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취임 후 처음으로 20%대까지 하락했다. 한국갤럽이 30일 발표한 4월 5주차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에서 ‘잘하고 있다’는 긍정 평가는 29%였다. 올해 1월 38%로 시작한 지지율이 4개월 만에 9%포인트가 빠졌다.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 평가는 60%다.
지역별로는 충청권(대전·세종·충청, 24%), TK(대구·경북, 16%), PK(부산·울산·경남, 26%)가 평균보다 낮았다. 평균보다 높은 지역은 호남(광주·전라, 54%)과 인천·경기(31%)뿐이었다. 서울은 평균과 같은 29%다.
남성 응답자의 지지율은 26%로 여성(32%)보다 낮았다. 4·7 재·보궐선거에서 확인된 20대 남성층의 냉랭한 표심이 문 대통령의 지지율에도 영향을 줬다. 18~29세 남성의 지지율은 17%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낮았다. 배종찬 인사이트K 연구소장은 “보궐선거로 확인된 20대 남성의 분노를 제대로 달래지 못하고 있다”며 “암호화폐 과세 등으로 지지율을 더 잃었다”고 말했다.
남녀를 포함한 18~29세 응답자 지지율은 21%로 60대 이상(20%) 응답자에 이어 두 번째로 낮았다. 3040세대(30대 41%, 40대 43%)만 40%대 지지율을 나타냈고 다른 연령대에선 모두 20%대가 나왔다.
부정적 평가의 이유로는 부동산 정책(28%)이 첫 번째로 꼽혔다. 또 한때 문재인 정부의 강점이었던 코로나19 방역 문제(17%)가 부정 평가 2위에 올랐다. "최근 500~700명대 확진자가 이어지고, 백신 접종률이 국민 기대에 못 미친 것이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왔다.
부동산과 코로나 다음으론 경제·민생 문제가 9%로 그 뒤를 이었다. ‘앞으로 1년간 살림살이가 어떻게 될 거 같냐’는 질문에 28%는 ‘나빠질 것’이라고 답했다. ‘좋아질 것’이라 답한 응답자가 20%, '비슷할 것'이 49%였다.
그다음 부정적 평가의 이유로 꼽힌 건 '인사 문제'(5%)였고, 이어 ‘독단적이다(4%)’ ‘불공정·내로남불(3%)’ 등의 응답이 이어졌다.
매달 한 차례씩 조사하는 정부 주요 정책들에 대한 평가도 각 부문에서 하락했다.
남북 정상회담 등의 영향으로 2018년 5월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은 83%의 긍정 평가를 받았지만 3년 만에 24%로 떨어졌다. 지난해 5월 56%까지 반등했던 외교 정책에 대한 평가는 지난해 6월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사건 이후 꾸준히 하락해 29%를 기록했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율도 빠졌다. 민주당의 4월 평균 지지율은 32%로 지난달보다 2%포인트가 하락했다. 반대로 국민의힘은 3%포인트 상승한 29%를 기록했다. 정당 지지율에서도 민주당에 대한 18~29세 남성의 지지율은 19%로 전 연령대에서 최저치였다.
정치컨설팅 ‘민’의 박성민 대표는 “20%대 대통령 지지율은 민주당이 정권 재창출을 하는 데 부담이 되는 수치”라며 “당이 대통령과 거리두기를 하기 시작하면서 레임덕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조사는 한국갤럽이 27~29일 전국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할 결과다. 유·무선전화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했고 표본오차는 3.1%p(95% 신뢰수준)에 응답률은 16%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와 한국갤럽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송승환 기자 song.seunghw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