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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실내 노마스크 논의 중, 당분간은 착용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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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본지 김민욱·임현동 기자, ‘백신 접종 1위’ 이스라엘 가다

발리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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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도 실내에서는 아직 마스크를 써야 합니다.”

발리커 정부 자문위원장 인터뷰 #“변이, 기존 백신 안 통할까봐 경계 #확진자 100명 이하, 거의 비접종자 #종식 전망 못해, 함께 살아야 할 듯”

백신 부국 이스라엘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정부 자문위원장 랜 디 발리커의 말이다. 벤구리온대 교수(감염병학)인 그는 한국으로 치면 청와대 방역기획관에 해당한다. 이스라엘은 지난달 18일부터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했지만 발리커 교수는 “접종 대상자 전원이 백신을 맞아야 완화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백신 효과를 무력화하는 변이 바이러스들이 있기 때문”이다. 취재진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텔아비브 클랄릿 연구소에서 그를 인터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유명 휴양지인 사해 엔보케 해변에서 한 가족이 환한 표정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유명 휴양지인 사해 엔보케 해변에서 한 가족이 환한 표정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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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쯤 실내에서 마스크를 벗을 수 있나.
“아직 논의 중이다. 당분간 실내 마스크 착용을 유지할 것이다. 백신 접종자와 비(非)접종자가 실내에 함께 있을 때 마스크를 벗는 건 말도 안 된다.”
변이 바이러스 때문인가.
“변이 바이러스는 기존 백신이 안 통할 수 있기 때문에 경계하고 있다. 변이가 계속 유입된다면 새로운 방역 조치를 해야 한다. 아직까지는 잘하고 있다. 국내 확인된 변이 바이러스 중 90%가 영국발(發)이다. 인도 변이는 10명이다. 현재는 방역망 안에서 관리되고 있다.”
백신 접종률이 높아도 확진자는 계속 나온다.
“매일 100명 이하다. 대부분 백신 비접종자다. (접종 대상에서 빠진) 16세 미만과 90만 명 넘는 성인이 아직 접종하지 않았다. 드물지만 백신 접종 후 확진된 돌파감염(breakthrough infection) 사례도 있다. 다만 비접종자의 감염이 접종자보다 25배 높다고 본다.”
예루살렘의 히브리대학교 입구에서 학생들이 ‘백신 그린카드’를 보여주고 있다. 임현동 기자

예루살렘의 히브리대학교 입구에서 학생들이 ‘백신 그린카드’를 보여주고 있다. 임현동 기자

이스라엘 인구는 930만 명으로 백신 접종률은 62.4%다. 어린이 등을 제외한 접종 대상 인구 중 90%가량이 백신을 맞았다. 이스라엘 보건 당국은 백신 접종자가 코로나19에 감염되는 돌파감염에 대한 대규모 임상시험을 하고 있다.

백신 접종 후 감염된 이들도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나.
“선행 연구를 보면 접종 완료 뒤 감염되는 경우엔 전파력이 떨어진다고 한다. 하지만 실제 백신이 전파력을 얼마나 차단하는지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한 대규모 임상시험을 해왔고 곧 발표할 예정이다.”
율법에 따라 귀밑머리를 길게 꼬아 늘어뜨린 유대인 어린이들이 게울라 지역(종교인 마을) 계단에 앉아 있다. 임현동 기자

율법에 따라 귀밑머리를 길게 꼬아 늘어뜨린 유대인 어린이들이 게울라 지역(종교인 마을) 계단에 앉아 있다. 임현동 기자

이스라엘은 화이자 백신만 집중적으로 접종했다.
“계획을 세울 때부터 화이자에 집중했다. 현재까지 전 국민이 화이자만 접종받았고, 성공적이라고 본다. 전 국민 접종에 필요한 양을 충분히 확보한 상태다. 접종과 함께 백신 효과를 평가하는 프로그램도 개발했다. 접종자 140만 명을 분석한 결과 코로나19 감염은 96%, 중증화는 95% 예방한다.”
언제쯤 이스라엘에서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될까.
“정확한 시기를 전망하긴 어렵다. 코로나19와 함께 오래 살아야 할 거로 생각한다. 다만 지금의 속도로 (확진자 발생이) 계속된다면, 코로나19 이전의 삶과 매우 유사한 지점에 곧 도달할 것이다.”

텔아비브=김민욱·임현동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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