할 때 발생하는 탄소를 포집·저장하는 등 공정 과정에서 탄소 배출을 최대한 줄여 만든 수소를 말한다. 창원 플랜트에서는 고효율 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기술을 활용해 블루수소를 생산할 예정이다. 제주에서는 풍력발전을 이용한 그린수소를 만들고 있다. 그린수소는 재생에너지로 만든 전기로 물을 전기분해해 생산한다. 생산과정에서 수소와 산소만 나오기 때문에 오염물질이 전혀 배출되지 않는다.

두산중공업은 수소 관련 기자재 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세계에서 다섯번째로 가스터빈 개발에 성공한 두산중공업은 수소만 사용하거나 수소와 천연가스 혼합연료를 사용하는 수소가스터빈을 개발하고 있다. 자회사 두산메카텍은 올해 초 탄소자원화와 수소사업을 전담하는 사업 조직을 신설했다. 지난 2019년에는 매립지나 석유화학공장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로 수소를 만드는 기술을 보유한 미국 리카본의 지분을 매입하기도 했다.

두산퓨얼셀은 수소연료전지 발전분야에서 약진하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3년 연속 수소연료전지 수주액 1조원을 기록했다. 2023년 매출 목표는 1조5000억원이다. 세계 최초로 수소드론을 개발·양산한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DMI)은 비행시간이 길다는 강점을 활용해 응급 물품 배송, 가스배관 모니터링, 산림 감시 등에 쓰이는 드론을 개발하고 있다.

2시간 이상 비행이 가능한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의 수소드론이 인명구조 비행 시연에서 구명 튜브를 싣고 비행하고 있다 [사진 두산그룹]

2시간 이상 비행이 가능한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의 수소드론이 인명구조 비행 시연에서 구명 튜브를 싣고 비행하고 있다 [사진 두산그룹]

수소사업 강화 위해 M&A도 검토

두산은 지난달 각 계열사의 수소사업 전문 인력을 모아 수소TFT도 신설했다. 수소 TFT는 외부 전문기관과 손잡고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미국의 주별 수소시장을 살펴보는 등 세계 수소사업 동향을 살피고 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세계 수소시장 규모는 2050년 12조달러(약 1경3336조원)로 커질 전망이다. 두산 관계자는 “수소TFT를 통해 그룹의 수소사업 역량을 결집시키는 시너지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며 “필요할 경우 전략적 파트너를 찾거나 인수·합병(M&A)을 통해 단기간에 역량을 끌어올리는 방안도 공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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