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 노마스크? 펄쩍 뛰었다, 집단면역 앞둔 이스라엘 걱정

중앙일보

입력 2021.05.02 05:00

업데이트 2021.05.02 17:31

“이스라엘도 당분간 실내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해야 합니다.”

본지 김민욱·임현동 기자, ‘백신 접종 1위’ 이스라엘 가다
코로나 자문위원장 랜 디 발리커 벤구리온大 교수 인터뷰

이스라엘 정부 코로나19 자문위원장인 랜 디 발리커 벤구리온 대학교 교수(감염병학)의 말이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각) 텔아비브 라마트간 클랄릿 연구소에서 중앙일보와 만난 발리커 교수는 “실내에서 언제쯤 마스크를 벗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이스라엘은 지난 18일부터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했다. 발리커 교수는 우리로 치면 청와대 방역기획관에 해당한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아 벤야민 네타냐후 총리와 정부에 방역 정책 관련 조언을 한다.

이스라엘 정부 코로나19 자문위원장인 랜 디 발리커(감염병학) 벤구리온대 교수가 29일(현지시간) 라마트간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라마트간=임현동 기자

이스라엘 정부 코로나19 자문위원장인 랜 디 발리커(감염병학) 벤구리온대 교수가 29일(현지시간) 라마트간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라마트간=임현동 기자

이스라엘은 세계에서 집단 면역에 가장 근접한 나라다. 이날 기준 백신 접종률 62.4%. 어린이 등을 제외한 접종 대상 인구 90% 가량이 백신을 맞았다. 이스라엘의 오늘은 한국의 11월 ‘미리 보기’인 셈이다. 집단 면역이란 목표를 향해 달리고 있는 각국은 이스라엘이 언제쯤 마스크를 완전히 벗어던질지에 주목하고 있다.

발리커 교수는 “집단면역에 가까운 이스라엘도 ‘노 마스크’는 어려운 과제”라고 말했다. 코로나19의 종식 시기도 전망하기 어렵다고 했다. 다만 이스라엘 시민의 삶이 코로나19 이전으로 거의 돌아왔다고 평가했다. 변이 바이러스는 대응 체계 안에 있다고 하면서다. 이스라엘에서는 현재 백신 접종자가 코로나19에 감염되는 ‘돌파 감염’(breakthrough infection) 사례에 대한 대규모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접종 완료 뒤 감염됐을 때, 비 접종자와 비교해 얼마나 바이러스 전파를 일으키는지 분석하는 것이다. 발리커 교수와의 인터뷰를 질의응답으로 정리했다.

28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예루살렘 마하네 예후다 재래시장 모습. 임현동 기자

28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예루살렘 마하네 예후다 재래시장 모습. 임현동 기자

실내에서 언제쯤 마스크를 벗을까.
“아직 논의 중이다. 지금으로써는 당분간 실내 마스크 착용을 유지할 것이다. 접종 대상자 전원이 백신을 맞아야 완화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백신 접종자와 비(非)접종자가 실내에 함께 있을 때 마스크를 벗는 건 말도 안 된다.”
백신 접종률이 높은데 신규 확진자는 계속 나온다.
“100명 이하의 신규 확진자가 나온다. 대부분 백신 비접종자다. (백신 접종 대상에서 빠진)16세 미만이 백신을 맞지 않았기 때문일 수 있다. 여전히 90만명이 넘는 성인이 접종하지 않았다. (※이스라엘의 인구는 930만명이다) 드물지만, 백신을 맞았는데도 코로나19에 확진된 돌파감염 사례도 있다. 비접종자의 감염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25배 높다고 본다. 그렇다고 접종자의 감염 확률이 0%는 아니다.”
28일(현지시간) 오전 이스라엘 예루살렘 마밀라 쇼핑거리 야외 식당에서 시민들이 취재진에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28일(현지시간) 오전 이스라엘 예루살렘 마밀라 쇼핑거리 야외 식당에서 시민들이 취재진에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언제쯤 이스라엘에서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될 것으로 예상하나.
“정확한 종식 시기를 전망하기는 어렵다. 코로나 19와 함께 오래 살아야 할 거로 생각한다. 다만 지금의 속도로 (확진자 발생이) 계속된다면, 코로나19 이전의 정상적인 삶과 매우 유사한 지점에 곧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감염 전파를 위한 최소한의 방역 조치는 이어지겠지만, 그렇게 우리의 삶이 일상으로 차츰 돌아갈 것으로 기대한다.”
변이 바이러스는 어떤가.
“백신 효과를 무력화하는 변이 바이러스들을 경계하고 있다. 그런 변이 바이러스가 유입된다면 우리는 새로운 방역 조치를 만들어야 한다. 지금으로써는 이스라엘이 잘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국내에서 확인된 변이 바이러스의 90%가 영국 발(發) 변이다. 인도 변이는 10명에게서 확인됐다. 지금까지는 방역망 안에서 관리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오전 이스라엘 예루살렘 히브리대학교 입구에서 학생들이 백신 그린카드를 보여주고 있다. 임현동 기자

28일(현지시간) 오전 이스라엘 예루살렘 히브리대학교 입구에서 학생들이 백신 그린카드를 보여주고 있다. 임현동 기자

한국의 방역상황을 평가한다면.
“한국에 대한 데이터가 없다. 노 코멘트다.”
백신 접종 후 심각한 부작용 사례는 없었나.
“백신의 안전성에 대해서는 계속 연구 중이다. 백신 접종 뒤 심장 근육에 염증이 생기는 ‘심근염’이 발생하는 사례가 있었다. 500만명이 백신을 받은 뒤 10여건이 발견될 만큼 굉장히 드문 경우이기는 하지만 백신과 인과성이 있는지 연구 중이다.”
발리커(감염병학) 교수가 29일(현지시간) 라마트간 클라릿 연구소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발리커(감염병학) 교수가 29일(현지시간) 라마트간 클라릿 연구소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이스라엘은 화이자 백신만 집중적으로 접종했다. 
“이스라엘은 접종 계획 시작 때부터 화이자 백신의 데이터에 집중했다. 현재까지 전국민이 화이자만 접종했고, 성공적이라고 보고 있다. 전국민 접종에 필요한 충분한 양을 확보한 상태다. 또 백신 접종과 함께 백신 효과를 평가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접종자 140만명을 분석한 결과 코로나19 예방 효과는 96%, 중증화는 95% 예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백신은 어떻게 평가하나
“데이터가 없기 때문에 답변하기 곤란하다.”
백신 접종 후 감염된 이들도 남에게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나.
“선행 연구를 보면, 백신 접종 완료 뒤 감염되는 경우 전파력이 떨어진다고 한다. 하지만 실제 백신이 전파력을 얼마나 차단하는지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한 대규모 임상시험을 해왔고, 마무리 중이다. 곧 발표할 예정이다.”

라마트간=김민욱·임현동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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