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리스 사태 모든 책임 지고…"…남양유업 이광범 대표 사의

중앙일보

입력 2021.05.03 15:25

업데이트 2021.05.03 17:15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 모습.[뉴스1]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 모습.[뉴스1]

이광범 남양유업 대표가 ‘불가리스 사태’의 책임을 지고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3일 남양유업에 따르면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임직원에게 단체 사내 메일을 보내 "(최근 불가리스 사태에 대해) 모든 것이 저의 잘못이고 불찰”이라며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불가리스 관련 연구 논문에 대해선 "유의미한 과학적 연구 성과를 알리는 과정에서 연구 한계점을 명확히 전달하지 못해 오해와 논란을 야기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13일 한국의과학연구원은 심포지엄을 열고 "발효유 제품 ‘불가리스’에 신종 플루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하지만 남양유업은 발표자가 남양유업 상무인 박종수 남양유업 중앙연구소장으로 드러나고, 질병관리청과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의 문제제기가 잇따르며 비판 여론에 휩싸였다.

지난달 13일 서울 중구 LW컨벤션 센터에서 한국의과학연구원 주관으로 열린 '코로나 시대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 모습. [사진 남양유업]

지난달 13일 서울 중구 LW컨벤션 센터에서 한국의과학연구원 주관으로 열린 '코로나 시대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 모습. [사진 남양유업]

심포지엄 직후 질병관리청은 “바이러스 자체에 제품을 처리해 얻은 결과로 인체에 바이러스가 있을 때 이를 제거하는 기전을 검증한 것이 아니다”라며 “실제 효과가 있을지 예상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달 15일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남양유업을 경찰에 고발했다. 불가리스의 여러 제품 중 일부에 대해서만 세포 실험을 한 것을 두고 마치 모든 불가리스 제품이 효과가 있다는 것처럼 발표했고, 또 학술이 아닌 홍보 목적으로 심포지엄을 열었다는 혐의였다.

이후 서울지방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강제 수사에 나서 남양유업 법인과 이 대표를 입건하고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 등을 압수수색했다. 식약처는 또 남양유업 공장이 있는 세종시에 영업정지 2개월 행정 처분을 의뢰했고, 세종시는 남양유업 제품의 약 40%를 생산하는 세종공장에 행정 처분을 사전 통지한 상태다.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은 4일 기자회견을 열고 ‘불가리스 사태’ 등에 대한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다만 구체적인 발표 내용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홍 회장의 장남인 홍진석 상무는 불가리스 사태 이후 회삿돈으로 외제 차를 빌려 타고 다닌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사직했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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