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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MZ세대 "성과급 바꿔야"…70년생 정의선과 동갑 임원이 맡았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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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0월 수석부회장 시절 당시 정의선 현대차 회장이 타운홀 미팅을 마치고 젊은 직원들의 셀카 촬영 요구에 응하고 있다. [사진 현대차]

2019년 10월 수석부회장 시절 당시 정의선 현대차 회장이 타운홀 미팅을 마치고 젊은 직원들의 셀카 촬영 요구에 응하고 있다. [사진 현대차]

현대자동차그룹이 '공정한 보상'을 주장하는 MZ세대(1980년대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90년대 태어난 Z세대의 합성어)의 요구에 맞춰 성과급 지급 시스템과 기업 문화 개편을 추진한다. 특히 이번 개편 작업은 정의선(51) 회장과 70년생 동갑내기인 전무급 임원이 실무 책임자로 직접 나서 호봉제 개편과 수직적인 서열 문화 혁신 등을 주도한다. 현대차 안팎에서는 "정 회장은 늘 정보통신(ICT) 기업보다 더 ICT다운 기업으로의 변화를 강조해 왔다"며 "20~30대 젊은 직원들이 선호할만한 미국 실리콘밸리식 조직문화를 현대차에 접목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MZ세대 요구 맞춰 성과급 개편 착수  

29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최재호(51·사진) 경영지원본부장(전무)이 태스크포스(TF)팀의 실무 책임을 맡아 성과급 제도 개편 작업에 착수했다. 최 전무는 지난 연말인사에서 장재훈 사장이 겸임했던 경영지원본부장에 선임됐다. 현대차의 경영지원본부장은 기업문화 혁신뿐 아니라 인사·총무·사내교육 등 인적자원(HR) 분야를 관할한다. 최 본부장은 2016년쯤부터 지난해 말까지 회장 보좌역(비서실장)을 맡으며 정 회장과 긴밀하게 호흡을 맞춰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70년생으로 정 회장과 나이도 같다. 최 전무가 실무 책임을 맡은 TFT는 장재훈 사장 직속으로 편제돼 있다.

현대차는 우선 개인(부서) 성과와 성과급을 연동하는 방식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예를 들어 품질 지수를 달성하면 부서에 성과급을 지급하는 방식, 애플·구글 등 미국 기업처럼 실제 성과를 낸 직원이라면 연차와 무관하게 성과급을 최대로 주는 방식 등이다. 호봉제 기반의 기본급에도 직무·성과에 따른 보상 개념을 적용, 8년 차 이하(대리·사원급) 직원의 기본급을 높이는 방안도 연구하고 있다. 최근 현대차의 MZ세대 사무·연구직들이 주장한 내용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저연차 연구·사무직이 받는 성과금을 늘리기 위해 여러 대안을 검토 중”이라며 “노조와도 빠르게 협의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3년차 평균 임금과 세부 구성.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현대차 3년차 평균 임금과 세부 구성.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MZ세대, '586·생산직' 맞서 새 노조 설립  

대공장 제조업에 기반을 둔 현대차는 그동안 임단협 합의에 따라 ‘기본급의 몇 %’로 성과급 액수를 일률적으로 정했다. 저연차 사무직 또는 연구직의 경우, 기본급(호봉)이 적기 때문에 성과급 책정에서도 불리한 구조다. 지난해에는 노조가 기본급 동결안까지 받아들이면서 20~30대 젊은 직원들의 불만이 더욱 높아졌다. 이에따라 최근 현대차 내부에서는 20~30대 사무연구직이 중심이 돼 기존 586 생산직 중심의 노조에서 탈피한 새로운 노조를 설립하자는 논의가 활발했다. MZ세대가 주축인 현대차 사무·연구직들은 지난 26일 서울고용노동청에서 노조 설립 신고를 했고, 29일 설립 필증을 받고 공식 활동에 들어갔다. 사무·연구직 노조위원장인 이건우(27)씨는 설립 신고 당시 "평가나 보상 시스템 개편을 위한 TFT에 우리 노동조합도 참여하길 원한다"고 말한 바 있다.

공정위, 정의선 새 총수로 공식 지정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날 현대차그룹의 동일인(총수)을 정몽구(83) 명예회장에서 정의선 회장으로 변경했다. 총수 변경 사유로 공정위는 "정 명예회장이 보유한 현대차·현대모비스 지분 전부에 대한 의결권을 정의선 회장에게 포괄 위임한 점, 정 회장이 취임한 이후 임원 변동, 대규모 투자 등 주요 경영상 변동이 있었던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정 회장이 취임한 이후, 현대차그룹은 1조원 규모로 로봇회사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했다. 올 2월에는 현대오토에버와 현대엠앤소프트·현대오트론 등 소프트웨어(SW) 부문 3개 계열사를 합병했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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