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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 KPGA 투어서 12오버파 최하위권 “강판당한 느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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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 [KPGA 제공]

박찬호 [KPGA 제공]

박찬호(48)가 29일 전북 군산의 군산골프장에서 벌어진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군산CC오픈 1라운드에서 12오버파 83타를 쳤다. 보기 8개와, 더블 보기 1개, 트리플 보기 1개가 나왔다. 최하위권이지만 마지막 홀에서 버디를 잡은 것은 그나마 위안이었다.

첫 홀 티샷이 물에 빠졌지만 보기로 막았고, 전반 3오버파로 나름 선전했다. 9번 홀 파 세이브를 한 후 어퍼컷 세리머니를 펼쳐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10번 홀 이후 망가졌다. 10번부터 13번홀까지 4개 홀에서 보기 3개를 했다. 14번 홀에서는 트리플 보기, 15번 홀에서는 보기, 16번 홀에서는 더블 보기, 17번 홀에서는 보기였다.

박찬호는 그러나 "트리플 보기를 한 이후에도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이 자리에 있는 게 행운이라는 생각도 들었다"고 했다. 아무런 희망도 없을 것 같던 18번 홀. 박찬호의 티샷마저 훅이 났다. 그러나 두 번째 샷을 그린에 올렸고 7m 버디 퍼트를 넣었다.

난코스에 바람도 불어 스코어를 내기 쉽지 않았다. 박찬호는 "이렇게 강한 바람에서 라운드를 해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선두는 언더파의 김우현 등 3명이다. 박찬호는 153명 중 152위다.(156명 출전 3명 기권)

박찬호는 출전 자격은 없으나 KPGA의 추천 선수로 참가했다. 박찬호는 "사업하는 아는 형님이 캐디를 해줬다. KPGA 선수의 캐디로 우승을 경험한 적도 있다. 일주일 동안 같이 생활하면서 호흡을 맞췄다"고 했다.

박찬호. [뉴시스]

박찬호. [뉴시스]

박찬호는 이날 라운드를 야구로 비교해달라는 질문에 “안타도 많이 맞고 볼넷도 많이 허용하면서 5회를 마쳤다. 그 다음 회에서 2개의 아웃 카운트를 잡고 강판된 것 같다”라며 “18번홀 버디를 잡으며 경기를 마쳤는데 강판된 상황에서 타자들이 잘 쳐 팀이 승리한 경기라고 표현할 수 있다. 인생처럼 마음대로 안 되는 게 골프인 것 같다”고 말했다. 박찬호는 또 “2라운드에서는 오늘보다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124승을 거둔 박찬호는 MBC 예능프로그램 ‘쓰리박 : 두 번째 심장’에서 프로 골퍼 도전을 선언했다. 최근 방송분에서 박찬호는 슬럼프에 빠졌다가 박세리의 레슨을 받고 “너무 큰 걸 배웠다”며 자신감을 찾았다고 했다. 골프계에서는 박찬호가 70대 타수를 치면 성공이라고 봤다. 그러나 이 것도 쉽지는 않았다.

박찬호는 "사실 경기 전에는 우승도 상상해봤다. 그러나 내일 목표는 10오버파이고, 오늘 버디 하나를 했으니 내일은 두 개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성호준 골프전문 기자

kari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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