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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리테일·GS홈쇼핑 합병, e커머스에 1조 투자 계획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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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4호 14면

실전 공시의 세계

GS 로고.

GS 로고.

유통업계의 전자상거래(e커머스) 투자 전쟁에 GS그룹이 참전을 공식 선언했습니다. 2025년까지 쇼핑사업 전 부문을 통틀어 거래액 25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놨습니다. 하이라이트는 e커머스 사업입니다. 목표액은 5조8000억원. 지금의 1조3000억보다 4배 이상 성장시켜 홈쇼핑 목표액 4조9000억원을 능가하겠다는 야심을 밝혔습니다.

주문 2시간 내 배송 시스템 구축 #네이버·쿠팡 이어 업계 빅3 의지

GS그룹은 이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추진 중이거나 진행할 계획 2가지를 공시하였습니다. 하나는 GS리테일과 GS홈쇼핑 간 합병입니다. 이미 지난해 말 합병 계획을 공개했고, 올 3월 합병 신고서를 공시한 이후 오는 7월 합병사를 출범시키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합병은 A사가 B사의 자산과 부채를 넘겨받고, B사는 소멸하는 방식의 흡수합병이 가장 일반적입니다. 이때 B사의 주주들은 A사로부터 합병 대가를 받습니다. 현금도 가능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거의 대부분 A사가 신주를 발행하여 보상해 줍니다. 따라서 B사 주주들은 합병회사의 주주로 변신합니다.

GS그룹의 경우 편의점 사업이 주력인 GS리테일이 GS홈쇼핑을 ‘1대 4.2’의 비율로 흡수합병합니다. 두 회사 모두 상장사이기 때문에 합병 비율은 주당 시장가치(GS리테일 3만3800원, GS홈쇼핑 14만2762원)에 따라 결정되었습니다. 합병 과정에서 GS홈쇼핑 10주를 가진 주주라면 4.2를 곱해 GS리테일 주식 42주를 받는 셈입니다. 비상장사끼리 또는 상장사와 비상장사 간 합병을 하는 경우라면 비상장사는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기업가치 평가법에 따라 주당가치를 산출해야 합니다. 이때 도출한 주당가치의 적정성을 두고 논란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사실 처음 GS리테일 합병 계획이 알려졌을 때만 해도 e커머스 주력업체인 네이버나 쿠팡의 성장세, e커머스 분야를 강화하는 신세계(쓱닷컴)·롯데(롯데온)의 시장잠식에 대응하기 위해 단순히 덩치를 키우는 정도로 보는 분위기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난달 28일 GS리테일은 합병 이후 25조 거래액 달성을 위한 온·오프라인 통합 플랫폼 구축과 1조원 투자계획을 자세하게 밝혔습니다. 기업은 이 같은 내용을 ‘장래사업 및 경영계획’이라는 제목으로 공시하기도 하는데요, 회사 투자자라면 공시 본문의 요약 내용뿐 아니라 첨부 자료까지 꼼꼼하게 읽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이번에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정보기술(IT) 및 물류 인프라 확대에만 5년간 5700억원을 투입해 전국 소비자에게 주문 2시간 내 배송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입니다. 대형 물류센터 6개를 신축하는 한편 전국 1만5000여 개 GS25 편의점과 일반인 도보배달 서비스 ‘우리동네 딜리버리(우딜)’, 새벽배송, 반값택배 등과 결합해 물류 인프라를 강화한다고 합니다. 합병 후 연간 20억 건에 달하는 고객 구매 데이터를 인공지능(AI) 분석해 맞춤형 쇼핑 제안이 가능한 IT 인프라도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GS그룹이 네이버와 쿠팡에 이어 e커머스업계 빅3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그 어떤 업권보다 생존경쟁이 치열한 e커머스 업계에서 1조원 투자로 빅3에 진입할 수 있을지 관심 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김수헌 글로벌모니터 대표
중앙일보·이데일리 등에서 기자생활을 했다. 오랫동안 기업(산업)과 자본시장을 취재한 경험에 회계·공시 지식을 더해 재무제표 분석이나 기업경영을 다룬 저술·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1일3분1공시』 『하마터면 회계를 모르고 일할뻔 했다』  등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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