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김민욱·임현동 기자, ‘백신 접종 1위’ 이스라엘 가다
“이스라엘도 실내에서는 아직 마스크를 써야 합니다.”
발리커 정부 자문위원장 인터뷰 #“변이, 기존 백신 안 통할까봐 경계 #확진자 100명 이하, 거의 비접종자 #종식 전망 못해, 함께 살아야 할 듯”
백신 부국 이스라엘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정부 자문위원장 랜 디 발리커의 말이다. 벤구리온대 교수(감염병학)인 그는 한국으로 치면 청와대 방역기획관에 해당한다. 이스라엘은 지난달 18일부터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했지만 발리커 교수는 “접종 대상자 전원이 백신을 맞아야 완화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백신 효과를 무력화하는 변이 바이러스들이 있기 때문”이다. 취재진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텔아비브 클랄릿 연구소에서 그를 인터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언제쯤 실내에서 마스크를 벗을 수 있나.
- “아직 논의 중이다. 당분간 실내 마스크 착용을 유지할 것이다. 백신 접종자와 비(非)접종자가 실내에 함께 있을 때 마스크를 벗는 건 말도 안 된다.”
- 변이 바이러스 때문인가.
- “변이 바이러스는 기존 백신이 안 통할 수 있기 때문에 경계하고 있다. 변이가 계속 유입된다면 새로운 방역 조치를 해야 한다. 아직까지는 잘하고 있다. 국내 확인된 변이 바이러스 중 90%가 영국발(發)이다. 인도 변이는 10명이다. 현재는 방역망 안에서 관리되고 있다.”
- 백신 접종률이 높아도 확진자는 계속 나온다.
- “매일 100명 이하다. 대부분 백신 비접종자다. (접종 대상에서 빠진) 16세 미만과 90만 명 넘는 성인이 아직 접종하지 않았다. 드물지만 백신 접종 후 확진된 돌파감염(breakthrough infection) 사례도 있다. 다만 비접종자의 감염이 접종자보다 25배 높다고 본다.”
이스라엘 인구는 930만 명으로 백신 접종률은 62.4%다. 어린이 등을 제외한 접종 대상 인구 중 90%가량이 백신을 맞았다. 이스라엘 보건 당국은 백신 접종자가 코로나19에 감염되는 돌파감염에 대한 대규모 임상시험을 하고 있다.
- 백신 접종 후 감염된 이들도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나.
- “선행 연구를 보면 접종 완료 뒤 감염되는 경우엔 전파력이 떨어진다고 한다. 하지만 실제 백신이 전파력을 얼마나 차단하는지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한 대규모 임상시험을 해왔고 곧 발표할 예정이다.”
- 이스라엘은 화이자 백신만 집중적으로 접종했다.
- “계획을 세울 때부터 화이자에 집중했다. 현재까지 전 국민이 화이자만 접종받았고, 성공적이라고 본다. 전 국민 접종에 필요한 양을 충분히 확보한 상태다. 접종과 함께 백신 효과를 평가하는 프로그램도 개발했다. 접종자 140만 명을 분석한 결과 코로나19 감염은 96%, 중증화는 95% 예방한다.”
- 언제쯤 이스라엘에서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될까.
- “정확한 시기를 전망하긴 어렵다. 코로나19와 함께 오래 살아야 할 거로 생각한다. 다만 지금의 속도로 (확진자 발생이) 계속된다면, 코로나19 이전의 삶과 매우 유사한 지점에 곧 도달할 것이다.”
텔아비브=김민욱·임현동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