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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큰 어른 가셔서 안타깝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29일 서울 명동성당에 마련된 고(故) 정진석 니콜라오 추기경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고 정진석 추기경 빈소 찾아 조문 #직접 조문은 취임 이후 세번째 #원행 총무원장 “자애로움 기억” #한교총 “장기기증 본이 되는 삶”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 10분에 명동성당 옆 교구청 뜰에 도착해 염수정 추기경과 주교단의 안내로 명동성당 안에 마련된 빈소에 올라가 함께 기도했다. 문 대통령 부부는 천주교 신자다. 문 대통령의 세례명은 ‘디모테오’로, 초등학교 3학년 때 영세를 받았다.

조문을 마친 뒤 문 대통령은 “이 어려운 때에 큰 어른께서 가셔서 안타깝다. (정 추기경께서) 참된 삶에 대한 좋은 선물을 주신 것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천주교가 코로나19 방역 지침을 잘 준수해주시고, 특히 미사 때 방역 결정에 감사드린다”라고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9일 서울 명동성당에 마련된 고 정진석 추기경의 빈소를 찾아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염수정 추기경의 안내를 받으며 조문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9일 서울 명동성당에 마련된 고 정진석 추기경의 빈소를 찾아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염수정 추기경의 안내를 받으며 조문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염 추기경은 “두 달 정도 투병하셨지만 편안하게 선종하셨다. 정 추기경님의 뜻을 따라서 우리나라 정치인과 북한 위정자들을 향해서도 기도하겠다”며 “특별히 질병관리청 등 코로나 극복에 애쓰시는 당국자들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이 취임 후 직접 조문한 것은 위안부 피해자 고 김복동 할머니, 고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염수정 추기경은 이날 애도 메시지를 발표했다.

“정 추기경님께서 저녁이면 묵주 기도를 하시면서 교구청 마당을 거니시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추기경님은 아름다운 삶을 통해 우리에게 사랑과 나눔의 거룩한 유산을 남겨주셨습니다. 인간의 삶에서 물질이나 명예, 권력보다 더 중요한 가치, 사랑과 용서, 나눔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셨습니다. 추기경님께서 주님 안에서 영원한 행복을 누리시기를 기도합니다.”

이웃 종교들의 추모사도 이어졌다. 대한불교 조계종 원행 총무원장은 “추기경님은 평생 교회가 사회의 빛과 소금이 되기를 바라셨고, 가난한 이들을 위한 사회복지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여주셨습니다”며 “많은 사람이 추기경님의 자애로운 품성을 기억하며 선종을 안타까워하고 있습니다”라고 애도의 뜻을 전했다.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은 “추기경님은 생명과 가정의 가치를 소중히 지키려는 생명 운동으로 천주교회를 이끌어 오셨으며, 장기 기증으로 본이 되는 삶을 마무리하셨습니다”라며 “정 추기경님의 삶의 궤적을 기억하고, 그분이 지키려고 했던 생명과 가정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노력이 한국사회에서 지속되기를 소망하며 다시 한번 애도의 마음을 전합니다”라고 밝혔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도 “‘행복이 하느님의 뜻’이라는 추기경님의 마지막 인사를 가슴에 깊이 새기고, 모든 이가 존엄하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어가는 일에 앞으로도 매진하겠습니다”라며 깊은 애도를 표했다.

원불교 오도철 교정원장은 “추기경님께서 우리 사회와 시민들의 마음에 심어주신 감사와 사랑의 실천은 우리 모두에게 행복의 길이 됐다”며 “하느님의 품에서 행복하시길 축원 드린다”고 추모의 뜻을 전했다.

예수그리스도후기성도교회는 “가난한 사람을 보살피고, 개인과 가족을 강화하기 위해 펼친 고인의 사역에 감사드립니다. 한반도의 화해와 평화, 통일을 위한 노력에 경의를 표합니다”라고 전했다.

백성호 종교전문기자 vangog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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