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을 처음 본 남편 얼굴이 하얗게 질려 있었다. 수술실의 의사들도 충격에 빠져 서로를 보며 헛웃음을 짓고 말았다."
몸무게가 6㎏에 육박하는 '자이언트 베이비'를 출산한 영국인 산모 엠버 컴벌랜드(21)의 말이다. 28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컴벌랜드가 지난 16일 몸무게 5.89㎏의 딸 에밀리아를 출산했고, 그가 영국에서 두 번째로 큰 여자 신생아로 기록됐다고 보도했다. 영국 여자 신생아의 평균 무게는 3.28㎏으로, 에밀리아는 생후 2개월가량 수준의 무게다.
의사들도 처음엔 이렇게 큰 아이가 태어날 거라는 걸 반신반의했다. 초음파상에서 잡히지 않는 쌍둥이가 있다고 여길 정도였다. 32주차 검사에서 에밀리아가 다른 아기들보다 큰 징후가 나타났고, 36주차 검사에선 3.96㎏까지 커졌다.
출산예정일 2주가 지나도록 나올 기미를 보이지 않던 에밀리아는 결국 응급 제왕절개로 세상에 나왔다. 컴벌랜드는 "딸을 빨리 꺼내주고 싶어 매일 파인애플 500g씩을 먹거나 지압 등 별의별 방법을 다 써봤지만 소용없었다"며 "24시간 진통 끝에 결국 제왕절개를 했다"고 밝혔다. 수술도 쉽지 않았다. 산모는 움직일 수 없었고, 의료진 두 명이 그를 끌어올린 뒤에야 간신히 수술을 진행했다.
딸이 태어난 뒤에 또 난감한 상황이 이어졌다. 준비했던 옷들이 너무 작았던 것. 생후 3개월 아기용 옷을 구해서 입혔고 의료진은 에밀리아에게 입힐 대형 기저귀를 찾아야 했고 한다. 이 '자이언트 베이비'와 기념사진을 찍으려는 줄도 길게 늘어섰다고.
그간 산모의 고생도 말이 아니었다. 배가 너무 부른 탓에 피부가 트기는 일쑤, 피가 날 정도였다. 복직근이개도 거의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갈라져 있어 수술한 의사들도 "내가 본 중 최악"이라고 할 정도였다. 아기의 무게 때문에 좌골과 다리에 신경통이 생겼고, 남편 도움 없인 혼자서 침대에서 움직일 수조차 없었다고 한다. 또 아직도 후유증이 남아있다고.
컴벌랜드는 이러한 고생에도 불구하고 "아이가 건강해 기쁘다"며 "우리 부부는 예쁜 딸에게 너무 고마워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기네스북엔 1879년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태어난 9.98㎏ 남자아기가 '세계에서 가장 큰 우량아'로 기록돼있다. 하지만 이 아기는 태어난 지 11시간 만에 숨졌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