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계엄령 검토"에 친문 들끓는데, 與지도부는 침묵 왜

중앙일보

입력 2021.04.29 16:02

업데이트 2021.04.29 17:33

김무성 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대표의 “탄핵 정국 때 계엄령 검토” 발언에 강성 친문 지지층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 지도부는 아직 공식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

김 전 대표는 26일 언론 인터뷰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은 당시 헌재에서 탄핵 심판이 기각될 거로 봤다”며 “기각되면 광화문광장이 폭발할 테니 기무사령관에게 계엄령 검토를 지시한 것”이라고 당시를 회고했다.

당 대표 주자인 우원식 민주당 의원은 26일 “촛불을 군홧발로 짓밟으려 했던 진실을 반드시 밝혀내겠다”며 “이제 과거 일로 넘기자는 김 전 대표의 주장에 전혀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당 대표 후보인 송영길 의원은 29일 페이스북에서 “광화문이 자칫하면 제2의 금남로, 미얀마가 될 뻔한 일”이라며 “계엄령 문건 작성을 지시한 핵심 인물인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을 강제소환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영표 의원은 아직 이 사안을 언급하지 않았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27일 “김 전 대표가 마치 별일 아니라는 듯 회고하는 태도에서 온몸에 소름이 돋는다”며 “지금이라도 계엄 검토 지시를 누가 했는지 꼭 밝히자”고 말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은 연일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추 전 장관은 2016년 11월 민주당 대표 당시 “계엄령까지 준비하고 있다는 정보가 돌고 있다”고 발언했는데, 이정현 당시 새누리당 대표는 “제1 야당 대표가 국민에게 유언비어를 유포했다”고 비판했다. 추 전 장관은 28일 페이스북에서 “국민에게 총부리를 겨누겠다는 발상은 있을 수도 없다”며 “도피한 기무사령관과 나머지 혐의자들에 대한 수사를 재개할 충분한 이유가 된다”고 말했다. 29일엔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도 공모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군기무사령부(기무사)의 계엄령 문건 작성 의혹을 수사했던 군·검 합동수사단은 핵심 피의자인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의 소재 파악을 하지 못해 2018년 11월 기소중지 처분을 내렸다. 기소중지는 피의자나 참고인의 소재불명 등의 이유로 수사를 일시 중단하는 결정이다.

노만석 계엄령 문건 의혹 합동수사단장이 2018년 11월 7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방검찰청에서 기무사 계엄문건 의혹 관련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합수단은 이날 발표에서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에 대해 기소중지 처분을, 함께 고발된 박근혜 전 대통령, 황교안 전 대통령 권한대행, 김관진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한민구 전 국방부 장관 등 8명에 대해서는 각 참고인 중지 처분을 했다"고 밝혔다.

노만석 계엄령 문건 의혹 합동수사단장이 2018년 11월 7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방검찰청에서 기무사 계엄문건 의혹 관련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합수단은 이날 발표에서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에 대해 기소중지 처분을, 함께 고발된 박근혜 전 대통령, 황교안 전 대통령 권한대행, 김관진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한민구 전 국방부 장관 등 8명에 대해서는 각 참고인 중지 처분을 했다"고 밝혔다.

강성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계엄령 사건에 대한 당 지도부의 대응이 미온적이란 주장이 커지고 있다. 민주당 당원게시판엔 “계엄령 사건에 왜 대응을 안 하냐” “미얀마의 군사 쿠데타를 걱정할 때가 아니었다”는 반응이 나왔다. 친문 인터넷 커뮤니티 클리앙에선 “내란죄로 몰아야 한다” “국민의힘 정당해산을 시키자”는 글이 올라왔다.

하지만 민주당 지도부는 사흘째 계엄령 사건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관련 의혹이 나올 때마다 대야 전선을 만들고 지지층 결집을 유도해온 것과 다른 모습이다. 민주당은 4·7 재·보궐선거 전엔 이명박 정부 때 국정원이 정치인 사찰을 한 사건을 다시 조사하자고 주장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이에 대해 한 민주당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계엄령 사건은 비상대책위 비공개회의에서 논의한 적이 없다”며 “원활한 개혁 입법을 추진하는 게 먼저라는 공감대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청한 초선 의원은 “선거에서 패배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또 야당 탓만 하고 싸우면 반성하는 모습으로 보이지 않을 것 같다”며 “대응하지 않는 게 바람직할 것 같다”고 말했다.

송승환 기자 song.seungh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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