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16개대 정시확대, 지방대는 수시확대…대입전형 양극화

중앙일보

입력 2021.04.29 06:00

지난해 12월 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종로학원에서 열린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합격예측점수 설명회를 찾은 학무보들이 배치참고표를 살펴보고 있다. 뉴스1

지난해 12월 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종로학원에서 열린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합격예측점수 설명회를 찾은 학무보들이 배치참고표를 살펴보고 있다. 뉴스1

현재 고교 2학년이 치를 2023학년도 대입에서 수시모집 비율이 78%로 역대 최고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도권의 수시모집 비율은 전년도와 같은 수준인데, 비수도권 대학의 수시모집이 늘면서 나타난 결과다.

2023학년도는 교육부의 정시 확대 권고를 받은 고려대‧서울대 등 서울 16개 대학의 정시 비율이 40%를 넘어서는 첫해기도 하다. 대입전형이 서울 등 수도권에서는 정시, 비수도권에서는 수시로 학생을 모집하는 지역별 양극화가 발생하는 셈이다.

전국 대학 정시 수시 모집 변화.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전국 대학 정시 수시 모집 변화.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29일 ‘2023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발표했다. 대입시행계획은 고등교육법에 따라 매년 입학년도 1년 10개월 전까지 수립‧공표한다. 수험생이 대학 입학전형을 미리 알고 준비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비수도권 대학, 수시 비율 86.1%로 증가

계획안에 따르면 전국 198개 4년제 대학은 2023학년도에 34만9124명을 모집한다. 정원은 전년도보다 2571명이 늘었다. 수도권 대학이 2220명, 비수도권이 351명 증가했다.

정시모집 비율은 22.0%로 현재 고3이 치르는 2022학년도 입시보다 2.3%p 줄었고, 수시모집은 78.0%로 역대 최고다. 수시모집 비율은 2020학년도 77.3%로 정점을 찍은 후 2021학년도에 77.0%, 2022학년도에 75.7%로 2년 연속 감소하다가 2023학년도에 다시 증가했다.

이는 비수도권 대학의 수시 선발 비율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비수도권 대학의 수시 비율은 86.1%로 전년도(82.3%)보다 3.8%p 증가했다.

이는 학생 수 감소로 모집난을 겪고 있는 비수도권 대학으로서는 수시모집을 최대한 활용해 학생을 선점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당수 지방 대학은 수험생 부담이 크지 않은 학생부 전형 등을 활용한 수시모집을 선호한다.

권역별 정시 수시 모집 변화.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권역별 정시 수시 모집 변화.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교육부 압박에 서울 16개대 정시 40% 이상 확대

비수도권 대학과 달리 수도권 대학의 수시‧정시 비율은 각각 64.7%, 35.3%로 현 고3이 치르는 올해 입시와 같다. 특히 서울 16개 대학의 정시모집 비율은 40%를 넘는다. 2022학년도에 정시 비율이 30% 수준인 서울대와 중앙대도 40%로 끌어올렸다.

이는 교육부가 지난 2019년 11월 '대입공정성 강화방안'을 발표하면서 정시 비율이 낮은 서울 소재 16개 대학을 찍어 40%까지 높이라고 권고했기 때문이다. 당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 입시비리 문제가 터지면서 수시모집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지자 교육부가 내놓은 대책이었다.

교육부는 서울 소재 16개 대학에게 정시 확대를 '권고'했지만, 40%까지 정시 비율을 높이지 않으면 정부 재정지원사업에 지원하지 못한다고 선을 그었기 때문에 사실상 강제나 다름없었다. 대학들은 대학 특성에 맞게 선발할 수 있는 수시모집을 선호하지만 정부 방침에 따라 '울며 겨자먹기'로 정시를 늘렸다. 16개 대학 중 건국대‧고려대‧동국대‧서강대‧서울시립대‧서울여대‧연세대‧한국외대‧한양대 9곳은 이미 2022학년도에 정시 비율이 40%를 넘어섰고 나머지 대학도 2023학년도에는 '40%룰'을 따르게 됐다.

2023학년도 전형별 비율.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2023학년도 전형별 비율.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인서울 대학 정시확대, 강남쏠림 커질 것  

입시전문가들은 서울 대학의 정시 확대로 강남 쏠림 현상이 한층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수시 이월 인원(수시전형에서 충원되지 않아 정시로 뽑는 인원)까지 합치면 서울 주요 대학의 정시 비율은 45% 이상 될 수 있다”며 “강남 일반고와 자사고‧특목고가 대입에서 유리해질 수밖에 없고, 이들 학교에 대한 선호도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비수도권 대학의 학생 미달 사태가 심화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현재 고3보다 고2는 4904명이 감소하는데, 2023학년도의 대입 선발 인원은 2571명 늘었다”며 “수도권 대학의 모집인원 증가 폭이 비수도권의 6배 정도가 되는 만큼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대학의 학생 미충원 사태가 한층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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